세든 건물 수리, 집주인 동의없이 손보다간 낭패?

  • 입력 : 2018-07-12 00:49
  • 20180711(수) 4부 땅땅부동산 - 백영록 부동산작가.mp3
세든 집에 물이 새고 수도가 고장나면 당황스럽죠. 이럴 때 집주인에게 수리를 요구하면 알아서 해결하라는 경우가 많은데요. 그럴 때 답답한 마음에 세입자가 직접 수리에 나섰다가 오히려 낭패를 보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자세한 내용 4부 땅땅부동산에서 백영록 작가와 알아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7월 11일 (수)
■방송시간: 저녁 7: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백영록 부동산 칼럼니스트

0711(부동산)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어려운 부동산 상식을 판례로 쉽게 알아보는 백영록의 땅! 땅! 부동산. 백영록 부동산 저널리스트 나와 계십니다. 안녕하십니까?

▶백영록 부동산 저널리스트 (이하‘백’) : 안녕하세요.

▷소 : 세를 들어 거주하다보면 집이 낡아서 어딘가 새고 보일러도 고장 나서 집주인에게 고쳐달라는 이야기 많이 한단 말이죠. 그러면 대부분의 집주인 분들이 알아서 하라는 식으로 말을 합니다. 그렇다면 세든 건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 임대인이 반드시 해줘야 하는 하자 수리 범위, 어디까지인지 그 구분 명확하게 알아보죠.

▶백 : 대법원에서 2012년 6월 14일에 선고한 2010다89876,89883 판결입니다. 가구 도·소매업자인 임차인 A는 건물주 B와 2007년 7월 26일 용인시 처인구 모현면 오산리 지상 2층 건물을 가구매장으로 이용하기 위하여 임차보증금 30,000,000원, 월세 3,000,000원, 임대차기간 2007년 8월 15일부터 ~ 2009년 8월 14일까지로 정한 임대차계약을 체결하고 인테리어 공사를 한 후 영업을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1년이 조금 넘은 2008년 6월 말경부터 이 사건 건물 바닥에 물이 고이기 시작하였고, 이로 인하여 이 사건 건물 1층에 전시되어 있던 가구들과 벽지 등이 곰팡이로 손상됐어요. 그래서 임차인 A는 이러한 하자로 인하여 더 이상 이 사건 건물을 가구매장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이유로 2008년 8월 26일 건물주 B에게 임대차계약을 해지한다고 통보하였고 임대인 B에게 임대인으로서 건물하자에 대한 수선의무를 다하지 않아 재산상의 손해를 보게 되었다는 취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였고요. 이에 대법원은 임대인의 건물 수선의무의 책임을 물어 임차인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소 : 건물주 분이 어지간히 무신경했나봐요. 그래서 임차인이 계약기간 만료 전에 해지 통보하고 손해배상 소송까지 한 것 같은데요. 일단 이번 사건을 보면 임차한 건물에 하자가 있으면 임대인이 수리를 해주어야 하는 거 아닌가요?

▶백 : 이 사건 대법원 판결에 의하면, 만약에 건물에 하자가 있더라도 임차인이 별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손쉽게 고칠 수 있을 정도의 사소한 것이고 임차인 재산에 손해가 가지 않는 정도라면 임대인이 반드시 하자를 수리해 줄 의무는 없습니다. 그러나 임차인의 재산상에 손해를 끼칠 정도로 중대한 하자의 경우에는 임대인은 수리의무의 부담을 져야한다고 합니다.

▷소 : 그런데 그 경계가 애매할 때가 있잖아요. 세를 살다 보면 주택이 낡아 수리해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무조건 임차인에게 알아서 수리를 하라는 임대인이 있죠. 이러한 경우 어떻게 해결하야 하나요?

▶백 : 세든 주택에 하자가 발생하는 경우 반드시 해당 전문가를 불러 하자의 원인이 임대인의 과실 또는 부실건축 등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임차인 과실에 의한 것인지를 확인받아야 합니다.

▷소 : 그리고요.

▶백 : 임대인의 과실 또는 부실건축 때문이든 아니면 임차인의 과실 때문이든 수리가 필요한 경우 가장 먼저 휴대폰을 이용하여 수리가 필요한 부분의 사진을 찍은 후 임대인에게 보내세요. 그 다음 임대인에게 수리해 줄 것을 요구하고 임대인의 ‘동의’를 구해야 합니다. 만약 임대인에게 알리지 않거나 동의를 구하지 않고 임차인 마음대로 수리한 경우에는 수리비용을 임대인에게 청구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오히려 추가 비용을 들여 원상복구까지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소 : 그러니까 비용 문제를 떠나서 먼저 집주인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 거네요. 건물의 권한은 집주인이 갖고 있는 거니까요. 그럼 그 다음은 어떻게 합니까?

▶백 : 임대인이 수리를 허락하면 수리공을 불러 수리를 하고, ‘반드시’ 영수증을 받아 놓아야 합니다. 영수증이 없으면 임대인이 정확한 수리비용을 알 수 없어 분쟁의 소지가 되기 때문이에요. 그리고 수리공으로부터 받은 영수증을 휴대폰을 이용해 촬영하여 문자나 e-mail로 집주인에게 보낸 후 수리비용을 청구하면 됩니다.

참고로 임대인은 크고 작은 고장을 떠나 자신이 수리비용을 부담하는 경우라도 적극적으로 수리를 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그래야만 집의 수명이 길어지기 때문입니다. 또한, 임차인도 자신의 과실로 인해 수리비용을 부담해야 하는 경우라도 임대인에게 바로 알리고 수리를 하는 것이 사람 사는 맛 아닌가 싶습니다.

▷소 : 예전의 제 경우가 생각나네요. 저도 전세로 혼자서 살아봤는데. 한겨울에 보일러가 고장났어요. 그런데 주인 아주머니께 아무리 고쳐달라해도 안 고쳐주는 거에요. 침대에 들어가 있으면 괜찮다는 거죠. 하지만 문제는 씻을 때잖아요. 이 시려서 양치도 못할 지경이었는데. 결국 주전자로 물을 끓여서 찬물에 섞어서 씻었습니다만. 만약 그런 상황에 처해있는 분이라면 어떤 해법이 있을까요?

▶백 : 그런 경우 집주인에게 먼저 요구를 하셔야 하고요. 계속 요청했는데도 안 해준다면 방법 없습니다. 그걸 근거로 도중에 계약 해지하고 나올 수밖에요. 제 생각에는 애걸을 했는데도 안 고쳐주는 집주인이라면, 내 돈을 들여서 고쳤을 경우 나중에 돈 안 줄게 뻔하잖아요. 그럴 땐 차라리 일찌감치 나오는 게 낫겠죠.

▷소 : 중간에 나오면 복비가 들어가잖아요.

▶백 : 아니죠. 집주인이 집수리를 제대로 안 해서 세입자가 나가는 건데, 도중에 나간다고 했으니 중개수수료도 네가 물어라, 이건 아니죠. 그런 경우 내용증명을 보내는 게 낫습니다. 비록 내용증명이 계약만료가 안 된 시점에서는 임차권등기명령 같은 효력을 발휘하지는 못하지만 그래도 집주인에게 압박을 가하는 수단은 되니까요.

▷소 : 오늘 말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백영록 부동산 저널리스트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첨부
태그
2018.07.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