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코리아] 장마에 쓰러진 영통 은행나무! 어떻게 살릴까?

  • 입력 : 2018-07-02 10:55
  • 20180702_차병진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mp3
■ 수원 영통 500년 된 느티나무, 지난달 26일 큰 비에 훼손돼
■ 현재 밑동 잘 다듬어서 남겨 놓은 상태
■ 뿌리 살아있어, 남아있는 뿌리에서 새싹들 움터 올라올 것
■ 전문가 의뢰 통해 각 나무에 대한 안전도 검사 우선적으로 필요

0702_차병진(4부) 수원 영통의 500년 된 느티나무가 비로 인해 크게 훼손됐다. 수원 시는 어떻게든 살려보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는데, 관련된 이야기 차병진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와 함께 나눈다.

■방송일시: 2018년 7월 2일(월)
■방송시간: 3부 오전 7:00 ~
■진 행: 주혜경 아나운서
■출 연: 차병진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

▷주혜경 아나운서 (이하‘주’): 수원 영통의 500년 된 느티나무. 경기 방송 근처에 있어서 저도 오다가다 자주 봅니다만, 지난 비에 크게 훼손이 되었지요. 수원시는 어떻게든 살린다고 합니디만, 태풍 쁘라삐룬으로 사실은 걱정이 됩니다. 나무 박사, 충북대학교 식물의학과 차병진 교수께 자세한 이야기 들어보겠습니다.

▶차병진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이하 ‘차’): 네, 안녕하세요.

▷주: 태풍 쁘라삐룬 북상 소식이 들리면서 더욱 걱정이 됩니다. 영통에 있는 수령, 500년이 넘은 느티나무. 자, 이 나무에 대해서 잠시 설명 부탁드립니다.

▶차: 요 며칠 동안 방송에 많이 보도되어 이미 많은 분들께서 잘 알고 계실 텐데요, 수원 영통지구에 있던 수령 500년 정도의 느티나무로 1982년에 경기도 보호수로 지정되고 작년에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보호수 100선에도 선정될 정도로 크기도 웅장하고 수형도 아름다웠던 나무입니다. 그런데 지난 26일에 쏟아진 호우와 바람에 의해 수관이 갈라지는 부분에서 가지들이 모두 부러져서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하고 있지요.

나라에 큰 어려움이 닥칠 때, "나무가 구렁이 울음소리를 냈다" 는 전설이 내려오게 되면서 1790년 수원화성을 축조할 때 영통 느티나무의 나뭇가지를 서까래로 사용했다고 유래가 전해져왔고요. 1982년 보호수로 지정되어 지금까지 무사히 보존되었다고 하며, 영통 느티나무를 대한민국 보호수 100선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고 한다는 역사적 유래가 남았다고 합니다.

▷주: 500년이라는 세월을 지나왔다고 하면 그동안 수많은 폭풍우와 비바람을 견뎌 왔을 텐데, 이렇게까지 처참한 모습으로 나무가 쓰러진 이유는 무엇인가요?

▶차: 정확히 말해서 쓰러졌다고 하기보단 가지들이 부러졌다고 하는 것이 옳은데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나무의 내부가 썩어서 비어있고 줄기 가장자리만 살아있는 상태에서 나무의 생육이 좋아서 수관이라고 부르는 윗부분의 크기가 너무 커서 지탱하는데 쉽지 않은데다, 그날 비가 많이 내려 무게는 더 무거워지고, 바람까지 불었다하니, 나무 줄기의 약한 부분에 순간적으로 큰 힘이 걸리면서 가지들이 찢어지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잘 아시겠지만, 튼튼한 구조물들도 어디 한 군데 결함이 있으면 그것으로부터 시작하여 큰 손상을 입잖아요? 그것과 마찬가지로 이해하시면 됩니다.

그러면 지금까지는 어떻게 괜찮았을까 생각할 수도 있는데, 우선 지금까지는 다행이도 그렇게 순간적으로 큰 힘이 걸리는 상황이 없었을 수도 있고, 오래 전에는 나무의 속이 그렇게 비어 있지도 않았을 것이고, 수관이 그렇게 크지도 않았으니 큰 문제가 없었을 것입니다.

▷주: 어떻게 하든 살려야 한다, 하는 게 수원시의 입장입니다. 다행히 뿌리는 살아 있다는 소식도 들리는데, 어떤 방식으로 살려야 할까요?

▶차: 제가 직접 현장에 가보지는 못했고 사진으로만 봤습니다. 가장 최근의 사진을 보니 찢어진 가지들은 모두 제거하고 밑동만 잘 다듬어서 남겨 놓았던데요. 이 상태에서 더 할 수 있는 일을 그리 많지 않습니다. 불행 중 다행으로 나무가 밑둥째 뽑힌 것이 아니라 뿌리쪽은 큰 문제가 없는 것으로 보이고, 상태도 괜찮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또 현장에 나가서 조사했던 전문가들도 뿌리는 괜찮다고 말씀하고 있고요. 그러니까 아직 살아서 남아있는 뿌리로부터 우리가 맹아라고 부르는 새싹들이 움터 올라올 겁니다.

그 중에서 튼실한 몇 개를 골라서 잘 관리하면 새 줄기와 가지들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다만 이렇게 할 경우에는 그래도 나무 같은 나무를 보려면 몇 십 년은 참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지요. 새로운 나무를 갖다 심으면 시간은 많이 단축할 수 있겠지만, 그 나무가 가지고 있던 문화성이나 역사성까지 복구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저는 그 부분은 그리 찬성하지 않습니다. 새로 심더라도 아직은 작은 나무를 심어서 그 나무가 노거수로 자라가는 것을 바라보는 것이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주: 시는 세 갈래로 부러진 느티나무 가지를 3m 간격으로 잘라 자른 나무마다 숫자를 매겨 보관 중이라고 합니다. 이 부러진 나무들은 느티나무 관련 조형물이나 안내판 등 다양한 분야와 시설물에 활용할 거라고 하는데, 교수님. 역사가 오래된 나무들요.. 흔히 마을을 지키는 수호신 나무들.. 이런 것들이 지역민들에게 주는 의미는, 단순히 나무 이상이지 않습니까?

▶차: 그럼요. 아무리 하찮은 물건이라도 어느 누구에게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고 있는 경우들도 많은데, 나무는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나무 이상의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나무보다 오래 사는 생물도 없고요. 오래 산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듣고 겪어왔다는 것이지요. 예로부터 큰 나무들은 하늘과 사람을 이어주는 매개체라고 생각해 왔고, 마을이나 집안을 지켜주는 수호신으로 모셔왔습니다.

다시 말해서 공동체뿐만 아니라 개인에게도 정신적인 지주 또는 내가 언제든 의지할 수 있는 마음의 고향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생물학적인 나무의 가치보다 훨씬 더 크고 높은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지요. 오랫동안 살아남아서 우리 선조들의 역사를 전해주고 있기도 하고요.

▷주: 태풍 쁘라삐룬이 비켜간다고 합니다만, 장마철이기도 하고 태풍도 걱정입니다. 수원의 이 느티나무 이외에, 수령이 오래된 많은 나무들이 있습니다. 이런 피해를 방지하지 위해서 어떤 노력들을 해야 할까요?

▶차: 우선은 나무의 주변 환경을 변화시켜야 할 때는 좀 더 신중해야 합니다. 그리고 현재 노거수들에 대한 보호관리가 부실한 경우가 많은데, 이것은 담당 공무원들이 나태했기 때문이라기보다는 일반 시민들의 관심이 덜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노거수 보호관리에 세금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 많거든요. 이번과 같이 문제가 터지면 세금 거두어 가서 뭐했냐고 질타는 많이 하는데, 막상 사전에 보호하려고 하면 세금 사용의 우선순위가 잘못되었다든지 등등 불평들이 많습니다. 기술적으로는 우리 주변의 노거수들을 제대로 보호하려면 전문가들에게 의뢰하여 각각의 나무에 대해 안전도 검사를 하는 것이 가장 우선적으로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 네, 지금까지 차병진 충북대 식물의학과 교수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차: 감사합니다.

첨부
태그
2018.11.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