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규직인줄 알고 지원했는데 비정규직?

  • 입력 : 2018-06-12 01:28
  • 20180611(월) 3부 갑갑한사내탈출 - 이경석 노무사.mp3
요즘 취업 참 힘들죠. 그런데 채용공고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제대로 표시하지 않거나, 정규직 채용이라고 공고를 하고는 나중에 비정규직이라 통보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어떻게 대처해야할까요? 3부에서 이경석 노무사와 알아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6월 11일(월)
■방송시간: 3부 저녁 7:1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경석 노무사

0611(갑사출)

◆채용 공고 후 사업주가 구인자에 불리하게 채용내용 변경하는 것 금지.
◆과태료 500만 원 정도로 처벌 수준 미미. 30인 미만 사업장은 제재 대상도 안 돼.
◆근로계약서 작성 거부도 과태료. 단순직, 계약직의 경우 사업주 처벌 커.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요즘 취업 참 힘들죠. 특히 비정규직보다 안정적인 정규직 일자리에 목마른 취준생들이 많은데요. 공고에서 비정규직이라고 명시하지 않고 나중에서야 비정규직이란 사실을 알려 울분을 터트리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런 경우 어떻게 대응해야하고, 또 이런 경우를 대비하기 위해서 꼼꼼히 살펴봐야 할 부분은 무엇일까요? 자세한 이야기 이경석 노무사와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경석 노무사 (이하‘이’) : 안녕하세요.

▷소 : 최근 종합가구업체 한샘이 수시채용 모집 공고에서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모집 공고해 논란이 일었는데요. 어떤 채용상의 오류가 있었나요?

▶이 :우선 내용을 설명해드리자면 한샘이 지난 4월 신입, 경력직 수시채용 모집 공고를 하면서 고용형태와 관련하여 ‘정규직’으로 채용한다는 공고를 하였습니다. 그래서 이 채용공고를 보고 취업준비생들이 한샘에 지원을 하여 채용전형을 진행 중에 갑작스레 한샘 측에서 1차 합격자들에게 정규직이 아닌 계약직임을 문자로 통보하였고 급여수준도 최저임금보다 6000원 많은 158만원을 지급하겠다, 라고 한 것이 문제가 된 것입니다.
한샘 측에서는 채용담담자가 정규직 및 계약직으로 공고해야 하는 것을 실수하여 정규직으로만 공고 하였다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내용이 사실이든 아니든 간에 다수의 사람들에게 채용 공고를 공표한 것이므로 정규직 채용을 계약직으로 변경 한 것을 실수라고 하는 것은 채용절차법상 위법적인 행위라고 볼 수 있습니다. 채용절차법에서는 회사가 채용광고의 내용을 구인자들(취업준비생)에게 불리하게 변경하여서는 안 된다고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소 : 보통은 공고 내기 전에 윗선에 결재를 받지 않나요?

▶이 : 그렇죠. 사원을 정규직으로 뽑을지, 비정규직으로 뽑을지는 회사 내에서 정해진 사항이기 때문에 이미 결재를 받고 진행을 하죠.

▷소 : 그런데 그런 결재도 없이 실무자가 알아서 올린 거라고 한 건가요?

▶이 : 정규직 및 계약직을 뽑기로 합의했는데 실무자가 ‘계약직’ 부분을 빠뜨렸다고 답변하고 있습니다.

▷소 : 그럼 이 같은 논란에 면접 합격자들 어떻게 대응했나요?

▶이 : 1차 면접 합격자들을 만나보지 못해 자세한 내용은 모르겠으나 신문이나, 뉴스와 같은 언론에 방송 된 상황으로 보아 내부적으로 삭히지 않고 외부로 문제점을 표출하여 기업을 외적으로 압박한 것으로 생각이 됩니다. 한샘은 지난 2017년 초에 직장 내 성추행, 성폭행 사건이 발생해 회사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은폐하려고 하여 사회적으로 큰 파장이 있었습니다. 주부들에게 이미지가 좋았는데 이때 타격이 왔었고. 최근 채용비리 문제가 사회적으로 큰 이슈가 됐었는데. 이 사건이 알려지면 한샘으로서는 기업이미지에 또 타격이 될 수 있으니 채용지원자들이 그 부분을 노린 것 같습니다. 결국 한샘 측에서는 이번 채용지원자들을 다 정규직으로 채용하겠다라고 이야기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 : 정규직으로 공고했다 비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비슷한 일들이 종종 있는 것 같은데요. 과거 사례는 없나요?

▶이 : 대표적으로 KTX 여승무원 사례를 들 수 있겠습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판거래와도 연관되어 있어 요즘 들어 다시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사례를 잠시 소개해 드리자면 2004년 KTX가 처음 운행되면서 여승무원을 모집하게 됩니다. 당시 채용 홍보 시에는 코레일 전신인 철도청에서 “처음에는 계약직으로 모집하지만 1년 후 공기업인 코레일이 되면 정규직으로 전환하여 현재 철도공무원 수준의 복리후생 및 급여를 적용해 주겠다.” 라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이 여승무원 들은 철도청 소속이 아닌 2004년 3월 홍익회라는 곳에 위탁 운영되었고 그해 12월에는 철도유통으로 위탁계약이 변경됩니다. 또 코레일이 출범한 2005년에도 여승무원들은 위탁계약직 신분을 벗어나지 못하였습니다. 코레일은 여승무원들 위탁계약직으로 유지하기 위해 위탁업체를 KTX 관광레저로 변경하려고 했으나 여승무원들이 이를 거부하면서 파업을 하며 코레일의 직접고용을 요구하였습니다. 코레일은 KTX 관광레저와 위탁계약을 거부한 여승무원 280명을 해고 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여승무원들은 불법파견 및 사용자는 코레일이다 라고 소송을 진행하였으나 1,2심에서는 승소, 2015년 대법원에선 이해할 수 없는 이유로 패소하게 되었습니다. 이것이 가장 큰 사례죠.

▷소 : 이 일로 목숨을 달리하신 분도 계신 걸로 아는데.. 채용을 할 때 정규직이나 계약직 여부를 제대로 공고하지 않은 경우가 많은데요. 취업이 급한 취준생들 입장에선 지원할 수밖에 없는 상황일 것 같은데, 여기에 대한 노동법상 제약은 없는 건가요?

▶이 : 위에서 잠깐 말씀드린바와 같이 공표된 채용공고의 내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일방적으로 불리하게 변경하는 경우에는 채용 절차법에 따라 과태료의 대상이 될 수는 있습니다. 그런데 이것에 대한 처벌 수준도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 정도고. 심지어 이 법률은 30인 이상 사업장만 적용됩니다. 30인 이하 사업장이 채용 공고와 다르게 채용 내용을 변경하거나 채용 형태를 나타내지 않고 애매하게 하는 경우 아직까지 제제 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소 : 채용을 할 때 비정규직의 경우 제대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근로계약서 작성을 꼭 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본인의 근로계약기간 및 임금수준, 복리후생, 업무 내용 등을 알기위해서는 반드시 근로계약서가 필요합니다. 이러한 근로계약서는 추후 부당해고나 임금체불과 같은 법적 분쟁이 발생했을 때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 때문이죠.

▷소 : 그런데 사측에서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을 경우, 여기에 대한 제약은 없는 건가요?

▶이 : 요즘에는 법이나 감시감독이 강화되어 근로자들이 요구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정규직이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는 경우 사용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집니다. 특히 오늘 주제와 같은 기간을 정하여 사용하는 계약직 근로자, 아르바이트(단시간근로자라고 하죠)의 근로계약서를 작성하지 않으면 사람 하나 당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합니다. 특히 기간제 근로자, 단순 근로자의 경우 과태료가 주차딱지 떼듯이 즉시 부과가 되기 때문에 사업주 분들은 주의를 기울이셔야 할 것입니다.

▷소 : 일하기 전에 꼭 작성을 해야 하는 건가요? 아니면 일 시작 후 근로계약서를 작성해야 하는 기간이 있나요?

▶이 : 원칙대로 한다면 일을 하기 전이나 채용 연봉 협상을 할 때 언제부터 일을 하고 얼마를 받고, 어떤 업무를 할지 근로계약서를 미리 작성하는 것이 수순입니다.

▷소 : 보통 근로계약서를 작성할 때 1년 단위로 하나요, 2년 단위로 하나요?

▶이 : 보통 우리나라의 경우 호봉제라고 해서 1년 단위로 임금이 자주 변경됩니다. 임금은 근로계약서의 주요 근로조건입니다. 그래서 관행상 1년 단위로 쓰는 경우가 많습니다.

▷소 : 계약직의 경우 5개월, 11개월 단위 계약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계약 해지 등을 유동적으로 하는 경우도 있고요 이렇게 불합리한 근로계약서를 사측에서 작성하는 것을 막을 방법은 없나요?

▶이 : 안타깝지만 근로계약기간을 작성하는 것은 양 당사자가 합의에 의해 정하도록 되어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기간이 명시되진 않았고 이런 부분에 대해 짧게 끊어 계약을 한다든지 하는 것은 제재할 수 있는 법이 없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렇게 사업장들이 근로계약을 짧게 끊어 고용을 하는가 하면. 사용자가 근로계약기간을 정해서 근로자를 사용하는 것은 사업의 목적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스키장 같은 경우는 겨울에만 하니까 겨울동안만 근로계약을 할 수도 있고. 그런데 상당수 사업자들이 짧게 끊어 계약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그 이유는 사업장에 근로자 수가 5명이 넘게 되면 강력한 해고 제한 규정을 적용받게 됩니다. 그래서 이를 회피하기 위해 보통 기간제로 사용을 하는데, 기간 만료 시 고용을 종료시키면 간단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사업주가 하자는 대로 해야 하느냐 의문이 들 텐데. 수차례 계약직을 반복 갱신하더라도 2년이 넘으면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법이 정해놓고 있고요. 2년이 안 되더라도 갱신 기대권이 인정되면 무기계약직이 될 수 있습니다.

▷소 : 갱신 기대권은 뭔가요?

▶이 : 근로자가 근로계약이 갱신될 수 있으리라는 정당한 기대권이 형성되는 것인데요. 예를 들어 사업체가 상시 지속적인 업무인데 해고 제한을 회피하기 위해 기간을 끊어 하는 경우. 왜 계약직으로 하느냐, 무기계약직, 정규직으로 하라는 것입니다. (해석상 사례마다 차이가 있어) 내용은 복잡합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경석 노무사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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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