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락을 부탁해> - 우리가 전하는 건 관심입니다.

  • 입력 : 2018-05-15 06:54
  • 20180514(월) 4부 나눔아이캔두 -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mp3
뭐든 처음하는 것은 낯설고 어렵습니다. 나눔도 마찬가지인데요. '나눔 아이캔두'와 첫발 떼어 보시면 어떨까요? 오늘은 소외된 이웃들에게 따뜻한 온기를 배불리 전하는 한끼 도시락 소개합니다. 4부에서 '따뜻한 하루' 김광일 대표 만나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5월 14일(월)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따뜻한 하루' 김광일 대표

0514(나눔)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예전에는 이웃들끼리 서로 오고가면서 반찬을 나눠먹던 때가 있었어요. 김장 더했다고. 오늘 잔치가 있었다고. 음식 접시 오고가다보면 그만큼 옆집 사는 사람들이 어떻게 사는지. 문제는 없는지 자연스레 알게 되곤 하죠. 그런데 요즘에 이런 모습이 뜸해지면서 이웃사정을 모르는 분들 많아요. 덕분에 최근 증평모녀 사건 같은 안타까운 일도 많이 발생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따뜻한 하루’에서는 그런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을 위해 도시락 뿐 아니라 관심도 함께 배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어떤 내용인지 ‘따뜻한 하루’ 김광일 대표 모셔서 듣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이하 ‘김’) : 안녕하세요.

▷소 : 한 끼 식사가 어려운 분들 위해 도시락 배달하는 프로젝트 해오셨다고요. 어떻게 생각하게 됐는지?

▶김 : 예전에 아들이랑 늦은 시간 편의점에 간 적이 있어요. 한참 먹을 것을 고르고 계산하려고 하는데 뒤에서 한 아이가 머뭇거리고 있더라고요. 무슨 일인가 해서 계산을 끝내고 나서 가만히 아이를 지켜봤는데요. 아이가 물건을 계산하면서 눈치를 슥 보더니 얼른 급식카드를 꺼내더라고요. 사실 저소득가정 친구들이 급식카드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막상 직접 이용하는 모습을 본 건 처음이었거든요. 편의점에서 식사를 해결하는 것도 가슴이 아픈데 급식카드를 누가 볼까봐 서둘러 계산하는 모습에서 더욱 마음이 무거웠어요. 그래서 다음 날 직원들과 이런 아이들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눴고. 회의 끝에 아이들 뿐 아니라 홀로 사는 독거어르신들 역시 돕자는 말이 나왔어요. 그리고 이 상황을 ‘따뜻한 하루’ 회원들과 공유하고 도시락을 만들어 전달해보자는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소 : 하지만 사각지대에 놓인 분들인 만큼 필요한 가정을 찾기 어려우셨을 텐데요.

▶김 : 네. 대부분 홀로 사는 어르신들이 많고. 또 아이들도 제가 본 것처럼 저녁에 몰래 식사를 해결하는 경우가 많아서. 돕고 싶어도 방법을 찾기가 매우 힘들더라고요. 그래도 다행히 지역 주민 센터랑 마을 동장님들께서 지역 네트워크를 통해 도움을 많이 주셨는데요. 아무리 각박한 세상이라고 해도 여전히 이웃에 관심을 가진 분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에 시작부터 희망을 느꼈습니다.

▷소 : 현장을 찾아보니 어떻게 생활을 하고 계신가요?

▶김 : 우선 저희가 만났던 한 학생은 부모님의 이혼으로 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어요. 할머니께서 몸이랑 시력이 워낙 안 좋으셔서 손자를 잘 챙길 수 없는 상황이었는데요. 그래도 학교를 다닐 때는 급식으로 하루 한 끼 따뜻한 밥을 먹을 수 있지만 방학이 되면 그러지 못하거든요. 그런데 이 급식카드가 한도가 있어요. 지금은 올랐지만 원래 하루 만 원 정도를 사용할 수 있거든요. 또 지역마다 한도가 달라서 지자체 대부분 한 끼에 4천 원, 심지어는 3500원을 주는 곳도 있어요. 게다가 식당 가격도 점점 오르는 추세라 이 아이들이 먹을 수 있는 건 기껏해야 편의점 도시락이랑 라면인데. 한창 클 나이에 인스턴트 음식만 먹으니까 성장도 더디고 영양도 부족해지고. 또 이 급식카드 사용으로 놀림을 받으니까 어린 마음에 상처도 많이 받더라고요. 저희가 만난 아이들 대부분이 비슷한 상황이라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소 : 반면에 어르신들은요?

▶김 : 네. 홀로 사는 어르신들의 경우엔 몸이 불편하니까 누군가 따로 차려주지 않으면 끼니를 건너뛰는 분들이 많아요. 또 혼자 식사하기 외롭다고 잘 안 드실 때도 있고요. 저희가 방문해서 냉장고를 열어보면 어떤 냉장고는 아예 텅 비어있거나 겨울에 복지단체에서 받은 김치정도만 있었는데요. 그나마 조금 나으신 분들은 김치나 된장찌개를 끓여서 드시기도 하는데, 냄비에 든 게 눌을 때까지 한 주 내내 계속 같은 것만 끓여 드시더라고요. 그래서 이런 분들에게 도시락이 참 절실하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소 : ‘따뜻한 하루’에선 어떤 도시락을 준비했나요?

▶김 : 우선 도시락 후원을 시작하면서 많은 분들이 모금을 해주셨어요. 다양한 봉사자분들도 반찬 만들기에 손 걷고 나서주셨고요. 그래서 식자재 고르기부터 시작해 재료 손질까지 많은 공을 들일 수 있었는데요. 식단은 드시는 분들의 영양 상태를 최대한 고려해, 고기와 생선류 한가지와 나물류 2가지, 그리고 배추김치를 제외한 김치류 1가지로 총 4가지 반찬으로 전달해드리고 있고요. 여기에 아이들을 위한 돈가스 반찬도 포함시키고 있습니다. 워낙 자원 봉사자분들의 손맛이 워낙 좋아서 저희도 도시락 맛보면서 깜짝깜짝 놀라곤 합니다.

▷소 : 완성된 도시락은 어떻게 배달하시나요. 사실 좋은 취지로 도시락을 만들었다고 해도 받는 분들 입장에선 동정인가 싶어 꺼려하실 수도 있잖아요...?

▶김 : 네. 맞아요. 도시락을 받는다는 것만으로 불편함을 비치는 분들도 더러 계세요. 물론 고마워하는 분들도 계시지만 말없이 도시락만 받고 들어가는 분들도 많고요. 그래서 저희의 진심이 전달될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을 했는데요. 그래도 저희가 도시락 배달을 시작한 게 2016년인데. 2년이 지난 지금은 많이들 달라지셨어요. 조금만 방문이 늦어져도 ‘무슨 일 생긴 줄 알았다’고 걱정해 주시는 분들도 계시고요. 예전엔 부끄러워서 숨기만 하던 아이들도 ‘감사합니다. 다음엔 무슨 반찬 주실 거예요?’ 라면서 장난도 쳐주고 하면서 반갑게 맞아주고 있습니다.

▷소 : 그렇게 마음을 연 분들 보면 반대로 전달해드리는 분들도 뭉클하시겠어요.

▶김 : 네. 그래서 마음이 벅차기도 한데. 사실 봉사자들이 도시락만 전하고 바로 돌아오진 않잖아요. 잠깐이지만, 부모님 맞벌이로 혼자 있는 아이들한테는 친구처럼 말이라도 한마디 걸어보기도 하고. 어르신들에게는 ‘어디 불편한 곳은 없는지, 지난번 반찬은 입에 맞았는지..’ 말 붙이면서 말벗도 해드리는데. 그러면서 정이 참 많이 들어요. 특히 저희가 매해 어버이날엔 도시락이랑 카네이션을 어르신들께 전달해 드리고 있는데요. 한 번은 할아버지 한 분이 본인 자식들도 주지 못한 걸 받았다면서 무척 고마워하시는 거에요. 그러면서 밥상에 카네이션을 놓고 반찬을 꺼내 한술 드시면서 눈물을 보이셨는데. 마음이 짠하더라고요. 그러면서 이 분들에게 도시락 못지않게 ‘관심’이 필요하구나 하는 걸 느꼈죠.

▷소 : 그 관심 나눠주실 분들 더욱 많아졌으면 좋겠는데. 시사999에서도 지난 주 방송 들으시고 문자로 반찬 전달하고 싶다는 분이 계셨어요. 개인적으로 전달 가능할까요?

▶김 : 일단 그 마음만으로도 정말 감사하다는 말씀 드리고요. 개인 가정의 집 주소는 오픈할 수 없기 때문에, 혹시라도 식자재나 반찬을 전달하고 싶다, 하는 분들은 따뜻한 하루에 연락을 주시면 됩니다. 사실 지금도 저희가 도시락 캠페인을 진행하는 걸 알고 많은 분들이 도움 주고 계세요. 한 죽 업체 사장님은 죽을 후원해 주시고, 마트 사장님은 야채를 저희 쪽에 보내주시기도 하고. 간식으로 함께 전달하라고 빵을 후원해 주시 는데요. 그래서 그 소중한 마음이 더 많은 분들에게 전달될 수 있도록 ‘도시락을 부탁해’ 사업을 매해 연간사업으로 계획하고 있거든요. 앞으로도 많은 참여와 관심 부탁드리겠습니다.

▷소 : 앞으로 더 많은 분들이 도시락과 함께 진심어린 소통을 할 수 있게 되길 바라면서. 지금까지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 모셔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첨부
태그
2018.05.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