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1] 정수기 업계 '꼼수' 둥지 잃은 'AS사장님'

  • 입력 : 2018-05-08 16:02
  • 수정 : 2018-05-08 18:36
정부 정규직 전환 감시 구멍에... 비웃는 정수기 업체
1994년 부터 일해온 AS기사 "직원 아니랍니다." 눈물 호소
2조원 시대 연 정수기 업계 AS기사 운영은 구석기

경기지역 한 사무소

[앵커] 2000년대 이후 국내에서 가장 주목하는 가전제품, 바로 정수기를 빼놓을수 없을 것 같습니다.

지난해 기준 국내 정수기 매출 규모는 2조원을 육박하고 있는데요.

회사나 가정에서 이제는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정수기.

시장도 커졌고 관심도 높아졌지만 이에 비해 나아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AS기사들에 대한 처우인데요.

이 자리에 보도국 오인환기자, 설석용 기자 나와있습니다.

오기자! 기사들의 처우에 어떤 문제점이 있는건가요?

[기자] 네. 국내에는 5개 기업 정도가 정수기 시장을 장악하고 있고, 전체 만명 정도의 AS기사들이 활동하고 있습니다.

정수기 업계에는 사실 AS에 대한 비중이 상당히 큽니다.

그런데 업계에서는 이 부분을 상당히 기형적으로 운영해왔습니다.

AS기사는 기업에 속해있는 직원이 아니라 '개인사업자'인데요

따라서 기본급도 없고 4대 보험 조차 가입돼 있지 않습니다.

[앵커] 국내 정수기 업체 대부분이 이렇게 운영하고 있다는거죠? 왜 이런 운영이 국내에서 가능한 걸까요?

국내에 다른 사례의 판례가 있습니까?

[기자] 네. 국내에서는 가장 처음으로 논란이 된 곳이 정수기업계인 'SK매직서비스'를 꼽을 수 있습니다.

과거에는 '동양매직서비스'로 불렸는데요.

지난 2016년, 불법파견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습니다.

이후 서울고법이 AS기사들의 손을 들어주면서 근로자로 인정받을수 있었습니다.

총 237명의 AS기사들 전체가 직접고용, 즉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돼 활동하고 있습니다.

as기사에게 제공된 사원증

[앵커] 그러니까 이곳을 제외하고는 상당수의 AS기사들이 여전히 개인사업자라는 건데, 아무래도 '꼼수고용'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설기자 (네 설석용입니다.) 청호나이스 AS기사들을 직접 만나셨다구요?

[기자] 네. 업체 측은 5월 1일자로 천7백명에 달하는 AS기사들을 대상으로 정규직 전환에 돌입했습니다.

하지만 AS기사들은 사측이 내건 정규직 전환이 오히려 해고의 빌미를 제공하고 있다며 비판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인터뷰1)"1차적으로 EA들만 3개월 후에 정규직으로 아마 먼저 돌리고 매니저가 1년 후에 돌리고. 그러니까 매니저들은 몇 개월 참아라 이런 식인데 누가 지금까지 한 형태를 보고 퇴직금도 안 주려고 바둥바둥하고 최저임금도 안 되는 거에 맞춰놓고서 2년 후에 정규직으로 돌린다. 이걸 누가 믿겠어요. 말도 안 되는 거예요."

즉, 업체가 제시하고 있는 정규직은 이른바 '2년 기간제 계약직'에 불과합니다.

2년 이내 평가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되기 때문인데요.

들어보시죠. (인터뷰2)"이게 이번에 새로 바껴서 나온 수수료 규정안이예요. 규정안에 그것을 보고 전국 엔지니어들이 이건 말도 안 되는 수수료 체계를 회사가 제시를 하니까 국민청원을 올리기 시작한 거죠"

특히 AS기사들은 기본급을 받는 조건으로 AS를 한달에 최소 160건 정도 감당해야 한다고 하는데요.

때문에 하루종일 일해도 상당히 부담스러운 양이 아닐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앵커] 업체 측은 어떤 입장입니까?

[기자] 네. 청호나이스 측은 기본급이 있기 때문에 안정적인 임금 체계라고 설명했습니다.

개개인마다 업무 편차가 크다보니 개인이 가져가는 월급 또한 차이가 컸다면서, 이런 부분들이 곧바로 소비자들을 향한 서비스의 질로 드러난다고 지적했습니다.

게다가 궁극적으로는 회사 브랜드 이미지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AS기사들의 정규직 전환에 따른 업무와 지시 감독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수년간 근무했던 장기근무자를 이제와 2년 동안의 평가 기간을 거쳐서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한다는 것 자체에는 비판의 여지가 남아있습니다.

업체 관계자입니다. (인터뷰3) "2년 초과되면은 무기계약직이 되는 거고, 2년 이내에는 기간제 계약직이라 해서 일정 기간을 끊어놨어요. 개인사업자로서 신분을 가졌는데 이분들은 업무 능력을 파악하는 시간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바로 무기근로자로 전환시키는 게 아니라 2년 이내의 범위 내에서 계약직으로..."

[앵커] 어떻게 보면 수 십년을 함께 일해온 동료인데 똑같이 2년안에 평가 후 전환한다는건 좀 이해가 안가는데요.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 것으로 전망하십니까?

[기자] 네. 결국 이번 사안은 법적인 심판을 받게 될 전망입니다.

청호나이스는 AS기사 100여명이 소송에 참여할 의사를 밝힌 상태구요.

다른 업체 역시도 이러한 소송전이 이어질 전망입니다.

로펌 측은 현재 업체 3곳 정도가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음달 부터 본격적인 소송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경기방송은 앞으로 이번 사안에 대한 다양한 문제점들을 오늘을 시작으로 연속.보도할 예정입니다.

[앵커] 오인환 기자, 설석용 기자 수고하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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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