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정상회담에서 김위원장과 北비핵화 담판 지어야

  • 입력 : 2018-04-26 01:17
  • 20180425(수) 2부 오늘이슈 -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mp3
오늘 남북이 합동으로 최종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남북 정상회담을 앞두고 재단장에 나섰던 평화의집도 공개됐는데요, 만찬 메뉴까지 정해진 상황, 그렇다면 남북 정상이 다룰 의제는 무엇일까요? 2부에서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과 이야기 나눠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4월 25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

0425(오늘)

◆남북 공동성명서에 북의 비핵화 내용 포함될 가능성↑. 북미 대화의 포석 역할 할 것.
◆문제 있을 때마다 남북 간 연락망 역할 하는 연락사무소도 의제 거론.
◆연락사무소, 사실상 대사관 역할 대신해. 양측 간 비용절감, 신속한 협력 가능해질 것.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이제 남북 정상회담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오늘은 남북이 함께 실제 정상회담 일정대로 리허설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남북 정상회담을 위해 리모델링을 마친 ‘평화의집’도 공개됐습니다. 이제 준비는 마무리되고, 실제 회담에서 어떤 의제가 오를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 (이하‘김’) : 안녕하세요.

▷소 : 이번 정상회담에서 뭐니뭐니해도 가장 핵심 의제는 비핵화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번이 3차 정상회담입니다. 지난 두 차례의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비핵화 의제가 다뤄졌었나요?

▶김 :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만난 1차 회담 때는 이 문제가 안 다뤄졌었는데요. 그 이유가 1994년 10월 북한과 미국 사이에 1차 핵위기 이후 제네바 합의를 했거든요. 결과에 따라 2000년도 당시만 해도 병수로 원자력 발전소를 신포에 짓기로 했었는데 그 두 개를 건설하는 중이었고. 북한 입장에선 국제원자력기구인 IAEA가 핵 활동을 감시하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정상회담 할 때는 이야기할 필요가 없었어요. 그리고 2007년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정일 위원장이 10차 선언 할 때도 6자 회담이 2003~2008년까지 진행 중 이어서 굳이 따로 이야기할 필요는 없었고요. 다만 공동선언에 이런 내용이 있어요. <한반도 핵 문제 해결을 위해 6자회담, 9·19공동성명, 2·13 합의가 순조롭게 이행되도록 남북이 공동으로 노력한다.> 이런 정도의 내용이 들어가 있고. 그 외는 구체적으로 논의가 안 됐죠.

▷소 : 북한이 핵무기 보유국이다, 이런 얘기도 하고 있는데. 그러다보니 비핵화 의제가 핵심이 됐습니다. 과연 이 의제가 어떻게 다뤄질까요?

▶김 : 우리가 제시하는 의제는 크게 3가지에요. 하나는 비핵화, 두 번째는 평화정착의 문제, 세 번째는 남북 관계 진전 문제인데. 2번,3번 문제는 어느 정도 합의가 된 것 같아요. 그런데 비핵화 문제는 북의 고위급 대표들도 자기네들 수준에서 이야기할 수 없다고 하는 것 같고요. 그렇다면 결국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담판 승부를 해야 되지 않겠습니까? 지금은 북한이 사실상 핵과 장거리 미사일을 시험 발사하지 않겠다고 하고 풍계리 핵실험장도 폐쇄하겠다고 얘기했는데. 비핵화하겠다고 공식 문서로 내놓은 건 없어요. 대신 우리 대북 특사단이 올라갔을 때 비핵화 조건을 이야기하고,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도 북에 갔을 때도 이런 얘기를 했고. 시진핑 중국 주석과도 이야기했지만 모두 문서화된 것은 없어요. 그래서 이번에 우리 대통령께서는 김 위원장과 이 이야기를 하면서 아마 우리 공동 성명서에 한반도 비핵화 또는 CVID(완전한 비핵화) 문구가 포함될 수 있도록 담판을 벌이지 않겠는가 생각됩니다. 그것이 성공하면 이것이 미국 정상회담을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우리가 어느 정도 한 것이라 볼 수 있거든요.

▷소 : 남북 정상회담에서는 비핵화와 관련된 선언적인 의미를 문장에 담고. 그것을 바탕으로 북미회담에서 절차에 종지부 찍는 식으로 진행되겠군요.

▶김 : 네. 정확하게 요약하셨습니다.

▷소 : 오늘 알려진 소식에 따르면 남북 연락사무소 설치도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하는데. 이게 노무현 정부에서 제안했었던 거죠?

▶김 : 아니요. 사실상 남북 연락사무소에 관련한 합의 내용은 굉장히 많이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남북 기본 합의서’이고요. 거기 따른 부속 합의서들이 1991년 12월에 서명되고, 발효된 것은 1999년이었죠. 연락사무소 관련한 문서도 그때 발효가 된 게 있어요. 1992년도 5월7일입니다. 정확한 문서 명칭은 ‘남북연락사무소 설치운영에 관한 합의서’ 에요. 대한민국은 정원식 국무총리가 서명을 하고 북한에서는 연형묵 정무원 총리가 서명했거든요. 92년도 5월7일부로 발효가 되었는데. 그 뒤로 사실상 문서 종이로만 남아오다가 2007년 노무현 대통령이 연락사무소 이야기를 다시 꺼냈는데 북한이 주저하는 바람에 공동선언문에는 들어가지 못했죠. 그리고 이번 3번째 회담에서 다시 남북연락사무소를 의제로 다룰 예정입니다.

▷소 : 연락사무소가 어떤 개념인지 잘 모르는 분들도 계실 것 같은데요.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김 : 남북한이 서로 만날 때 그때마다 판문점 통신선을 통해 의제나 인원, 절차 등을 논의하는데 이때마다 어마어마한 비용이 들잖아요. 소위 제도화가 이뤄지지 않았기 때문에 그런 건데. 대신 상설 연락사무소를 설치하면 이런 노력과 비용이 얼마나 절약되겠어요. 다른 갈등도 줄어들 소지가 많고요. 그렇기 때문에 연락사무소는 굉장히 큰 의미를 가지는 것이고 저는 꼭 필요하다 봅니다.

▷소 : 연락사무소가 국가 간 정식 외교관계를 수립하기 앞서 설치하는 기구라는 게 맞나요?

▶김 : 네. 현재 한국이 두고 있는 연락사무소는 한국-대만 간 연락사무소가 있거든요. 명칭은 ‘주 대만-한국 대표부’ 또는 ‘주 한국-대만 대표부’라 부릅니다. 왜냐하면 우리는 공식적으로 하나의 중국만을 인정하고 있기 때문에, 중국과는 대사관계를 유지하지만 대만과는 대표부 관계만 유지하고 있는 겁니다. 그래서 국가와 국가 간의 외교관계가 성립되지 않았을 때 ‘대표부’ 또는 ‘연락사무소’를 운영하게 됩니다. 역시 남북한 간의 관계도 국가 VS 국가의 관계가 아니에요. 특수한 관계로 표현이 되어 있는데. 협상 관계이기 때문에 만약 대사 관계로 수립이 된다면 국가 대 국가 관계로 되기 때문에. 그래서 하는 대사관 역할을 하긴 하지만 명칭은 ‘대표부’나 ‘연락사무소’라고 하는 거죠.

▷소 : 하는 일은 같은데 이름을 어떻게 불러야 하는가 하는 고민이 있는 거군요. 그렇다면 연락사무소 설치가 의제에 오른다면, 어디에 어느 수준으로 설치할 것인지 정부가 내놓은 안이 있나요?

▶김 : 제가 앞서 1992년 ‘남북연락사무소 설치 운영에 관한 합의서’가 존재한다고 말씀드렸잖아요. 그 내용을 보면 우리는 판문점에 연락사무소를 만들고 북한은 북한대로 판문점에 만들기로 했었습니다. 판문점 안에 사실상 서로 간의 연락사무소가 있으니까 남북분계선을 왔다갔다하면서 연락을 하면 된단 말이죠. 그런데 이것과 가장 유사한 연락사무소가 있었던 적이 있는데. 그게 바로 2005~2010년 사이에 개성공단에 설치 운영된 ‘남북경제협력회의사무소’입니다. 이곳 건물 1층에는 남쪽 통일부, 경제부처, 무역협회 직원들 15명이 근무하고 2층에는 북측에서 파견된 10여 명이 상주하면서 경제협력과 관련된 부분을 서로 협의하고 남북한의 연락선 역할을 했습니다. 이런 것들을 고려한다면 두 가지가 있어요. 하나는 1992년도에 했던 것처럼 판문점에 북한은 북한대로 연락사무소를 설치하고 한국은 한국대로 연락사무소를 설치해서 남북한의 연락창구 역할을 하는 방법이 있고요. 또 하나는 큰 시설물들이 무게가 있잖습니까. 판문각 통일각, 자유의 집, 평화의 집 4개의 시설 중에서 특별한 시설을 고르거나. 남북군사 정전위원회 회의실, 보조 회의실, 중립국 감독 회의실은 우리가 사용 못하지만 정전 회의실은 사용할 수 있거든요. 그런 곳에 남북한이 직원을 공동 파견해 한 공간에서 일할 수 있는 방법이 있는데. 협의를 해보면 북한의 수용 요구에 따라서 되겠죠. 차선은 판문점에서 북쪽 지역과 남쪽 지역에 연락사무소가 있는 것이 비용과 갈등을 줄이는데 굉장히 큰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합니다.

▷소 : 1,2층 쓰게 되면 밥 먹으러 가다가도 얘기할 수 있겠네요.

▶김 : 네. 1,2층 쓸 수 있고. 군사 정전위원회 사무실 같은 경우는 단층이거든요. 거기서 근무하면 같이 밥도 먹고 전화도 받고 얘기도 하고. 그렇게 되면 굉장히 좋은 연락사무소가 되겠죠.

▷소 : 어떤가요? 북한이 연락사무소 설치를 수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시는지요?

▶김 : 제가 볼 때는 1992년도도 그렇고 2007년도도 그렇고 잘 안 됐지만. 지금은 김정은 스스로가 비핵화하고 앞으로 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제가 볼 때는 가능성 있다고 봅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김열수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실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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