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변 사람들이 뭐라 해도 내 아이만은 포기할 수 없어요 - 다온이네 이야기

  • 입력 : 2018-04-24 01:46
  • 20180423(월) 4부 나눔아이캔두 - 김광일 따뜻한하루 대표.mp3
오늘 4부에서는 한부모 가정에서 폐동맥 폐쇄증과 밀러 디커 증후군이라는 두가지 희귀병을 동시에 앓고 있는 다온이네 사연 전합니다. 나눔, 우리도 할 수 있습니다.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4월 23일(월)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0423(나눔)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이런 말이 있죠. ‘신은 도처에 가 있을 수 없기 때문에 어머니를 만들었다.’ 그 어떤 사랑보다 어머니가 베푸는 사랑이 숭고하기 때문인데요. 다른 모든 사람들은 포기해도 절대 내 자식을 포기할 수 없는 게 어머니 마음인 것 같습니다. 오늘 만날 다온이 어머니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제 그만 자식을 포기라는 말, 그만 놓아주라는 말. 많은 사람들이 위한다는 명분으로 건넸던 말들. 하지만 어머니는 듣지 않았고. 다온이는 몇 해가 지난 지금도 여전히 품에 안겨 있습니다. 그럼에도 ‘지금 이대로도 괜찮다’. 라는 말을 아들의 귀에 속삭이는 어머니. 그동안 <나눔 아이캔두>에서는 아픈 자식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들을 많이 소개해드렸는데요. 이번 사연 역시 다시금 그 사랑의 깊이를 생각하게 하는 내용입니다.지금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 모셔서 오늘 그 이야기 들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이하‘김’) : 안녕하세요.

▷소 : 오늘도 마음이 아픈 사연이 될 것 같은데. 어떤 내용인가요?

▶김 : 네, 오늘 사연은 두 아이를 홀로 키우고 있는 한부모 가정인 다온이 어머니의

이야기인데요. 원래 다온이 어머니는 평범한 다른 가족들처럼 남편과 아들과 함께 오순도순 살아가는 보통의 어머니였습니다. 그러다 둘째를 임신하고 출산이 가까워 오면서 검사를 받게 됐는데. 처음에는 아무 이상이 없는 줄 알았던 둘째가 나중에 심장에 이상이 있다는 충격적인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다온이가 앓는 병은 ‘폐동맥판 폐쇄증’이라는 질환으로, 폐동맥의 판막이 막혀 피가 심장에서 폐로 나가지 못하는 병이었는데요, 이 병을 앓게 되면 청색증, 전신부종이 온몸에 나타나고 산소부족 때문에 호흡기를 달고 살아야 한다고 해요. 덕분에 다온이는 태어나자마자 바로 인큐베이터로 들어가게 되는데요. 하지만 한 달 후, 어머니는 다온이의 머리에도 이상소견이 보인다는 충격적인 말을 또 듣게 됩니다. ‘밀러-디커 증후군’이라는, 뇌의 주름이 펴지는 희귀질환 역시 다온이의 머리에 나타난 건데요. 이 병은 몸의 성장을 억제하고 뇌에 정신적인 장애를 일으켜 평생을 정신지체로 밖에 살 수 없는 질환입니다.

▷소 : 어떻게 그 작은 몸에 한 가지도 아닌 두 가지의 희귀병이 찾아올 수 있는지. 그럼 다온이 상황은 현재 어떤가요?

▶김 : 어머니 역시 같은 마음으로 가슴이 무너지는 심정이었다고 합니다. 일단 다온이는 생후 6개월 뒤에 심장 수술을 받았고, 이후로도 그에 따른 몸의 이상으로 신장과 탈장, 결석 등을 치료 받았는데요, 지금도 스스로 호흡할 수 없는 다온이는 늘 산소호흡기에 의지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2시간 정도 외출을 하려면 반드시 큰 산소통을 가지고 나가야만 하고. 또 입으로 음식을 넘기면 기도로 바로 넘어가기 때문에 배의 구멍을 뚫고 직접 분유와 약을 공급해줘야 하는데요. 가래 때문에 숨을 잘 못 쉴까봐 늘 옆에서 가래를 제거해주는 일도 어머니가 해줘야 합니다.

하지만 무엇보다 다온이 몸은 성장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상태인데요. 5살인 나이에 체중이 불과 8.5Kg. 6개월 아기의 몸무게 밖에 안 됩니다. 거기다 정신적인 성장도 더뎌서 계속 엄마 품에 안겨 있어야 합니다. 결국 걷지도, 말하지 못할 지도 모르는 기약없는 투병을 다온이와 어머니는 계속해나가야 하는 상황입니다.

▷소 : 혼자 힘으로는 먹지도 움직이지도 못한다면.

어머니가 계속 곁에 붙어있는 수밖에 없겠어요.

▶김 : 네, 저도 다온이를 처음 만났을 때 체구가 너무 작아서 놀랐습니다. 분유만으로 투병생활을 버텨야 하니 몸도 무척 메말랐고요. 지금도 늘 누워있거나 어머니의 품에 안겨있는 상황인데요. 때문에 경제적으로 어려운 형편에도 다온이 어머니는 일을 하지 못하고 아픈 다온이 곁에 꼭 붙어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 : 그래서인지 앞서 말씀드렸지만. 주변에서도 그만 포기하라고, 만류가 많았다고 들었어요.

▶김 : 네. 어머니는 지금 홀로 힘겨운 싸움을 해나가고 계신데요. 옆에 함께 있어줘야 할 남편 분은 아이가 아프다는 사실을 알게 되자마자 가족들을 버리고 떠났고. 덕분에 경제적인 고통은 고스란히 어머니의 다른 부담으로 다가왔습니다. 거기다 끝없는 수술로 고통스러워하는 다온이를 보며 언제까지 기약없는 투병생활을 견뎌야 할지 고민이 많았다고 하시는데요. 의사 선생님께서도 다온이가 길어봐야 3살을 넘기기가 어렵다면서 이제 그만 포기하고 놓아주라는 말을 했다고 해요. 그런데 부모가 어떻게 자기 자식을 포기할 수 있겠어요. 어머니는 포기 없이 끝까지 다온이 곁을 지켰는데요. 지금 다온이가 사람들의 우려와는 달리 올해 3살을 넘긴 5살이에요. 물론 여전히 몸과 마음이 크지 않은 그대로이지만. 다온이 어머니는 이 모든 걸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감당하며 그저 아들이 곁에 있는 것만으로 감사하다고 하십니다.

그래도 처음에는 울지도 못할 정도로 연약하고 아무 반응이 없던 다온이가 요즘엔 싫을 때 얼굴을 찡그리고, 힘들 때 울음을 터뜨리기도 합니다. 가끔은 어머니와 눈을 맞추기도 하면서 이름을 불러주면 반응도 보이고요. 마치 자신이 살아있다는 사실을 알려주기라도 하려는 다온이의 감정표현에 어머니는 큰 위안을 받고 계십니다.

▷소 : 그런 사소한 것 하나하나가 어머니에겐 힘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요. 그런데 지금 다온이 위로 유치원 다니는 첫째도 있다고 들었어요. 한창 손길이 필요한 나이일텐데 엄마가 다온이만 보면 옆에서 보채진 않나요?

▶김 : 네, 다온이 형 하랑이는 아직 어리지만 제법 책임감이 강한 아이에요. 한 번도 떼를 쓰는 일 없이 아픈 동생을 잘 돏봐주고 예뻐해 주고 있다고 하는데요. 하지만 사실 하랑이도 어머니가 걱정이 많으시거든요. 예전에 한 번 어머니가 잠깐 자릴 비운사이에 다온이가 가래로 숨이 막힌 적이 있었는데. 옆에 있던 하랑이가 동생이 어떻게 될까봐 너무 놀랐던 거죠. 다행히 하랑이가 어머니를 찾아 금방 데려와 조치할 수 있었지만. 그 이후로는 트라우마가 생겼는지 다온이가 가래로 조금만 고통스러워해도 불안해하면서 어머니를 찾는다고 해요. 의사 선생님께서는 하랑이가 분리불안증을 보인다며 심리치료를 받아야한다고 하셨는데요. 하지만 아직은 다온이의 치료만으로도 벅차 병원에 가지 못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소 : 그런데 하랑이만 아픈 게 아니라구요. 어머니도 문제가 있다고.

▶김 : 네. 지금 어머니 역시 오른쪽 눈이 많이 안 좋으세요. 치료시기를 놓쳐 한쪽 눈은 이미 실명상태이고. 나머지 한쪽 눈마저 시력이 떨어지고 있는데요. 눈 수술도 고려해봤지만 그나마 약간의 시력이 있는 나머지 눈마저 잘못될 가능성도 있어 그저 안경으로 버티고 계십니다. 행여라도 아이들을 볼 수 없게 되는 건 아닌지 어머니는 걱정이 많은 상태입니다.

▷소 : 5년 동안 잘 버텨준 건 다온이 뿐만 아니라 어머니와 형 하랑이도 역시 마찬가지인 것 같은데요. 지금 다온이네한테 가장 필요한 건 무엇인가요?

▶김 : 지금 어머니는 경제활동을 전혀 할 수 없는 상태여서. 정부에서 주는 수급비등을 다 합쳐 100만원만으로 아이의 치료비와 생활비를 모두 감당하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습하고 곰팡이 있는 곳에서 아이들과 생활하다보니 다온이는 물론 하랑이까지도 건강이 좋지 않았는데, 집 주인의 배려와 도움으로 지금은 비교적 깨끗한 환경에서 아이들과 지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도시가스가 없어 LPG통을 사용하다 보니 난방비의 부담이 크고 다온이의 치료비와 사용하고 있는 많은 장비(산소통충전, 생리현상도 모두 장비를 사용해야 하는 상황)로 인해 생활이 매우 어려운 상황입니다.

어머니라는 이름으로 우직하게 두 아이의 버팀목이 되어주고 있는 다온이 어머니. 앞으로도 계속 어머니가 다온이와 함께 병을 싸워나갈 수 있도록 방송 듣고 계신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힘을 보태주셨으면 합니다.

▷소 : 결국은 끝인 듯싶어도, 또다시 새로운 힘이 생기게 된다는 말이 있습니다. 다온이 어머니, 용기 잃지 마시고 앞으로도 다온이와 함께 힘차게 버티셨으면 좋겠습니다.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지금까지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 모셔서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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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