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회장 일가 사치품 밀반입 위해 전담팀도 운영

  • 입력 : 2018-04-24 01:38
  • 20180423(월) 3부 오늘이슈 - 최요한 경제평론가.mp3
이른바 조현아 씨의 땅콩회항에 이어 이번에는 동생 조현민 씨의 물컵 갑질로 세간이 시끄러웠는데요. 계속되는 폭로로 총수 일가의 관세 회피와 갑질 행태, 그리고 항공법 위반 논란이 일자 직접 조양호 회장이 사과문을 발표했습니다. 3부에서 최요한 경제평론가와 그 내용 짚어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4월 23일(월)
■방송시간: 3부 저녁 7:1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최요한 경제평론가

0423(오늘2)

◆조양호 회장 사과문. 자매 경영에서 손 떼고 전문 경영인 참여하도록 하는 내용 발표.
◆관세 포탈 혐의로 거주지 압수수색 이뤄져. 사치품의 조직적 밀반입 정황도.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 역시 수행원, 직원에 폭언 퍼붓는 영상 나와.
◆항공사업법 위반 지적도. 국적기 면허 박탈 가능성 있을지 관심.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어제 사과문을 내고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는 물론이고 큰딸인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을 그룹의 모든 직책에서 즉시 사퇴시키겠다며 수습에 나섰습니다. 하지만 '차 떠난 뒤 손 흔들기'란 지적이 많은데요. 관련된 자세한 이야기. 최요한 경제평론가와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최요한 경제평론가 (이하‘최’) : 안녕하세요. 최요한입니다.

▷소 : 먼저 조양호 회장, 조현민, 조현아 자매를 사퇴 시키고 오너 중심에서 전문 경영인 중심으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는데요. 하지만 조양호 회장과 장남 조원태 사장도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상황 아닌가요?

▶최 : 그렇습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공식사과문을 발표했는데요. 내용을 보면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과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를 한진그룹 내 모든 직책에서 사퇴하도록 조치하고. 또 전문경영인 부회장직을 신설하고 석태수 한진 칼 대표이사를 보임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알맹이가 쏙 빠졌다는 비판이 많아요. 보유주식 처분 등 정작 알맹이는 쏙 뺀 채 전문 경영인만 앞에 내세웠다는 거죠. 눈 가리고 아웅이라는 비판이 많고요. 소유와 경영을 완벽하게 분리하기 위해서는 조 회장을 비롯해 아들인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도 직책에서 물러나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습니다.

▷소 : 왜 다 손을 떼고 물러나야 하는 겁니까?

▶최 : 소유와 경영의 분리라는 것은 가지고 있는 건 가지고 있되 경영은 잘 할 수 있는 사람에게 줘야 한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조현아 사장이 A380 비즈니스 석을 무리하게 신설해 회사에 손해를 끼친 적이 있죠. 오죽하면 직원들 사이에서는 경영에 대해 전혀 모르는 회장의 자녀들이 참여하다보니 회사에 손해를 끼치는 게 당연한 거 아니냐, 자업자득이다 라는 비판이 있을 정도입니다.

▷소 : 하지만 그렇게 해봐야 오너 일가, 다시 돌아오는 것 아닌가요?

▶최 : 그러니까 소유와 경영을 완벽하게 분리해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는 겁니다.

▷소 : 물컵 갑질과 함께 폭로로 밝혀진 것이 조 회장 일가의 관세 포탈 혐의인데요. 어떤 방식으로 관세 포탈을 해왔나요?

▶최 : 오늘 압수수색을 한 배경을 보면. 조 회장 일가가 해외에서 산 명품과 가구 등을 항공기 부품으로 위장한 뒤 직원들을 동원해 들여왔다는 것입니다, 심지어 사치품을 밀반입하기 위해 사내에 수하물 전담팀까지 뒀다는 의혹도 있는데. 이것이 사실이라면 총수 일가와 대한항공이라는 거대 기업이 조직적으로 밀수를 한 셈입니다. 이게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포탈 세액의 10배 이하 벌금형에 해당하는 범죄거든요.

▷소 : 팀을 꾸릴 정도면 정말 조직적인 건데. 그런데 어제에서야 관세청에서 조 회장을 비롯한 자녀들의 거주지를 압수수색했는데요. 너무 뒤늦은 조치 아닙니까?

▶최 : 저 역시 늦은 조치라는 생각이 드는데. 오늘(23일)은 추가 압수수색이고. 지난 21일 토요일 압수수색에 이어 두 번째입니다. 그때 해외에서 사용한 신용카드 명세서와 실제로 관세청에 신고한 물품 명세서 등을 압수하고, 그리고 신용카드 해외 사용 명세에는 있지만 관세 신고는 하지 않았던 명품 상당수를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이에 다시 추가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인데 그러다보니 조금 늦었다, 라는 생각은 들지만 정당하고 정확한 수사를 했다는 생각은 들고. 지금 상황에서 관세청이나 경찰, 검찰, 국토부 등이 혹시라도 미진하게 수사를 했다가는 엄청난 국민의 지탄을 받을 것이기 때문에 신경을 쓴 것 같습니다.

▷소 : 지금 상황에서 미진한 수사가 지탄을 받는 건 당연한 건데. 그런데 예전에는 관세청이 이런 사실을 몰랐을까요? 과거에도 직원들 사이에서 말이 나왔을 법도 한데요.

▶최 : 지금 대한항공의 전·현직 직원들과 이 사실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 단체로 의견을 교환해 지속적인 제보를 하고 있습니다. 땅콩 회항까지만 해도 그런 조직적인 움직임은 없었는데 이번에는 시민들이 나서다보니 경찰, 검찰, 대한항공, 관세청 등이 떠밀리듯이 조사를 하게 된 겁니다.

▷소 : 예전엔 왜 몰랐을까 하는 부분이, 조 회장의 지시로 양주 수 십 병이 세관공무원 회식에 제공됐다는 의혹도 있잖아요.

▶최 : 그렇습니다. 사실은 조양호 회장이 술을 잘 안 한다고 해요. 그래서 대한항공 측에서는 그럴 리 없다고 이야기했지만. 실제로 벌어진 사실을 보면 고급 양주 수 십 병을 1등석 옷장에 숨겨 반입했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세관 접대 자리에 이런 고급 양주를 밀반입해 세관접대자리가 이뤄진다는 대한항공 직원의 증언이 있었습니다. 그러다보니 접대 받는 관세청에 탈세조사를 맡길 수 있느냐는 따가운 시선도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소 : 경찰도 조사에 나섰는데요. 조 회장의 아내인 이명희 일우재단 이사장에 대한 조사라고 하는데요. 이명희 이사장, 어떤 의혹들이 있나요?

▶최 : 일단 운전기사·가정부·직원 등에 일상적으로 욕설과 폭언을 했다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심지어는 자택 공사를 하던 작업자에 폭언하는 상황을 담은 것이라는 음성파일도 공개되었어요. 청와대 국민청원 사이트와 인터넷 게시판·SNS상에도 이 이사장의 '갑질 의혹' 증언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겁니다. 운전기사들이 눈물겹게 수모를 당한다는 이야기도 있고요. 심지어는 하얏트 경호직원이 자신을 몰라보고 “할머니”라고 불렀는데 당장 폭언을 퍼붓고 회사를 그만 두게 했다고 합니다. 이렇게 되니 조현아, 조현민 두 딸이 어릴 때부터 보고 배운 대로 한 것 아니냐는 뒷말도 나오고 있는 겁니다.

▷소 : 조현아씨의 경우 자식이 없나요?

▶최 :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 : 그렇다면 이명희 이사장도 할머니 소리 들을 수 있을 것 같은데.

▶최 : 그렇죠.

▷소 : 국투교통부 감사관실, 미국 국정인 조전무가 등기이사로 활동했던 사실에 대해서 내부 감사를 벌이고 있다고 하는데요. 불법이 확정되면 어떤 처벌을 받게 되나요?

▶최 : 국민들 사이에서는 국적기 박탈 이야기도 나오고 있는데요. 국적기는 행정 용어가 아닐 뿐더러 민간회사에 대해 정부가 강요할 수가 없습니다. ‘코리안에어’를 없앨 순 없고. 단지 이것이 불법이다라는 지적은 할 수 있는 거에요. 2010~2016년까지 외국인인 조 전무가 항공사 등기임원 지위를 누려왔다는 건 면허권 박탈 검토대상입니다. 국내 항공사업법 9조와 항공안전법 10조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적기 면허를 발급받으려면 항공사 임원 중 외국 국적자가 한 명이라도 포함돼선 안된다는 규정이 있거든요. 이미 2016년에 사임을 하긴 했지만 이 부분은 여전히 문제가 될 수밖에 없죠.

▷소 : 이미 '땅콩회항'이라는 사건을 겪었음에도 여전한 한진그룹 일가의 행동들, 이번에 환골탈태하는 변화를 보여주겠다고 약속했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변화가 필요해 보이나요?

▶최 : 조현아 땅콩회항 사건 이후에도 대한항공 경영진의 행태엔 별 변화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대한항공 내에서도 체념의 말이 많았다고 하는데요. 이번엔 다르다고 해요. 오너 일가의 제왕적 행태에 대한 계속적인 제보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서. 전문 경여진을 내세우겠다 하고 있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잘 안 먹히는 것 같고요. 요즘에 이런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3세 경영승계 전에 이런 일이 터진 게 차라리 다행이다’ 라고요. 실제로 지금 전문 경영진이 일을 할 수 있도록 제도적 보장을 해야합니다. 조 회장과 조씨 남매 셋 모두 그만둬도 대한항공 안 망하거든요. 현재 대한항공은 소유와 경영이 완벽히 분리되지 않으면 망합니다. 안 그러면 누가 이런 비행기 타겠습니까?

▷소 :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잠시 일선에서 떠난 적이 있었는데. 그때 주가가 오른 적이 있어요. 진정으로 환골탈태를 한다면 예전에 조현아 씨를 내부고발한 박창진 사무장을 복직시켜주면서부터 시작되는 게 아닌가 하는데요.

▶최 : ‘나는 개가 아닌 사람이다’, 라는 가슴 아픈 이야기를 박창진 사무장이 했는데요. 대한민국 재벌들의 행태는 단순한 기업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거든요. 한국 사회가 환골탈태하면서 기업도 환골탈태할 텐데 그 가는 길은 지난하지 않을까 합니다.

▷소 : 오늘 말씀은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지금까지 최요한 경제평론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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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