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코리아] 삼성증권 사태, 이것이 문제였다!

  • 입력 : 2018-04-11 09:30
  • 20180411_이현민 경제평론가(삼성증권 사태, 이것이 문제였다).mp3
■ 삼성증권 사건, 전산 처리 중 현금 배당이 주식 배당으로 잘못 입금
■ 신뢰는 금융기관 생명, 일부 직원들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
■ 주가 하락 일으킨 원인이 매도라는 판명 나오면, 삼성 증권 배상액 상상 이상
■ 공매도 폐지 청원은 관련 적어

삼성증권의 배당 오류 사건에 대해 이현민 경제평론가와 함께 이야기를 나눈다.

■방송일시: 2018년 4월 11일(수)
■방송시간: 4부 오전 6:30 ~
■진 행: 주혜경 아나운서
■출 연: 이현민 경제평론가

▷주혜경 아나운서 (이하‘주’): 지난 6일에 발생했죠. 삼성증권의 배당 오류 사건! 금융당국은 이번 사건을, 자본시장 전체의 신뢰를 무너뜨린 사건이다. 이렇게 심각하게 인식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자, 이 사건을 통해서 우리는 무엇을 바로 잡아 나가야 하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이현민 경제평론가입니다.

▶이현민 경제평론가(이하 ‘이’): 네, 안녕하세요.

▷주: 일단 이번 삼성증권 배당 오류 사건. 잠시 정리를 해주신다면?

▶이: 단순히 말씀드리면, 현금 배당으로 들어가야 될 전산 처리가 주식 배당으로 잘못 들어간 것이죠. 그래서 우리사주인 삼성증권 직원들의 계좌에 엄청난 주식이 들어간 겁니다. 그래서 그것을 발견했는데, 이제 사고로 들어간 것이니 매매를 하지 말라고 직원들에게 고지를 합니다. 당일 고지가 직원들의 모니터에 뜬 이후에 16명이 내용을 무시하고 매매를 했습니다.

▷주: 그러니까 증권사 직원들이기 때문에 이것이 사고인지 모를 리 없다는 거죠?

▶이: 당연하죠. 그러니까 이것은 갑작스럽게 자기 계좌에 엄청난 주식이 들어온 것을 확인하고 그 이후 유혹을 못 이긴 일부 직원들의 매매 때문에 질타를 받고 있는 것이죠. 금융기관은 신뢰가 생명이지 않습니까. 신뢰는 보이지가 않는 겁니다. 그것은 서로가 서로를 믿어야 되는데, 이게 무너졌다는 게 잘못된 것이죠.

문제는 6일에 담당자가 휴가를 갔습니다. 담당 직원이 휴가를 가서 다른 직원이 이 업무를 처리했는데요, 전산 상에 입력할 때 주식배당은 우리사주로 되어 있고요, 현금배당은 일괄대체입금으로 되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업무를 처리한 다른 직원께서 우리사주를 그냥 ‘우리사주배당’으로 인식한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러니까 정확히 얘기하면 업무 지시 숙지가 조금 떨어졌다는 부분이라 분석됩니다.

▷주: 현금 배당과 주식 배당이 이렇게 하나의 시스템에서 이루어지는 것은 사실 헷갈릴 수 있지 않을까요?

▶이: 그런 지적들이 있습니다. 이 사안은 증권사 내부의 컴플라이언스나 책임자들이 거를 수 있습니다. 그것이 꼭 원인이라고 볼 수는 없고요, 모든 업무 처리는 사람이 하지 않습니까. 전자상의 입력이 돼서 컴퓨터로 넘어가더라도 그것은 1차적으로 입력을 하는 것은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이 조심하고 주의해서 잘 업무 처리를 한다고 하면 문제는 없을 수 있습니다.

▷주: 그러니까 직원의 단순한 실수로 존재하지도 않은 28억의 유령 주식이 발행이 됐고 이 중에서 501만 주나 되는 주식을 매도하면서 직원들이 도덕적 해이 문제도 굉장히 지적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국민연금 측에서도 사고 당일에 삼성증권 주가가 떨어지면서 82만 주, 그러니까 312억 원 가량을 대량으로 순매도했다고 하던데요. 이번 사건으로 국민들의 노후 자금까지 피해를 본 게 아니냐는 이런 이야기를 하십니다.

▶이: 삼성 이재용 회장 승계 문제 때문에 지금 삼성이 국민적인 여론에서 질타를 받고 있잖아요. 또 국민연금은 장중에 12%나 등락폭이 크게 움직이니까 기관 투자가는 주가가 등락폭이 심하게 흔들릴 땐 ‘순절매’를 합니다. 프로그램을 입력을 해 놔요. 어느 가격 밑으로 들어가게 되면 자동적으로 그것을 주문을 나가게끔 해 놓는 시스템입니다.

그게 아마 작동이 됐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근데 문제는 많이 매매가 됐으니까 국민연금도 손절을 줄이기 위해서 자동으로 그런 시스템을 운영했고, 그것에 대해선 큰 문제가 없다고 봅니다. 하지만 지금 주가가 단순 사고인데 이렇게 문제가 커졌지 않았습니까. 그러면 기존에 내다 판 주식들을 제값에 못 받고 팔았다, 이런 부분에서 국민연금에 고민이 있는 것이죠.

▷주: 주가를 매도한 16명의 직원들에게 많게는 100억 원을 물게 하겠다는 소식을 들었는데요, 저는 이것이 투자자들의 손해액을 물게 하는 것인 줄 알았는데 삼성증권측의 손실금이라던데, 사실인가요?

▶이: 이것이 9시 31분에 입력이 잘못됐다는 것을 알고 20분 후에 직원들 모니터로 이것이 사고 주식이니까 거래하지 말라고 공지했는데요, 그런데 거래가 됐단 말이죠. 그러니까 이게 문제가 단순 사고였지만 사실상 금융 기관의 도덕성에서는 현재 변명을 할 수 없는 그런 수준 정도로 커진 것 같아요. 이게 투자자들의 소송 건이 계속 오게 되는데요, 주가 하락을 일으킨 원인이 매도가 거의 분명하다고 판명이 나게 되면, 삼성 증권이 투자자들에게 물어야 될 금액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일 수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주: 청와대에 공매도 청원 금지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20만 명을 넘었는데, 그렇다면 공매도는 무엇이고, 왜 금지해달라고 하는 건가?

▶이: 사실 공매도는 이 문제와는 관계는 없어요. 그런데 그 이전에도 청와대 청원게시판에 관련 청원이 있었고요, 공매도는 기관 투자가들이 주식을 먼저 빌려서 먼저 파는 겁니다. 대부분 주식을 팔 때 주식을 사서 자신이 보유한 다음에 이것을 내다 파는 겁니다. 기관 투자가들은 다른 기관 투자가들이 보유하고 있는 주식 물량을 대차거래로 빌려서 먼저 팔 때도 있습니다. 그런데 공매도가 주가 하락의 큰 원인이 된다, 이것은 어느 정도는 맞고, 어느 정도는 틀립니다.

우리가 펀드를 비유해서 얘기하자면, 주가가 하락할 때는 수익이 나는 게 ‘리버스 펀드’라고 하고요, 주가가 올라가는 것에 투자하는 것을 ‘인덱스 펀드’라고 합니다. 리버스 펀드와 인덱스 펀드 둘 중 어느 게 시장 규모가 크냐, 하면 당연히 인덱스 펀드가 큰 것이죠. 주식 시장이 존재하는 것은 경제가 발전하고 기업의 수익이 나고 그 수익에 투자자들이 투자해서 경제가 선순환되기를 원하는 겁니다. 그래서 공매도를 하는 것이 주가를 하락시키는 원인이라고 일방적으로 규정하기엔 조금 어폐가 있습니다.

그 다음에 9·11 사태, 2008년 금융 위기 사태 이럴 때도 미국에서 임시적으로 이런 부분을 검토했는데, 영속적으로 공매도를 금지시키진 않았습니다. 이것은 선진국 규제가 공매도도 하나의 유효한 도구이기 때문에 유지해 가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선진국들의 국제 금융 기준에 맞춰 가자면 공매도를 없애자는 것은 국제 기준을 합당하게 따라가는 부분은 아닙니다.

▷주: 현재 공매도의 제한이 있는데, 기관 투자자들은 가능하고 개인 투자자들은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요.

▶이: 개인 투자자도 증권사를 통해서 공매도를 신청한다면 일부는 부여를 해 줍니다. 부여를 해 줄 수 있는 게 증권사의 권한이고 증권사가 어느 정도까지 대차할 수 있는 주식을 투자자들에게 빌려주느냐에 따라 있는 것이죠. 그러니까 이러한 투자에 대비해서는 공매도를 흔들 수 있는, 이용할 수 있는 권한 자체는 개인 투자가의 열의에 있다고 보시면 됩니다.

▷주: 앞서 말씀하셨듯 지금 이 사건은 공매도와 관련이 없다고 하셨죠. 그것보단 ‘유령주식’과 ‘무차입공매도’ 문제가 아닌가요.

▶이: 직원이 입력을 실수했고, 그것은 나중에 발견이 됐지만 결과적으로 직원들이 그것을 알고서도 매매를 했다는 것이죠. 언론에 나오는 것을 보면 ‘유령주식’, 이렇게 쓰기도 하는데 명확히 표현하려면 ‘삼성증권 사고’, 또는 ‘사고 매매’ 이렇게 부르는 것이 일반 투자가들이 받는 선입견으로서는 굉장히 중요합니다. 그래서 이것을 유령 주식, 허위 주식 이렇게 부르는 것은 지양해야 합니다. 유령 주식이란 없습니다. 좀 더 심하게 말한다면 ‘좀비 주식’이라고도 얘기할 수 있을 거예요. 이 사안을 정확히 정의하고 부르는 것이 중요합니다.

▷주: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기 않기 위해서 개선해야 할 시스템은 무엇일까요?

▶이: 알고도 주식을 매매한 직원들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한 거죠. 이것은 안타까운 부분입니다. 이런 부분들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지 않을까 생각되고요. 한 가지 더 말씀드리자면, 입력 자체를 그 전날에 할 수도 있습니다. 관리자가 암호 장치를 걸어 놔서 ‘예약’을 걸어 놓고 그 전날에 복수의 직원들이 확인하는 거죠. 입력이 제대로 됐는지 말이죠.

▷주: 전반적인 시스템 정비도 거론되는데요.

▶이: 지금으로서는 전산 시스템이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쭉 오지 않았습니까. 따라서 이것을 다루는 이중, 삼중의 확인이 필요하면 이런 사고는 막을 수 있다고 볼 수 있겠습니다.

▷주: 네, 다양한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현민 경제평론가였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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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