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천억원 투입한 야생동물 생태통로, 시민 등산로 전락

  • 입력 : 2018-04-02 16:17
  • 수정 : 2018-04-02 17:55
광교신도시 내 총 10곳 중 7곳은 이미 생태통로 기능 상실

[앵커] 최근 무분별한 도시개발로 야생동물들의 생태계가 파괴되고 이동통로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이러한 야생동물들의 생태계를 연결시켜 주기 위해 생태통로를 만들고 있는데요.

광교 신도시에 수천억원의 예산을 투입해 생태통로를 만들었지만 야생동물은 보이지 않고 시민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보도에 서승택 기자입니다.

[리포트] 수원 광교신도시 인근의 43번 도로 영동고속도로 위에 있는 거대한 횡단 교량.

마치 밑에서 바라보면 차량이 통행하는 대규모 고가도로처럼 웅장하게 느껴집니다.

수원 광교생태통로 1

지난 2012년 경기도와 경기도시공사가 500억원을 투입해 만든 길이 237미터, 폭 32미터의 일명 여담교라고 불리는 생태통로.

광교신도시 개발로 인해 이동로가 사라지면서 야생동물의 이동을 수월하게 도와주는 도로입니다.

직접 생태통로 안으로 들어가봤습니다.

야생동물이 생활할 수 있는 최소한의 환경인 습지는 메말라있고, 동물이 다니는 길에는 오히려 쓰레기만 가득했습니다.

수원 광교생태통로 2

수백억원을 들여 만든 야생동물 이동통로는 시민들의 산책로로 이용되고 있는 겁니다.

산책을 하는 시민입니다. (인터뷰) "에코브릿지라는 것을 몰랐어요 낮에는 동물들이 안돌아다니니까 여기가 또 시끄럽잖아요 도로변이기 때문에 동물들이 돌아다니지 않을 것 같은데, 야생동물에 대해선 본적이 없는 것 같아요."

수원 광교생태통로 3

경기도가 광교신도시에 설치한 생태통로는 모두 10곳.

설치비로 1천8백억여원이 들었고, 추가비용까지 포함하면 2천억원이 넘는 예산이 투입됐습니다.

생태통로 건립 당시 야생동물의 수요파악을 제대로 하지 못했고, 인위적인 도로를 통해 야생동물들이 이동하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습니다

하지만 당초 계획대로 건립됐고, 현재 7곳은 이미 생태통로의 기능을 잃어버렸습니다.

환경단체 관계자입니다. (인터뷰) "사실은 생태통로도 사람들이 만든거잖아요 만든 것은 무조건 관리를 해줘야해요 예를 들어서 생물들이 서식할 수 있는 인공적인 공간들을 만들어준 거에요 그러면 그게 유지될 수 있도록 관리를 해줘야하는데 관리가 전혀 안되고 있다고 판단을 해요"

야생동물을 위해 지어진 생태통로는 이제 수천억원짜리 산책로로 전락해버렸습니다.

KFM 경기방송 서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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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