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코리아] 최영미 시인의 문단내 성폭력 폭로! 재발되지 않는 시스템 마련 필요해

  • 입력 : 2018-02-08 15:31
  • 수정 : 2018-02-08 15:32
  • 20180208_4부 김성수 문화평론가.mp3
■ 문단계뿐만 아니라 예술계 전반에 성폭력 빈번 ■ 예술계 특성상 불이익 입증하기 어려워 ■ 성폭력 재발하지 않게끔 돕는 시스템 개발 필요

서지현 검사의 폭로에 이어 최영미 시인의 성폭력 고발에 따른 현상을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 분석한다.

■방송일시: 2018년 2월 8일(목)

■방송시간: 4부 오전 7:30 ~

■진 행: 주혜경 아나운서

■출 연: 김성수 문화평론가

▷주혜경 아나운서 (이하‘주’): 한 주 간의 뜨거운 이슈의 주인공을 만나보는 시간, 핫이슈 핫피플.

En선생 옆에 앉지 말라고/문단 초년생인 내게 K시인이 충고했다/젊은 여자만 보면 만지거든/K의 충고를 깜박 잊고 En선생 옆에 앉았다가 Me too 동생에게 빌린 실크 정장 상의가 구겨졌다/노털상 후보로 En의 이름이 거론될 때마다/En이 노털상을 받는 일이 정말 일어난다면/이 나라를 떠나야지/이런 더러운 세상에서 살고 싶지 않아/괴물을 키운 뒤에 어떻게/괴물을 잡아야 하나/2017년 12월에 발행된 <황해문화>에 발표된 최영미 시인 시 <괴물> 가운에서 잠시 소개해 드렸는데, 뒤늦게 이 시가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서지현 검사가 검찰 조직 내의 성추행을 고발하면서 사회 여러 분야에서 ‘Me Too 운동’이 확산되고 있는 와중이라, 더욱 주목되는 거 같습니다. 그런데 사회 일각에서는 이 미투 운동을 남녀 성 대결로 인식하는 분위기가 없지는 않습니다. 그렇다면 미투 운동, 우리는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까요?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인서트(최영미): 제가 등단할 무렵엔 일상화 되었어요. 문단이란 곳이 이런 곳인줄 안다면 내가 들어왔을까? 많이 후회했어요. 제가 거절했던 요구는 한두 문인이 한두 번이 아니에요. 여러 차례 너무나 많은 성추행과 성추행을 목격했고, 또 경험했고요. 성희롱을 거칠게 거절하면 그들이 편집위원으로 있는 작품집에 한 줄도 쓰지 않아요. 어떤 평론가들이 이 작품 좋지 않다고 한다면 그들은 무시한다는 거죠. 어떤 특정 문인이 거칠게 거절하면 상처를 받죠. 상처를 받으면 복수하죠. 그러면 그녀는 어디다 하소연할 때도 없죠. 그런 일들이 10,20년 반복되면 작가로서 생명이 끝나요. 문단 구조상 거절하기 어려운, 어떤 여성이 문제화하면 그 여성 문인은 어떤 문학상을 탈 때 후보에 오르지도 못하고…]

이런 이야기를 했습니다. 이 사안에 대해서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김성수 문화평론가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김성수 문화평론가(이하 ‘김’): 네, 안녕하세요.

▷주: 방금 들으신 인터뷰로 사회적으로 ‘미투운동’이 확산되고 있습니다. 최영미 시인의 ‘괴물’이란 시를 통해 문단내 성폭력에 대해 이슈를 제기했는데, 실제로 이런 일들이 많이 일어날까요?

▶김: 실제로 많이 있었어요. 저는 92년 극작가로 데뷔했는데 연극계, 영화계, 예술계 전반에 걸쳐 있었고 지금도 계속되는 일입니다. 일단 저희가 전제로 둬야 할게 모든 문인이나 예술계 인사들이 그렇게 하지 않아요. 소수라도 그들이 굉장히 중요한 위치에 있기 때문에 이러한 일들이 중요한 일이 되는 것 같은데요, 그래서 최영미 시인도 특정인을 거론했다기보다 연상되는 어떤 사람을 통해서 굉장히 큰 힘을 갖고 있는 누군가를 그려낸 겁니다. 그래서 ‘괴물’이란 이름을 붙인거고. 실제로 이런 분들은 예술계 구조가 그렇습니다, 예술계는 등단하지 않으면 인정해주지 않고요, 등단해서 활동하더라도 일정한 상을 받지 않으면 인정을 해 주지 않습니다. 그런 골목골목에 그런 힘을 가진 사람들이 포진해 있습니다. 어떤 사람들은 심사위원이고 어떤 사람들은 교수고, 어떤 사람들은 자문하는 역할을 맡는, 그런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자신의 부정한 욕망을 채워주지 않는다고 해서 보복할 수 있는 그런 구조들이 만들어져 있기 때문에 그런 부분들이 부당하게 느껴지고 결국은 피해자다는 인식이 확산될 수밖에 없는 겁니다.

▷주: 그러니까 이를 거절했을 때 일종의 보복을 했을 때 당할 수밖에 없는 권력 구조가 문제다, 이렇게 볼 수 있겠네요.

▶김: 그런데 진짜 웃긴 건, 검찰에서 이런 일이 벌어졌을 때 사람들 반응이 ‘어떻게 인사상 불이익 같은 것을 근거도 없이 줄 수 있겠느냐, 능력이 없어서 그런 것이냐,’ 그런 비난을 받았는데 예술계 같은 경우는 더 쉬워요. 서지현 검사는 자기가 충분히 실적이 있음에도 불이익을 받았다고 자료로 입증할 수 있지만, 문학예술계는 미적 가치를 결정하는 사람들이 또 그들이에요. 비평가, 명망가 등이 누구 작품이 좋더라, 이렇게 이야기할 수 있거든요. 굉장히 중요한 미적 가치를 객관적으로 입증해줄 수 있는 사람들이 이런 일들을 벌였을 때 이러한 피해를 호소할 수도 입증할 수도 없거든요. 그러다 보니 권력은 더욱 강고해지고 구조는 깨지지 않게 되는 그런 상황이 벌어집니다.

▷주: 그래서 문단계에서 불고 있는 ‘미투 운동’의 진정한 의미가 그동안 피해자들이 어떤 일들을 당했는지 이야기를 잘 못했는데, 이번엔 어찌 보면 경력과 능력이 있는 사람의 발언이란 게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김: ‘미투 운동’의 핵심은 서지현 검사와 같은 실질적으로 사회의 엘리트 계층에서 과감하게 그런 부분들을 폭로하면서 장신이 받을 수 있는 2,3차 피해들을 감내하면서 구체적인 문제 제기를 했다는 것이고, 2016년에 문단에서 심각하게 이 문제가 제기되면서 많은 문학 지망생이나 고등학생들이 이 문제를 호소했어요. 이 문제가 경각심으로 이어지지 않고 몇몇 시인들은 오히려 명예훼손 등 맞고소를 하면서 피해자들을 억눌렀던 것은 바로 힘 있는 사람들이 예전에 당했던 그리고 지금도 당하고 있는 피해자들에게 문제 제기를 못하게 하고 있던 것인데, 지금은 이와 달리 큰 개혁이 가능할 것이라 보입니다.

▷주: 네. 일각에선 지나친 일반화를 삼가라는 식의 비판도 나옵니다. ‘모든 사람이 그런 것은 아니라면서.’

▶김: 실제로 아동폭력 피해들을 보면서 아동 학대가 심각한 문제라고 보면 모든 부모가 아동학대자라고 생각하진 않지요. 그렇지만 분명히 아이들을 지키기 위해 아동학대를 막기 위한 시스템을 만들어야겠죠, 마찬가지로 문단에서 혹은 예술계에서 검찰이나 법무부에서 벌어지고 있는 이런 성 피해들이 실제로는 남,여 문제가 아니라 권력을 가진 사람이 권력이 없는 약자를 짓밟게 되는 것이거든요. 예전에는 이런 힘을 가진 사람을 동경하고 찬양했던 때가 있어요. 이런 잘못된 인식들을 바꿔야 되지만 선의의 다수자가 더 피해보지 않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측면에서 누구를 공격하거나 대다수를 싸잡아서 비난하는 게 아니라 정확하게 이 문제가 재발하지 않을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합니다. 그런 움직임이라 볼 수 있습니다.

▷주: 일각에서는 남녀 성별 대립으로 이끌고자 하는 움직임도 있습니다.

▶김: 그렇습니다. 지난 2016년 문단에서 제기됐던 성폭력 피해자들의 호소가 남성 대 여성의 구도로 프레임이 이상하게 잡히면서 결과적으로 피해자들의 억울함이 제대로 알려지지 않고 가해자들의 입장이 옹호되는 상황을 봤어요. 이 문제는 그런 프레임으로 가져가야 될 문제가 아니라 실제로 이 문제는 공정한 경쟁에 대한 문제이고 갑질에 대한 문제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누구든지 피해를 당할 수 있는 문제이고 실제로 일상 속에서 수많은 피해자들이 있습니다. 다만 그것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을 뿐이죠. 이 문제를 전적으로 문제 제기 해서 피해를 당한 것들을 적극적으로 말할 수 있고, 주변에서 누군가 그런 ‘갑질’을 행하고 있을 때 그것은 잘못된 일이라 지적할 수 있게끔, 스스로 이 문제들이 개선될 수 있기를 바라는, 그런 움직임이죠.

▷주: 그러니까 우리 사회의 인식 수준이 한 단계 높아져야 하는 계기가 되야 된다는 말씀이시죠. 지금까지 김성수 문화평론가였습니다. 많은 이야기 감사합니다.

▶김: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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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