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999 주말어디갈까? “한파 속 따뜻한 전시 나들이 어떠신가요”

  • 입력 : 2018-01-29 11:39
  • 20180126(금) 4부 주말어디갈까- 이윤정기자.mp3
‘이불 밖은 위험해’라는 말이 실감 나는 날씨입니다. 하지만 소중한 주말, 그냥 집에 있긴 답답하시다고요? 그렇다면 따뜻한 전시 공간 나들이는 어떠신가요? 4부에서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에게 나들이 소개 받아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1월 26일(금)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노광준 프로듀서
■출 연: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0126(주말)

◆안국동 사비나미술관, 조각/사진작가 '테리보더'의 위트있고 유머러스한 작품 전시회 열려.
◆인사동 아라아트 센터, '디 아트 오브 브릭스' 레고 작품 전시회
◆올림픽공원 소마 미술관, 유명 작가들의 누드화 전시. 아시아 최초 로댕의 진본 작품 들어와.
◆국립현대미술관, <신여성 도착하다> 나혜석, 최승희 등 시대를 풍미한 여성들의 발자취 담은 전시.

▷노광준 프로듀서(이하 ‘노’) : 매주 이 시간은 색깔있는 여행지를 추천해주시는 분 만나볼까 합니다. 살짝 귀띔해드리면 이번에 날씨가 너무 추워서 야외가 아닌 실내공간을 추천해주신다는데요.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 연결합니다. 안녕하세요.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이하 ‘이’) : 네, 안녕하세요.

▷노 : 춥긴 춥죠?

▶이 : 예. 너무 춥습니다. 제가 사실 2월 초쯤 되면 미리 봄을 느낄 수 있는 곳으로 소개를 많이 했거든요. 겨울 캠핑도 소개하고 겨울에서 봄을 맞이하는, 통영쪽으로 가서 도다리 국을 먹는다던지 하는 식으로요. 그런데 지금 봄을 맞이하기엔 너무 추워서 그냥 도시에서 편안히 아이들과 전시회 나들이 즐길 수 있도록 추천해드릴게요. 서울에 주요 전시장이 있어 지하철을 타고 가실 수도 있지만 전시장에 주차장도 잘되어 있어서 차 몰고 가실 수도 있으니까요. 춥다고 집에만 계시지 마시고 문화 나들이 해보시면 좋겠습니다.

▷노 : 어디로 안내해주시나요? 전시장 투어인가요?

▶이: 네. 그렇습니다. 사실 그림 하면 너무 어렵게 느껴질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처음 소개해드릴 전시는 바로 <테리보더: 먹고 즐기고 사랑하라> 전시입니다. 서울 안국동에 있는 ‘사비나미술관’에서 하는 전시인데요. 전시회 제목처럼 유쾌한 작품이 가득합니다. 조각가 출신의 사진작가 테리 보더는 바나나나 피망, 땅콩 등 재료에 철사를 이용해 팔과 다리를 만들어 붙이고 유머러스한 상황을 설정해 배경을 만들어 결합해 한 장의 사진을 완성하는데요. 작품을 보면 바나나 연인이 껍질을 벗고 침대 속으로 들어가 있는가 하면, 달걀이 라면 보트 위에 떠있고, 쭈글주글한 대추가 팩을 붙이고 거울 앞에서 미모를 가꾸기도하고요. 땅콩이 껍질을 열며 가슴을 보여주는 등 위트 넘치는 작품들이 많습니다. 영화나 명화를 패러디한 작품들도 많으니까요. 아이들과 쉽고 재미있게 즐기실 수 있습니다.

▷노 : 사진 전시인가요?

▶이: 예. 작품들을 조그맣게 만들어 사진을 찍은 건데요. 미국 작가 테리 보더는 원래 광고 사진작가로 14년이나 일했다고 해요. 그런데 부품처럼 일하는 것에 염증을 느껴서 제빵 기술을 익히고 식료품점에 취직했습니다. 일이 끝난 뒤 틈틈이 빵 반죽이나 구워진 빵으로 머릿속에 있던 것들을 만들기 시작했는데요. 그러다 보니 나중엔 식료품점에 있는 레몬이며 소스 등 온갖 제품들까지 상상을 표현할 재료로 확장됐습니다. 그런 작품 사진을 찍어 올리던 블로그는 입소문을 타기 시작했고 팬들도 생겼는데요. 작품을 담은 사진집은 현재 10종 이상 출판돼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서울 전시는 2월 4일까지 사비나미술관에서 열리는데. 관람료는 어린이 7000원 어른 10000원입니다. 영화 한편 본다고 생각하시고 다녀오셔도 좋겠습니다.

▷노 : 전시하면 왠지 낯설고 비쌀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이 정도면 저렴하네요.

▶이: 거기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도 있고. 근처에 재밌는 곳이 참 많거든요. 안국동에서 죽 가다보면 인사동에서는 ‘디 아트 오브 더 브릭’이라고 레고 작품을 선보인 전시가 열렸어요. 미국 레고 아티스트 네이선 사와야의 작품들인데. 이 분은 원래 억대 연봉을 받던 변호사였다고 해요. 취미로 레고브릭을 만들다가 이걸 내놨더니 사람들이 너무 좋아하고 호응이 너무 좋아 변호사일을 그만두고 레고 전문 아티스트가 됐는데요. 지금 가장 유명한 레고 마스터 장인이고 400만개가 넘는 레고 브릭을 갖고 있을 정도라고 합니다.

▷노 : 앞서 두 분의 작가분들 소개해주셨는데 공통점이 보이네요. 자기가 좋아하는 일을 하다가 SNS나 블로그를 통해 유명세를 타고. 이 시대가 자신의 취미가 일이 되고 일이 취미가 되는 그런 시대가 된 것 같아요.

▶이: 네. 그래서 아이들한테 ‘왜 공부 안 하고 놀기만 해’, 하면 안 될 것 같아요. 사와야 작가는 3차원 조각품과 초현실까지 오가는 유명한 작가가 돼서 미국 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으로부터 극찬받았으며, 백악관 내에서 전시를 하기도 했는데요. 또 2011년 CNN이 선정한 세계에서 꼭 봐야하는 10개의 예술전시 중 하나로 소개되기도 꼽혔다고 해요. 관람료는 성인 13000원, 청소년 11000원, 어린이 9000원 정도입니다.

▷노 : 대단합니다. 또 가볼 만한 전시 있다고 하셨죠?

▶이: 네. 남쪽으로 오시면 올림픽 공원에 소마미술관이란 곳이 있어요. 이곳의 전시는 아이들도 볼 수 있지만 혼자, 또는 연인들이 봐도 좋을 것 같은 전시입니다. 바로 1800년대 고전주의부터 초현실주의 및 현대미술까지 인간의 아름다운 몸을 표현한 ‘누드화’를 총망라한 전시 ‘영국 국립미술관 테이트 명작전-누드’입니다. 이 전시도 2월 4일이 폐막일입니다.

▷노 : 궁금한 게, 영국 국립미술관의 진본이 한국으로 온 건가요?

▶이: 네. 이번에 정말 귀한 작품들 많이 왔어요. 로댕의 대표작인 ‘키스’, 남녀가 키스하고 있는 작품인데 원본 조각이 아시아 최초로 들어왔습니다. 또 파블로 피카소, 앙리 마티스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작가들. 영국의 막스 에른스트 같은 초현실 주의 작가들도 많이 왔다고 하는데요. 관람료가 얼마 안 해요. 성인은 11000원 어린이는 4000원입니다. 저는 여기 전시가 참 좋았던 게 누드화만 죽 나열한 게 아니라 누드풍경, 정물, 역사 등 다양한 섹션으로 나눠서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교육적으로도 미술공부하는 분들에게 굉장히 좋은 전시가 될 것 같습니다.

▷노 : 누드 화가들이 말하는 게 인간의 몸만큼 아름다운 게 없다고 하더라고요.

▶이: 그렇죠. 옛날에 화가들은 누드화를 그려야 인정을 받았다고 해요.

▷노 : 알겠습니다. <신여성 도착하다>라는 전시도 덕수궁관에서 있다고요?

▶이: 네. 혹시 서울 시청역 인근으로 나들이 오실 수 있는 분들은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 오시면 100여년 전 경성을 거닐던 신여성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름만 들어도 아실 거에요. 화가 나혜석(羅蕙錫, 1896-1948), 작가 김명순(金明淳, 1896-1951), 무용가 최승희(崔承喜, 1911-1966), 여성운동가 주세죽(朱世竹, 1901-1953), 가수 이난영(李蘭影, 1916-1965) 등 이번 전시는 한 시대를 살아나가며 문화를 주도했던 여성들에 주목하는데요. 요즘 SNS에서 페미니즘이 화두로 떠오른다고 하는데. 과거 여성들을 억압하던 기제가 여전히 우리사회에도 남아있지 않나 하는 생각을 이 전시를 보면서 하게 된다고 하더라고요. 그런 사회적인 문제까지 접하고 싶으신 분들은 여기 <신여성 도착하다>를 보러가시면 좋겠습니다.

▷노 :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향신문 이윤정 기자였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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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2.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