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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어제부터 경기방송 펜 됐어요.
사연 ㅡ 아버지와의 전쟁 (실화)
저는 어렸을 때 아버지를 참 무서워 했었습니다. 사실 아버지는 아들인 제게 참 잘 하셨는데도 나는 그런 아버지가 늘 무서웠었습니다. 네살, 다섯살 때 기억으론 무동도 잘 태워 주시고 썰매도 잘 만들어 주셨으며 거의 매일 저녘 식사 후 집 앞의 산책로로 산책가자며 식구들을 데리고 가
동요도 가르쳐 주시고 밤 하늘 별자리를 보기도 하셨죠. 그때 가끔 남산에선 불꽃 놀이 하는 모습도 볼 수 있었습니다.
서산 넘어 햇님이 숨박꼭질 할 때에
수풀 속에 놀러나온 아기별이 비쳤죠 ~~~
엄마야 누나야 강변 사~알자
들에는 반짝이는 그~음 모래빛 ~~~
많은 동요를 가르쳐 주셨었는데 이 두곡만이 기억이 납니다. 그렇게 자상하셨던 아버지가 왠지 늘 무서웠는데 생각 해 보면 그 이유는 아마 아버지로서의 위엄 때문이었던 것 같습니다. 아버지는 젊으셨을 때 권투를 포함하여 많은 운동을 하셨었다고 하셨습니다. 그래서인지 당시 아버지 알통은 우리 동네에서 아마 제일 컷던 것 같았습니다. 쌈박질도 잘 하셨다네요. 그래서일까? 암튼 아버지는 위엄을 느끼기에 충분한 분이셨습니다.
제가 초등(국민)학교 5학년 때 일인 것으로 기억 됩니다. 저의 꿈은 파일럿이었고 그래서인지 늘 비행기에 관심이 많았었죠.
그림을 그려도 비행기, 무엇인가 만들어도 비행기, 글을 써도 비행기 였었죠.
그토록 비행기에 빠져서 학교갔다 돌아오면 하는 일이 대개 비행기 만들기였는데
공부 할 때 쓰라고 사주신 책받침을 가위로 오려내어 비행기 프로펠러를 만들었고
그것을 창살같은 나무에 붙여 얼마나 센 바람이 만들어지는지 늘 시험을 반복 하는게 일이었었습니다.
그 꼴을 보다 못한 아버지는 내게 공부 할 것을 주문 하시기 시작하셨고 그 주문은 뺀질 거리고 공부를 피할수록 강도가 점점 세어져 갔습니다.
그러던 어느날, 그 날도 어김없이 비행기를 만들고 있었는데 아버지가 회사에서 일찍 귀가를 하셨습니다. 당시 아버지는 회사를 자전거로 출퇴근을 하셨었었는데 그 날 그렇게 일찍 오신 것이었습니다.
어쩐일이신지요? 하고 여쭈었더니 집에 잠시 볼일 보시고 다시 나가신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러시면서 비행기 만드는 것을 중지하고 공부 하라는 명령을 내리시는 것이었습니다. 평소처럼 단순히 공부 하라는 말씀이 아니고 반드시 하지 않으면 가만 안두시겠다는 투 였습니다. 나는 기겁을 하고 "네, 알았어요" 하고 답하고 만들던 걸 주섬주섬 치우고 책을 폈습니다.
그러나 공부 나처럼 지질이 안 해본 사람들은 아시겠지만 맘에도 없는 책 편다고 글자가 눈에 들어 올리 없는 것 이었습니다. 그저 하는 처럼만 하는 거지요. 저도 그랬답니다. 아버지는 안심이 되셨는지 회사에 가신다고 나가시더군요. 방문이 닫히기에 아버지는 회사 가셨으니 이제 책을 팽개치고 다시 비행기 만들자모드로 바꾸고 비행기를 만들려 재료를 다시 꺼내 놓고 있었습니다. 그 때 방문이 벌컥 열리며 아버지가 다시 들어 오셨습니다. 허걱 !!!!
뭘 두고 가셨다면서 수첩을 뒤적뒤적 찾아 가지고 나가시면서 공부 하라니까 !!! 라고 버럭 호통을 치시는 것이었습니다.
깨갱 ~~~ 눼 ~~~
다 ******가는 목소리로 답을 하고 꺼내던 재료들을 치운다음 책을 다시 폈습니다.
저의 그런 모습을 보시고 아버지가 다시 방문을 나가셨습니다. 그리고 잠시 시간이 지나자 나는 다시 책을 치우고 재료를 꺼냈습니다. 아버지는 회사에 가셨으니까.
앗 ! 그 때, 문이 배시시 열리더니 아버지 얼굴이 보이는 것이었습니다.
아~ 이런 된장 ~!!!!
어쩔줄 몰라하고 있는데 아버지가 문밖에서 다시 공부하라시는 것이었습니다.
네~~~~!!!!! 하고 답하고 책을 다시 폈습니다. 아버지가 또 들어오실까봐 계속 책을 펴고 보는 척 했습니다. 그런데 안 들어오시더군요. 확인까지 해야겠다 싶어서 밖으로 나가 보았습니다. 아버지는 자전거를 타고 막 출발 하셔서 한 50여미터 쯤을 가고 계셨습니다. 아~ 이젠 진짜 가셨구나.....하고 들어와 본격적으로 비행기를 만들기 시작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문이 빼꼼이 열리는 것이었습니다.
어구구 ~~~
아 글쎄 그 열린 문 틈으로 또 다시 아버지 얼굴이 보이는게 아닙니까?
"악 ~~~!!!!!"
어찌 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맞아 ******도 이젠 할 말이 없었습니다.
사바이 막힌 방안 이어서 도망도 갈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걸 포기 했습니다.
모든걸 포기하니 차라리 마음이 편해 지더군요. 다시 아버지와 눈이 마주 쳤습니다.
그래서 배시시 웃었더니 아버지도 기가 막히셨는지 허~ 하시며 같이 웃으시더군요.
공부 할께요오~~~~히이잉~~~ 그랬더니 그래 어서 공부 해, 공부해야 살길 열리지.... 하시더군요. 저는 알았어요. 하고 다시 책을 폈습니다. 아버지는 다시 자전거에 오르시고 회사로 가셨습니다.
한 십여분 지났을까? 그 때까지도 아버지는 오시지 않으셨습니다. 아, 이젠 정말 가셨나부다. 라고 생각하고 다시 재료를 꺼내서 비행기를 만들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열려져 있던 창문에서 아버지 기침 소리가 들리는 것이었습니다.
휙 돌아 창문을 보니 아버지 얼굴 엽모습이 삭 사라지는 것이었습니다.
으규규규~~~~
나도 아버지도 참 끈질긴 전쟁을 그렇게 치뤘었습니다.
아버지는 그날 밤 막걸리로 고주망태 떡이 되서 늦게 돌아 오셨었습니다.
아~ 미치긋당......
다음날 아침 해는 까만 숮검뎅이 해가 뜰것 같았습니다.
청곡 ㅡ 대학 기숙사에 있는 딸 하영이와 듣고 싶습니다. 비지스ㅡ파라다이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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