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나래 팝스콘서트 (16:00~18:00)

사연과 신청곡

목록

* 본 게시판의 성격과 맞지 않는 글이나 근거없는 비방 또는 광고성/도배성/중복성 게시물은 관리자가 임의로 삭제 할 수 있습니다.

척 베리
  • 2019.12.06 09:46
  • 작성자 : 지환
  • 조회수 : 242
지난주 토요일 척 베리 노래를 듣고 예전에 썼던 글이 떠올라 올려봅니다! 롤오버 베토벤도 신청합니다.

척 베리 (Chuck Berry. 1926~2017년)는 미국인 가수 겸 기타리스트이자 로큰롤 시대를 연 인물이다. 보통 사람들은 로큰롤 하면 '엘비스 프레슬리'를 떠올릴 지언정 척 베리를 연상하지는 않을 것이다. 내가 척 베리를 기억하는 이유는 세가지다. 첫째, 엘비스 보다 먼저 지구에 로큰롤 이라는 새로운 음악을 전파했다. 척 베리가 TV쇼에 나왔을 무렵 No.1 슈퍼 울트라 강대국 미국에는 잔잔한 올드팝이 대세였다. 전 세계에 달러와 함께 영어를 쉽게 전파하려고 느릿느릿한 노래를 찍어내듯 만들었을지도 모른다. 그런 와중에 척 베리는 돌연변이 였다. 듣도보도 못한 경박한 리듬에 말도 않되는 가사를 흥얼거렸다. '베토벤은 치워 버려, 차이코프스키에게 연락해(네 시대는 끝났다고!)~'. 

둘째, 척베리는 이 땅에 전자기타를 들고 무대 중앙에서 설쳐댄 첫번째 인물이다. 지금이야 너무나도 당연한 모습이지만 1950년대 미국의 콘서트와 쇼프로에서 기타는 배경음악 악기였다. 만년 조연이었던 악기가 돌연변이 가수 때문에 무대 중앙에서 '자우지 징징'하면서 주연으로 변신했다. 게다가 이 돌연변이는 기타치고 노래부르며 액션까지 도맡았다. 전자기타를 두드리며 오리걸음을 연기한 것이다! 안 그래도 경박스런 사운드에 말도 않되는 가사를 흥얼거리는데 눈꼴 사나운 동물 흉내까지 내니 기성세대가 척 베리에게 경멸스런 눈빛을 보내는건 당연했다. 이에 반해 태생적으로 어른에게 반기를 드는 젊은이들은 미친듯 열광했다. 

셋째, 쇼프로에서 오리걸음을 흉내낸 기타리스트는 유색인종이었다. 그때가 어떤 시절인가. 유색인종은 백인과 같은 학교를 다니지 못했고, 같은 화장실을 이용하지 못했고, 같은 술집에 다니지 못했고, 같은 의자에 앉지 못했다. 주류 기성세대들이 해괴망측한 음악을 하는 유색인종 엔터네이너를 얼마나 무시하고 깔 보았을지 상상이 간다. 그럼에도 척 베리가 활약한 것은 타고난 음악성과 혁신, 시대 변화를 포착하는 감성때문이 아닐까 싶다. 

1960년대에 꺼져가던 돌연변이 기타리스트의 인기를 되살린 이는 바다 건너 젊은이들이었다. 영국에서 막 떠오르던(?) 더벅머리 남자 4명은 척 베리의 노래들을 주구장장 연주했다. 지금처럼 전문적으로 대중음악을 가르쳐 주는 곳도 없었고, 있었다해도 돈 주고 배울 여력이 없었던 노동자 집안의 네 자식들은 미국 유색인종 가수의 노래를 교과서 삼아 연주하고 불러댔다. 그리고 정규앨범에도 이 돌연변이의 노래를 리메이크해서 싣었다.   

더벅머리 남자 4명 중 한명인 존 레논은 말했다. '로큰롤에 다른 이름이 있다면 그것은 척베리다'. 비틀즈의 기타리스트 조지해리슨은 1992년에 2장짜리 라이브 앨범을 내면서 마지막 곡으로 척 베리의 'Roll over Beethoven'(베토벤을 던져버려)를 골랐다. 이 정도면 척 베리를 '황제'라고 말하지는 못해도 '로큰롤의 시조새'타이틀 정도는 주어야 마땅할 것이다. 백인들도 황제 타이틀을 건드리지 않는 정도에서 척 베리를 용인한게 분명하다. 유색인종 기타리스트는 미국 로큰롤 명예의 전당 1회에 그 이름을 올렸으니까. 

0 / 200

1 / 1
  • 재밌는 글 잘 읽었어요~ 비틀즈 노래를 너무 자주 튼 것 같아 망설여지긴 하지만, 좋은 노래니까 선곡할게요 ^^ 오늘 한번 준비해보록 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환님~



2020.09.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