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조 한국노총 공식 출범... 의미와 과제는?

  • 입력 : 2019-11-25 14:57
  • 수정 : 2019-11-26 09:51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 "우리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

▲ 경기방송 인물초대석 사람을 만나다 인물초대석 "사람을 만나다" 2회
기 획 : 오인환 보도팀장
일 시 : 2019년 11월 25일 월요일 오전 8시 5분
출 연 :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 ▲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 [앵커] 최근 경제계, 노동계를 뜨겁게 달구는 소식이 있었습니다. 삼성전자 노조가 한국노총 산하로 공식 출범했는데요. 50년 만에 깨진 삼성의 무노조 경영에 과연 어떠한 변화가 일어날지 주목됩니다.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 만나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은호] 네 안녕하세요.

[앵커] 삼성전자 노조가 공식 출범식도 하셨고요. 한국노총 산하의 노조가 갖는 의미, 글쎄요 많은 의미가 있을 것 같은데요. 대변인님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이은호] 먼저 좀 노조 설립 경과를 잠깐 설명 드리면요. 지난 13일에 노조 설립 신고 절차가 마무리돼서 공식적인 법률 노조가 됐습니다. 그리고 사흘 뒤 16일에 출범식과 기자회견을 하고 한국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 참여하는 것으로 본격적인 활동이 시작됐죠.

지난주 월요일 18일에 경기도 화성 그리고 기흥, 평택, 아산, 구미, 광주 이렇게 6개 지역이 모두 삼성전자 사업장이 있는 곳인데요. 6곳에서 동시다발 선전전을 벌였습니다.

[앵커] 삼성 50년 동안의 무노조 경영을 펼치고 있었습니다. 이번 결정으로 어쩌면 시대가 변했다. 또 시대적 요구가 맞아 떨어진 결과로도 보입니다. 이번 노조 탄생을 바라보는 직원들은 반응은 어떤지요?

[이은호] 앵커가 말씀하신대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은 변화된 시대와 좀 맞지 않는 말이죠. 최근 들어 삼성의 노조 탄압과 부당 노동행위가 처벌 받으면서 저희 노조를 설립할 때는 드러내고 노조를 탄압하는 것은 아직까지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밖에서 볼 때는 작은 변화일 수 있는데요. 삼성 내부적으로는 큰 변화가 있긴 합니다. 그전에는 직원끼리 대화를 나눌 때 노동조합 이야기는 거의 하지 않았는데요. 노조가 사실 3개가 더 있습니다. 그런데 3개 노조는 아직까지 유의미한 활동은 없었고, 노조원도 많지 않았는데요. 어쨌든 그 노조 3개가 있을 때도 그런 분위기는 유지돼 왔었는데 이번에 한국노총에 가입된 삼성전자노조가 출범하고 난 뒤에 그리고 또 언론에 많이 보도되면서 직원들 사이에서는 "노조에 대한 얘기 들어봤냐", "노조에 가입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 이런 얘기가 스스럼없이 나온다고 합니다. 저희는 이런 분위기가 직원들의 노조가입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예상하고 또 기대하고 있습니다.

[앵커] 조금 전에 말씀하신대로 기존 3개 노조가 있었지만 조합원 숫자도 많지 않았고 활동도 별로 없었다고 말씀하셨거든요. 이번에 삼성전자 노조가 정식 출범하게 되면서 가입하는 직원들도 많이 생기고 있나요?

[이은호] 이걸 공식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려운 점이 있어요. 왜냐면 삼성전자만 한 10만 명이라고 얘기하는데요. 예를 들어 1만 명이라고 하면 많은 숫자인데 1만 명이 가입한다고 해도 10만 명에서는 10%밖에 되지 않고요. 언론에서는 400명이다 500명이다 이러는데 그러면 뭐 0.4%, 0.5% 그렇게 의미가 있는 숫자가 아니죠.

물론 이 숫자도 그동안 삼성전자 무노조 경영에 비춰보면 의미 있기는 한데, 말씀 드릴 수 있는건 언론 보도 보다는 많다.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고요. 무노조 경영이 이어져 오면서 삼성전자 직원들에게는 노조라는 것이 여전히 생소하고 낯선 것이 사실이거든요.

그리고 가입하는데 여러 장벽이 있는데, 저희는 노조 가입하는데 있어서 개인 판단 외 장애물들, 예를 들어 회사의 눈치, 주변의 눈치를 없애주기 위해서 현재는 비공개로 가입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 말씀드릴 수 있는 건 출범 이후 언론에 보도되면서 직원들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고, 가입으로 이어지고 있다. 그리고 지난 16일 출범식에서 삼성전자 진윤석 위원장께서 1차 목표가 1만 명이라고 얘기하셨는데요. 일단은 조급해하지 않고 차근차근 목표를 위해서 조직화에 나설 예정입니다.

[앵커] 출범식을 갖고 이제 일주일 남짓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 정말 시작이라고 할 수 있는데, 차근차근 나아가시겠지만 앞으로의 궁극적인 목표 계획이 있다면 어떤 것이 있을까요?

[이은호] 가장 발 앞에 떨어져 있는 과제는 아무래도 조직화죠. 아무래도 많은 조합원을 가입 시키는 게 우선이구요. 많은 사람들이 모여야 노동조합의 교섭력과 협상력이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예전에 영화 중에 켄 로치가 만든 빵과 장미란 영화 속에 "우리는 생각보다 큰 힘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이 나오는데요.

삼성전자 노동자들이 함께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그동안 삼성전자 직원들이 생각하지 못했던 큰 힘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우리 노조는 이런 힘들이 다른 삼성 노동자들, 예를 들어 최근까지 고공농성을 벌이고 있는 삼성으로부터 해고를 당한 김용희 씨나 수많은 삼성 노조들과 연대할 수 있는 데까지 나아갈 수 있기를 희망하고 있구요. 그래서 말씀하셨던 무노조 경영이라는 전근대적이고 구태의연한 삼성의 노동정책이 우리 사회에 발을 못붙이기를 희망하고 있습니다.

[앵커] 네. 50년 만에 생긴 삼성전자 노조입니다. 어떻게 보면 안에 있는 직원들 뿐 아니라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 역시 관심을 갖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 앞으로 어떤 활동을 하실지 지켜보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이은호 한국노총 대변인과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 믿고 듣는 뉴스 kfm 경기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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