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풍 보러 강원도까지 간다고? 수도권에도 설악산 뺨치는 단풍 명소'들'이 있다!

  • 입력 : 2019-10-18 19:20
  • 수정 : 2019-10-21 21:28
▪화성 남양읍 성모성지, 천주교 신자 박해지와 단풍으로 유명한 곳
▪군포 덕고개당숲, 3백년 동안 조선왕실 당제 지내. 길이는 짧지만 단풍은 절경
▪오산 독산성길, 고인돌 유적과 시내 전망 감상하는 명소
▪광명 도덕산, 광명 8경 가운데 1경. 단풍 볼거리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10월 18일(금)
■방송시간: 2부 저녁 7: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유쾌한 시사 함께하고 계십니다. 오늘 이 시간 여행 정보 살펴 드릴텐데요. 이제 계절도 가을의 절정으로 치닫고 있습니다. 얼마 전에는 뭐 강원 산간에 첫 눈이 내렸다라는 뉴스도 있었는데요. 이 얘기는 이제 단풍놀이 시즌이 다가 왔다는 의미가 되는 거죠. 제가 아파트 단지 앞 나무들을 좀 살펴봤는데 울긋불긋 빨갛게 물이 들기 시작한 것 같아요. 앞으로 가을산을 만날 수 있는 시간 그리 멀지 않은 것 같습니다. 경향신문 이윤정기자 연결되어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이윤정 경향신문 기자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이윤정입니다.

▷ 소 : 오늘은 단풍 명소를 소개해 주신다고요?

▶ 이 : 네. 벌써 단풍이 시작됐다고 해요. 강원도는 원래 예상보다 한 일주일 정도 빠르게 진행이 되고 있어서요. 대관령 오대산에 이미 지난 10일에 단풍 절정이 관측됐다고 기상청이 알려 줬는데. 보니까 단풍 절정이란 게 산 전체의 80%가 물들면 단풍이 절정이라고 하더라고요. 그러니까 이번 주는 정말 온 산이 울긋불긋하게 물들었을 텐데. 그나마 오대산도 지난 10일 이야기고요. 이번주는 아마 절정일 것 같습니다. 예상 시기가 원래 17일이었는데 무려 일주일 정도 빠른 시기에 절정에 다다랐고요. 서울권도 단풍이 들기 시작해서 한 11일에 북한산 단풍이 관측됐다고 하더라고요.

▷ 소 : 참고로 단풍이 시작됐다 라고 하면 산의 몇 퍼센트 정도가 해당되나요?

▶ 이 : 20% 정도인데요. 그런데 이것도 11일이니까 거의 일주일 전 이야기이기 때문에 이번 주말 경기북부권도 절정을 맞지 않을까 싶어요. 그래서 경기북부권 계신 분들 이번 주말에 서둘러야 하실 것 같고요. 남쪽은 사실 10월말 그리고 제주도는 11월 1일이 절정이라고 합니다. 절정부터 낙엽으로 떨어질 때까지 좀 시간이 있으니까 한 11월초까지는 단풍을 볼 수 있지만 그래도 이번 주말에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서둘러서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 소 : 정말 서둘러야 되겠네요. ‘때 좋다 벗님네야, 산수 구경을 가자스라’ 어디부터 가 볼까요?

▶ 이 : 오늘은 잘 안 알려진 곳과 또 유명한 곳을 섞어서 경기권 위주로 소개를 해드리겠습니다. 경기도단풍명소로 요즘 뜨고 있는 곳이 화성시 남양읍에 있는 남양성모성지입니다. 여기가 1860년 병인박해 때 순교자들이 순교한 곳이라고 해요. 굉장히 많은 신도들이 목숨을 잃은 곳인데 여기가 많이 안 알려져있어요. 사실 1991년에 처음 성모마리아에게 봉헌된다고 해서 천주교에선 처음으로 성모 성지로 공식 선포된 곳입니다. 그래서 한국 천주교에서 순례지로 많이 가는 곳인데. 과거 박해 시기 이곳에 천주교인들이 숨어 살면서 옹기를 구워서 연명을 했다고 해요. 그래서 도자기를 굽던 장소들도 많이 형성이 되어 있는데. 여기가 예전부터 지리적으로 서해안 군사적 요충지에 있어서 포구가 발달한 곳이기도 한데. 조선시대 많은 교인들이 고문과 처형을 피해서 이곳 남양읍 안쪽으로 숨어들어왔다고 해요. 여기가 나무로 참 우거진 곳인데. 지금도 가보면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여 있어서 좀 포근한 느낌이 들지만. 이게 옛날에는 으슥한 느낌이 아니었을까 싶어요. 그만큼 산자들을 산 채로 생매장하기도 했고 무시무시한 역사가 있던 곳인데. 나중에 1990년대 들어서 이곳이 다시 재조명을 받고 봉헌이 되면서 순례자들이 많이 찾는 곳이 되었습니다. 들어가시면 앞에 갈대숲이 좍 펼쳐지고요. 안에 성모상, 예수상, 순례자들을 기념하는 조형물들을 볼 수 있는데. 저는 이렇게 각 지역마다 유명한 성당이나 순례지 가면 마음이 좀 숙연해 지더라고요. 이곳이 단풍에도 둘러싸이고, 지금도 좋지만 성탄절 시즌에 가면 여기에 크리스마스 장식을 해 놔요. 은은한 크리스마스 장식까지 좀 즐기실 수가 있어서 한번 이 근처에 계신 분들은 남양성모성지로 산책 삼아서 가 보시면 좋을 거 같고요. ‘거기까지 가서 뭐 해’ 하시는 분들은 옆에 사감식당도 있고 제부도 까지도 가셔도 되고. 대하랑 해산물 철이니까 가셔서 산책도 하시고 맛있는 해산물도 드시고 오시면 좋겠습니다.

▷ 소 : 단풍 구경 갔는데 거기가 또 하필 한국 천주교회에서 처음으로 인정한 성모성지고. 역사공부도 하면서 돌아오는 길에 제부도 들러서 해산물도 많이 먹을 수 있다는...검색창에 남양성모성지를 검색하시면 되겠고요. 다음은 어디 가 볼까요?

▶ 이 : 네. 이번엔 군포에 있는 덕고개당숲을 소개해 드릴게요. 제가 여기 처음 취재할 때 2009년쯤이었는데. 수리산 근처에 있다고 하더라고요. 그래서 ‘수리산이 어디야’라는 생각을 했었는데. 그때 김연아 선수가 굉장히 유명할 때 이 군포 수리 고등학교를 나왔어요. 이 군포 수리고등학교가 있는 곳이 정말 도심인데 그 옆 숲으로 딱 들어가기만 하면 전원이 탁 나타나거든요. 이게 군포 덕고개당숲입니다. 여기가 유명한 이유가 역사적/민속학적으로 당숲의 의미가 뭐냐면 3백년 넘게 당제를 지내온 숲이라고 해요. 조선 왕실의 묘지부속림이고 3백년 넘게 우리 조상들의 제사를 지내온 곳인데. 당숲이 정말 작아요. 가보시면 길이 50m쯤 되는 굉장히 짧은 길인데 거기에 울긋불긋한 단풍이 들면 정말 아름다워요. 또 여기 앞에 저수지가 있어서 많이 오시는데요. 안에 들어가면 당숲이 나오고 인근 마을에 벽화가 그려져 있고 해서 ‘어, 이런 곳이 있었어?’하고 느끼실 수가 있습니다. 덕고개당숲이 너무 짧다, 하시는 분들은 근처에 수리산이 있기 때문에 등산까지 하시면 다채로운 단풍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 소 : 일단 수도권에 있고 가까워서 이동하기 좋은 거 같아요. 그럼 군포 덕고개당숲 말씀드렸고요. 다음은 또 어디 가 볼까요?

▶ 이 : 남한산성 꼭 가야죠. 여긴 너무 유명해서 사실 설명할 필요가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또 말씀을 드려야 되겠어요. 경기도에서 손꼽히는 단풍 명소죠. 아름다운 풍경도 화려한 단풍도 있고. 가장 좋은 건 걷기가 좋아요. 등산로 성곽이 잘 보존되어 있어서 특히 산행이 어렵지 않고 성곽길을 따라 쭉 걸으면 초보자들이 좀 걷기가 쉽기 때문에. 물론 또 하드코어 원하시는 분도 있습니다. 성곽길만 12km 니까 여길 다 걸으시는 분도 있지만.

▷ 소 : 그러다가 족저근막염 앓는 분 봤어요, 우리 회사에서.

▶ 이 : 그렇기 때문에 ‘난 그런 게 싫어’하는 분들은 1코스를 걸으시면 돼요. 여기가 남한산성 산책길의 가장 아름다운 풍경을 보여주는 장소라고 하는데요. 산성 종로 로터리에서 출발해서 북문 서문 거쳐 남문으로 이어지는 길입니다. 저도 주로 1코스를 이용하거든요. 여기 로터리로 내려오면 또 맛집이 많잖아요. 맛집을 좀 즐기셔도 좋고 시작되는 종로 로터리 바로 옆에 은행나무도 굉장히 장관을 이루고 있어요. 또 날씨가 좋을 때 여기 올라가면 주변 서울 시내가 한눈에 내려다 보이기 때문에. 지금 계절에 하늘이 얼마나 맑습니까. 정말 너무 아름답죠. 전 사실 겨울에도 산에 많이 가는데 산은 가을에 가야 제 맛이지요. 바스락바스락 낙엽이 꺼지는 소리 들으면서 울긋불긋한 단풍 감상할 수 있으니까, 이 근처에 계신 분들은 남한산성에 한번 이번 주에 다녀오시면 좋겠습니다.

▷ 소 : 남한산성은 사실 사계절 다 아름다운 곳이고요. 가을에도 좋습니다. 자 다음은 어디를 소개 받아 볼까요?

▶ 이 : 네. 오산에 계신 분들은 오산 독산성길에 가시면 좋겠습니다. ‘오산에서 가을을 맞이하는 곳이다’라고 말씀 많이 하시는데요. 여기 독산성 길은 독산성 유적과 도시의 풍경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여기도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곳이죠. 임진왜란 때 권율 장군이 왜구를 물리친 세마대가 있기도 하고. 선사시대 고인돌 유적지까지 있으니 몇 천년의 역사를 지닌 곳이기도 한데. 제가 지난번에도 한번 소개를 해드렸어요. 독산성길 전체보다는 독산성에서 고인돌공원까지가 추천하기에 가장 좋은 길이라고요. 여기가 다 오르는 것도 쉽지 않아요. 독산성이 숲이 우거져서 쌀쌀한 날씨에도 걸으면 땀이 나거든요. 가을 바람이 불어와서 산책하기가 참 좋고 독산성 성곽에 걸친 보적사에 오르면 시내 전망이 탁 트입니다. 그래서 보적사만 올라가셔도 좋고요. ‘나는 좀 다 걸어 보겠다’ 하신 분들은 굽이굽이 이어지는 성곽길 천천히 걸으면서 세마대, 삼림욕장, 오산 고인돌공원 이렇게 해서 쭉 걸어 보시면 가을이 정말 온몸으로 와 닿는 느낌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소 : 알겠습니다. 또 한 군데 더 가 볼까요?

▶ 이 : 좀 더 가까운 광명에 도덕산으로 가보겠습니다. 도덕책도 아니고 왜 이름이 이럴까 생각하는 분들 계신데. 정말 그런 의미가 있더라고요. 예부터 과거를 보러 도성으로 향하던 선비들이 머물면서 도와 덕을 이야기하던 곳이라고 합니다. 정말 반듯한 느낌이 들어요. 그런데 광명이 약간 긴 타원형으로 동쪽으로 길게 도시가 발달해 있고. 이 서쪽은 산들이 이어져있어요. 광명시를 대표하는 산이 도덕산, 구름산, 가학산, 서독산인데. 도덕산에서 시작해서 구름산이 이어지고 광명동굴, 가학산으로 산줄기가 쭉 이어집니다. 그래서 여기 종주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길이도 17km가 되고 도로 때문에 중간에 끊긴 것들은 육교로 이어져 있거든요. ‘난 종주가 싫어’ 하시는 분들은 도덕산만 가셔도 됩니다. 여기 도덕산 도덕정이 광명 8경 가운데 1경으로 꼽히는 곳인데. 도덕산 자체가 높이가 낮아요. 183m로 얕은 산이어서 쉽게 올라갈 수 있고. 쉽게 올라가긴 하지만 막상 올라가면 도시가 한눈에 들어옵니다. 등산 좋아하시는 분들은 봄의 야생화 때문에 이곳을 많이 찾으시거든요. 요즘에는 가을 단풍 명소로 이름이 알려져 있고. 내려오는 길에 인공폭포도 있고 특히 중요한 캠핑장이 있어요. 그래 서 여기가 정말 인기가 많더라구요. ‘나는 하루 캠핑 해야겠다’ 그런 분들은 여기 도덕산 캠핑장에서 하루 머무르셔도 좋겠습니다.

▷ 소 : 도를 아십니까, 덕을 아십니까... 과거 조선의 선비들이 과거를 보러 가면서 도덕산에서 도와 덕을 얘기하던 곳이라고 하네요. 오늘 도덕산까지 소개를 받았습니다. 오늘은 여기까지 듣도록 하겠습니다. 지금까지 경향신문에 이윤정 기자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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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