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조국 후보자 청문회에서 보인 자유한국당 질의 방식, 너무 미숙했다"

  • 입력 : 2019-09-06 19:09
  • 수정 : 2019-09-06 19:53
▪기자간담회 후 열린 조국 후보자 청문회...최성해 동양대 총장 발언에 집중.
▪최 총장 및 야당측 "상장은 조작...조국 후보자가 압력 가해"
▪여당측, "상장 일련번호 다 달라...관리를 제대로 안 했을 뿐 조작은 없다"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9월 6일 (금)
■방송시간: 저녁 6: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청문회가 우여곡절 끝에 오늘 10시부터 열리고 있습니다. 여러 의혹들을 두고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요.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와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 (이하 ‘최’) : 안녕하세요.

▷ 소 : 오늘 10시부터 조국 후보자 청문회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교수님은 죽 보셨어요?

▶ 최 : 네. 죽 봤습니다.

▷ 소 : 지금까지 나온 내용 중에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무엇인가요?

▶ 최 : 솔직히 주목되는 부분이 별로 없어요. 기자간담회에서 다 나왔던 이야기이고. 새로 나온 거라면 최성해 총장 관련한 동양대 봉사 문제잖아요. 그게 가장 새로운 거라 할 수 있을 텐데. 사실 그것도 양쪽 의견이 충돌하고 있고. 양쪽이 제시한 증거들이 검찰에서 확인하지 않으면 명확히 진위여부를 가릴 수 없는 부분들이 많아요.

예를 들어 야당은 일련번호랑 총장 직인을 이야기하면서 그게 조작된 거라 하잖아요. 그런데 김종민 의원과 박주민 의원이 제시한 증거를 보면 일련번호가 다른 게 18개 종류나 있고. 직인은 찍혀있는데 총장도 박사 없이 총장이란 말이 들어가고. 그러다 보니 관리를 제대로 안 한 거지, 일부러 한 사람을 위한 허위조작된 상장을 만들지 않았다고 이야기하고 있어서. 이건 검찰이 조사를 해서 그 결과가 나와야만 진위여부가 가려지지 않겠나...

그러면서 야당이 원했던 결과로까지 끌고 가지 못했던 것 같고 공방만 있었던 청문회가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 소 : 앞서 조국 후보자가 직접 기자간담회를 했고 자유한국당 의원들도 반박 기자회견을 했습니다. 그때까지 나온 이야기에서 멈춘다면 이후 추가된 것은 동양대 봉사활동이었어요. 이후 여론의 변화가 살짝 있었던 것 같은데 그래서 그 부분이 집중적으로 이야기된 것 같습니다.

▶ 최 : 최성해 총장이 검찰 조사 받고 나오면서 인터뷰를 했거든요. 적극적으로 본인의 의사 표현을 하면서 마치 이게 조작된 것처럼 말씀하시고 조국 후보자가 압력을 가한 것처럼 얘길 하다보니 그 기사가 나가면서 여론에 영향을 미친 것 같아요.

그런데 오늘 청문회가 끝나고 나면 여론의 향방은 또 모르겠어요. 왜냐하면 최성해 총장이 주장한 내용에 반박하는 여당 의원들의 이야기가 있었잖아요. 그리고 또 인터뷰를 했는데 상장에 도장을 받아왔다는 사람의 인터뷰도 언론에 공개가 됐어요. 그런 부분 때문에 여론의 향방이 또 바뀔 가능성은 충분히 있다....

찬성 여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이다가 반대 여론이 상승하는 추세를 보였잖아요. 오늘 청문회가 끝나고 나면 또 다시 여론이 출렁일 가능성이 충분히 있고. 현재 자유한국당 홈페이지에 들어가 보시면 야당 의원들의 질의에 대해 실망스럽다는 의견들이 많이 올라오고 있어요. 보수 진영에서도 그렇다는 거죠.

▷ 소 : 기사로 소개된 바에 따르면 “졌다”는 표현을 쓰고 있습니다.

▶ 최 : 맹탕 청문회가 되지 않았나 하는 실망감이 있는 거죠. 결정적 한 방이 없어서 이미 나온 이야기로 재탕 삼탕을 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안타깝다는 생각이 듭니다.

▷ 소 : 청문회를 보면 돋보이는 의원도 있고. 꼭 저런 식으로 질문해야 하는 의원도 있긴 한데요.

▶ 최 : 제가 아쉬웠던 부분은, 물론 여상규 위원장이 처음엔 중립을 지키려 노력하시더라고요. 그런데 우리 청문회가 바뀌어야 할 것 중 하나가 미국에서 청문회는 “Hearing"이거든요. 들으려고 하는 건데. 후보자가 답변을 하려고 하면 자꾸 끊고 말을 자르고. 말하지 마세요. 이렇게 얘기해버리면 들으려고 불러놓고 물어보는 건데. 오히려 의원들이 자기 생각을 말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쓰고 실제 답변할 기회를 안 주는 건 바꿔야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위원장 역시 당을 떠나 중립을 지켜야 하는데 그런 부분에서 제지를 했던 부분은 바람직하지 않다... 처음에 출발할 때는 싸우지 않아서 잘 하려나 했는데 진행되면서 또 소리 지르고 싸우고 실망스러운 장면이 재현된 것 같아 안타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소 : 후보자 검증을 하기 위해 국회의원들이 질의를 하지만 또 질의를 하는 국회의원을 국민이 평가하는 자리기도 하잖아요.

▶ 최 : 그리고 하나 더 있습니다. 김진표 의원이 조 후보자의 딸이 생년월일 바꾼 것에 대해 지적했어요. 그리고 든 이유가 부산대 의전원에 가기 위해 출생을 2월에서 9월로 바꿨다고 주장했거든요. 그런데 의전원 합격증에는 원래의 2월로 기재돼 있어요. 그럼 김진표 의원의 이야기에 앞뒤가 안 맞는 거잖아요. 이런 부분도 조사를 잘 해서 얘기했으면 좋을 텐데. 그게 미흡해서 본인이 한 말의 신뢰성이 떨어져버렸죠. 준비가 부족하지 않았나 하는 안타까움이 있습니다.

▷ 소 : 그럼 돋보이는 의원은 누굽니까?

▶ 최 : 저는 박주민 의원이 차분하면서도 자료와 증거를 가지고 얘기한 모습에서 긍정적 평가를 주고 싶습니다. 물론 원래 소리 지르는 스타일도 아니시잖아요. 차분히 이야기하면서 본인이 자료를 가지고 논리적으로 설명하는 부분에서 듣는 사람에게 설득력을 주는 좋은 질의 자세라고 생각했습니다.

▷ 소 : 앞서 청문회에서 후보의 답변을 듣지 못하게 한다고 말씀하셨는데. 많은 국민들도 그렇게 느끼실 것 같습니다. 청문회 제도 자체의 운영 방식에 바꿔야 할 점이 없을까요? 제가 보기엔 의원이 7분 다 쓰고 답변할 기회를 안 주더라고요.

▶ 최 : 그러니까요. 사실 7분이라는 게 의원 질의시간만 해당되는 거거든요. 그러니까 7분 동안 질문을 쓸 수 있어요. 답변시간이 들어가진 않으니까요.

제가 생각할 때 말을 못하게 하는 이유는 단 한 가지에요. 해명할 기회를 안 주려고 하는 거죠. 본인의 주장을 더 강하게 어필하려고 하니까 그렇게 하는 건데 저는 그게 실수라고 보거든요.

왜냐면 물어보고 답을 듣고 거기서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야 하거든요. 그래야 답하는 사람 입장에서 실수를 할 수 있으니까. 그런데 본인이 준비한 질문만 하려고 하고 설명도 막 하잖아요. 그러면 본인의 말이 먹힐 거라 생각하시지만 보는 국민들은 안 그렇습니다. 후보자가 어떤 생각을 갖고 있고 어떻게 답변하는지 듣고 싶어하는 마음이기 때문에. 그럼 들을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데 그렇지 않기 때문에 문제고.

두 번째 질문을 받고서 연관된 질문을 던지면서 계속 파고 들어야 해요. 그래야 후보자 입장에서 당황하기도 하고, 생각하지 않은 발언을 은연 중에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기회를 놓치는 것입니다. 호통치고 자기 얘기만 하고 말 짧게 하라고 하고. 이런 식으로 질의하는 건 결코 본인에게도 도움이 안 되고 국민의 이해에도 도움이 안 되는 행동이란 생각이 듭니다.

▷ 소 : 국민 입장에서도 청문회 제도를 바꿔야 하는 것 아닌가 그런 의문이 드실 수 있을 것 같아요.

▶ 최 : 그럼요. 그런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고 봅니다.

▷ 소 : 지금까지 나온 청문회 내용 중 조국 후보자 임명에 영향을 가장 많이 줄 수 있는 부분은 뭐라 보세요?

▶ 최 :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나진 않았지만. 지금 나온 범죄의혹에 조국 후보자가 알고 있거나 개입했거나 드러난 건 없거든요. 공방만 있습니다. 서로 의견이 다르고 의혹을 제기하지만 그것을 뒷받침할 명확한 증거는 나오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에.

그런데 이 와중에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포렌식 자료랑 생활기록부를 가지고 이야기하잖아요. 그게 또 유출 논란으로 옮겨가고 있어요. 서울교육청에서 발표했더라고요. 한영외고의 한 선생님이 접속한 기록이 발견됐답니다. 물론 그 분이 직접 유출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조국 후보자의 딸의 생활기록부를 본 증거는 남아 있답니다. 그래서 그 사람을 검찰에서 수사요청했다고 보도가 됐는데. 만약 이 분 또는 누군가가 그 정보를 빼서 야당의원에 전달했을 가능성으로 유추해볼 수 있어서 이게 또 다른 논란으로 번지고 있습니다. 질의를 하더라도 적법한 선에서 해야 하는데 만일 개인정보법을 위반했다면 도리어 야당에서 역풍을 맞을 수 있는 거죠.

또 하나 결정적으로 검찰 수사 결과에 부정적인 결과가 나온다고 하면. 예를 들어 표창장을 누굴 위해 특별히 만들었다고 하면 큰 문제가 될 수 있죠. 하지만 서로 의견이 다르고 검찰 수사가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지금 크게 문제가 될 가능성은 낮다...임명을 못할 만큼의 큰 흠결로 작용할 가능성도 낮은 것으로 볼 수 있겠습니다.

▷ 소 : 검찰 수사 말씀을 하셨는데. 요새 청와대와 검찰이 부딪히는 모습이 보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봐야 할까요?

▶ 최 : 일단 청와대는 검찰에 의혹을 갖고 있어요. 검찰의 포렌식 자료 같은 게 유출된 것처럼 보이잖아요. 피의사실 공표라는 표현도 쓰고 있고. 검찰에서만 알 수 있는 내용이 어떻게 야당의원들에게 건너갔느냐 의심을 품고 있는 거죠. 그 배경에는 검찰개혁을 하려는 조 후보자 임명을 검찰이 조직적으로 못하도록 하는 것 아닌가 하는 의혹을 품고 있는 거죠.

또 어제인가 그제인가 한 검사가 검찰 내부통신망에 조국 후보자 임명을 반대한다, 이런 글을 올렸고. 대체적으로 공감하는 댓글들이 달렸어요. 그걸 보면 검찰 내부에서는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임명을 거부하는 여론이 더 크지 않나. 이런 여론이 보여지니까 청와대와 여당 입장에서는 검찰이 조직적으로 검찰개혁에 반발해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것으로 보고 견제구를 날린 것이 아닌가 볼 수 있습니다.

▷ 소 : 오늘 문재인 대통령은 순방에서 돌아왔습니다. 조 후보자를 임명할 것으로 예상을 많이 하고 있는데. 임명 후에는 어떤 상황들이 벌어질까요?

▶ 최 : 일단 임명을 하게 돼도 검찰 수사는 계속 할 거고요. 검찰 수사 결과에 따라 어떻게 달라질지는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나마 자유한국당이 꺼낼 수 있는 카드는 장외집회나...

▷ 소 : 국정조사 특검 이야기도 나오던데요.

▶ 최 : 특검은 당장 꺼내지는 않을 것 같아요. 왜냐면 야당이 검찰을 응원하고 있잖아요. 특검 카드를 꺼내려면 검찰이 수사를 제대로 안 한다는 논리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 검찰이 여당에 편파수사를 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진 않잖아요.

그리고 검찰도 특검을 하는 걸 좋아하지 않습니다. 특검을 하자는 이야기는 검찰을 못 믿겠다는 거잖아요. 그런데 야당은 오늘 검찰 수사를 상당히 신뢰하는 발언을 많이 했기 때문에 특검 카드를 꺼내진 않을 것 같고요.

장외집회 또는 해임 건의안을 내려는 시도는 할 수 있다고 봐요. 바른미래당이나 다른 야당과 함께. 그런 것들이 가능한 시나리오 아닌가 생각합니다.

▷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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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