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원천동 원룸 밀집 지역에 무슨 일이? 수백명 입주자들 '길거리 나앉을 판'

  • 입력 : 2019-06-20 17:00
  • 수정 : 2019-06-21 10:29
전세금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 아우성 "결혼도 미뤄" "물 끊겨 씻지도 못 해"
원천동, 망포동, 신동 일대 8백여 세대 5백여억 원 달할 듯

전세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들이 살고 있는 수원시 원천동 일대의 원룸 밀집 지역 [앵커] 수원 원천동의 한 원룸 밀집 지역에서 집주인이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돌려주지 못하면서 세입자들이 집단 반발하고 있습니다.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 규모만 수 백억 원에 달하는데요.

계약 기간이 만료되는 세입자가 계속 발생함에 따라 피해 규모는 더 늘어날 것으로 보입니다.

보도에 서승택 기자입니다.

[리포트] 지난 2017년 5월 수원으로 직장을 옮긴 박 모 씨는 수원시 영통구의 한 원룸을 계약했습니다.

계약 기간 2년이 만료되는 지난 5월 박 씨는 전세보증금을 돌려받기 위해 집주인에게 연락을 했습니다.

하지만 집주인은 그대로 잠적했고, 결혼을 앞둔 박 씨는 1억 4천만 원의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결혼도 무기한 연기했습니다.

피해자 박 모 씨입니다. (인터뷰) "내년 2월로 결혼을 예정하고, 준비하고 있었는데요. 이 돈이 큰 돈이다보니까 돈을 보태서 서울로 전세 구해서 들어가려고 하고 있었어요. 돈을 뺴려고 하다 보니까 집주인이 연락이 안돼서 그 돈이 없어지고 결혼 자체를 미정으로 무기한 지연을 시키고 있습니다."

또다른 피해자 김 모 씨는 이미 지난 2017년 12월 17일 계약이 만료됐지만 전세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해 여전히 해당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김 씨는 집에서 씻을 수조차 없습니다.

관리비 미납을 이유로 수도가 끊겼기 때문입니다.

피해자 김 모 씨입니다. (인터뷰) "관리비를 안 내기 시작한 거죠 4월인가 5월부터 이번 달 초부터 수도 끊겼어요 지금도 불편해요 왜냐하면 물을 못 쓰니까 세탁기를 돌려야 되는데 못 돌리니까 그런 것도 불편하고 또 급하면 화장실을 써야 하잖아요 그럼 또 물을 내려야 하는데 물을 못 내리니까 악취가 좀 나고 그렇죠."

집주인 변 모 씨가 임대사업을 하는 곳은 수원 원천동과 망포동, 신동 일대 26개 건물, 모두 820여 세대입니다.

하지만 변 씨가 정당한 이유 없이 기한이 만료된 세입자들에게 전세금을 반환해주지 못하고 있는 상황.

변 씨는 최근 세입자들과 두 차례 만남을 가졌지만 전세금 변제에 대한 어떠한 계획도 밝히지 않았습니다.

피해 규모가 5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되면서 세입자들의 불안감은 눈덩이처럼 커져가고 있습니다.

KFM 경기방송 서승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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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