흉기 들고 활보한 남성 훈방→입원, 주민 가슴 철렁

  • 입력 : 2019-06-14 17:19
  • 수정 : 2019-06-14 18:07
수원서 정신질환자 흉기 들고 돌아다녀
경찰, 처음에는 범죄 혐의 없어 훈방 결정
주민 반발 이후 입원 조치로 변경

[앵커] 어제 수원에서 한 정신질환자가 흉기를 들고 거리를 배회해 주민들이 불안감에 떨었습니다.

경찰은 이 남자를 훈방하기로 결정했다가 주민 항의가 있자 다시 입원 조치를 했는데요.

정실질환자에 대한 경찰의 대응이 일관적이지 않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보도에 이상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어제 오후 2시쯤 수원시 호매실동에서 한 남성이 흉기를 들고 동네를 배회하고 있다는 소식이 단지 내 안내 방송을 통해 전해졌습니다.

주민들은 급히 아이들을 대피시키는 등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습니다.

호매실동 주민입니다.

(인터뷰) "집에서 안 나왔죠. 무서워서. 7살짜리 애 아빠가 학원에 손잡고 데려다주고, 어제 뭐 난리가 났어요. 애기들 엄마가 학교에 데리러가고 그랬어요."

다행이 사고는 없었고, 흉기를 들고 다니던 48살 A 씨는 5시 반쯤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경찰 조사에서 A 씨는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며 "칼은 차(茶)를 우릴 때 쓸 나무를 다듬느라 들고 다녔다"고 진술했습니다.

경찰은 A 씨가 범죄 혐의가 없다고 판단해 훈방을 결정했습니다.

경찰 관계자입니다.

(인터뷰) "해프닝이죠. 이 분이 다른 사람을 위협하거나 그런 건 없으니까요. 형님 오시라고 해서 사연 설명하고 이런 부분 자제 좀 해 달라 요청하고요."

▲ 훈방 소식에 대한 주민들 반응

하지만 이런 사실이 알려지자 주민들은 온라인 커뮤니티에 불안감을 호소하고 경찰에 확인 전화를 하기도 했습니다.

이후 경찰은 보호자의 동의를 얻어 A씨를 인근 정신병원에 입원하도록 조치했습니다.

한편, 어제 서울에서는 신대방역 인근 초등학교 앞에서 정신질환자가 흉기를 들고 돌아다녀 경찰이 긴급 입원을 시켰습니다.

정신질환자의 강력범죄에 대한 사회적 우려가 큰 만큼 경찰이 유사 사건에 대한 예방 조치 등 명확한 가이드라인을 세울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KFM 경기방송 이상호입니다.

2024.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