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만 걸린다는 '홧병', 이곳만 눌러보면 알 수 있다?

  • 입력 : 2019-06-05 19:03
  • 수정 : 2019-06-06 04:27
◈화를 참으면 생기는 ‘화병’...신체적 질환까지 나타나.
◈화병 자가진단...명치 윗부분 뭉친 근육 만져지면 ‘화병’
◈시호, 진피 등 약재로 쓰여...카페인, 에너지 드링크는 피해야
◈취미생활, 가족 협조 동반돼야 치료 효과 커.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방송일시: 2019년 6월 5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7:1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만희 소리청 보성한의원 원장

▷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화가 없는 사람도 있을까요. 마음속에 막 화가 끓어오르고 그러는데 그걸 어떻게 배출해내느냐도 굉장히 중요한 거 같거든요. 오늘 그런 얘기를 좀 나눠 볼까 합니다. 최근에도 보면 화가 화를 부르는 범죄들이 자주 일어나기도 하고. 그런 것들이 이제 분노조절장애라고도 하고 또 화병이란 얘기도 있고. “한국 사람만 화병 있다더라” 이런 얘기도 있고 그런데. 모셔서 얘기를 나눠 보도록 하겠습니다. 소리청 보성 한의원의 이만희 박사님 원장님입니다. 안녕하세요.

▶ 이만희 소리청 보성 한의원 원장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이만희입니다.

▷ 소 : 박사님은 욱하는 성격이십니까?

▶ 이 : 옛날엔 그랬던 것 같아요.

▷ 소 : 주로 어떤 걸로 욱하세요?

▶ 이 : 주로 일을 하면서 성취하려고 할 때... 저는 한의사협회 일을 많이 했는데 억울한 일이 있거나 일이 잘 안 올 때 화를 내죠.

▷ 소 : 부하 직원이 많이 힘들었을 것 같은데요. 말씀 안 하시는군요.

▶ 이 : 노코멘트하겠습니다.

▷ 소 : 알겠습니다. 화 없는 분들이 있을까 싶은데. 오늘 화와 관련해서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의학에서 화가 많으면 어떤 질병이 일어난다는 이야기가 있습니까?

▶ 이 : 일단 화는 우리 몸에 필요한 거고요. 한방에서는 물과 불로 비유적으로 많이 이야기하는데. 불도 생리적인 불이 있고 병리적인 불이 있고. 생리적인 불은 필요하죠. 사랑의 감정이라든지 아니면 번식이 필요한 성기능 이라든지, 체온유지라든지. 그것도 다 불이거든요. 반면 병리적 불은 ‘화’라고 부르는 거죠.

▷ 소 : 화를 가슴에 담고 있으면 어떤 질병이 생깁니까?

▶ 이 : 우리가 화병이라고 할 때 화는 불 화(火)자 ‘화병’이고요. ‘화를 낸다’ 할 때는 노할 노(怒)자를 쓰는데. 사실 이 두 개를 혼동하는 경우가 있어요. 하지만 엄밀하게 말하면 다른 겁니다. 분노의 ‘화(火)’는 단순히 화를 내는 것인데. 우리나라에만 있는 질병이라고 해서 할 미국의 병명에도 ‘화병’으로 등재돼 있죠. 주로 오랜 시간 억눌림... 참고 사는 사회적인 구조 안에서 일어나는데. 조화로움을 지키기 위해 튀는 행동을 싫어하는 환경. 또는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고부 관계의 또는 가부장적 남편이나 여러 가지 억울한 누명...이런 것들이 오랫동안 지속되거나 반복되거나 누적됐을 때 그걸 참으면서 감정적 변화 외에 신체적 질병까지 증상으로 보이면 ‘화병’이라고 하는 거죠.

▷ 소 : 감정이 쌓이고 쌓이다 보니까 신체적으로도 질병이 생기는 것을 ‘화병’이라고 한다.

▶ 이 : 예.

▷ 소 : 결국 참는 과정이 누적이 되는군요.

▶ 이 : 그렇지요.

▷ 소 : 그럼 분노조절장애라고 하는 건 참는 적이 없는 거예요?

▶ 이 : 보통 사람보다 훨씬 많은 양의 감정표현을 하게 되면... 가벼운 분노는 누구나 있을 수 있잖아요. 만약에 축구에서 어제 졌다면 화나죠. 그런데 화났다고 바깥에 나와서 누굴 폭행을 한다든지 욕설을 한다든지 하면 이해가 안 가잖아요. 우리가 이해하지 못할 수준의 화를 낼 때는 분노조절장애인 것이고요 화병은 그럴 만한 사인이 너무 오랫동안 있었는데 그걸 분출하지 못해서 답답함이나 통증도 오고요. 기타 다른 여러 가지 증상들을 동반하게 되지요.

▷ 소 : 화병이 터지는 경우와 분노조절이 안 되서 터지는 경우에 증상이 같을 수도 있는 겁니까?

▶ 이 : 그렇지요. 같은 양상을 보이기도 하고 사람에 따라서 질환이 심해지는 사람도 있고. 분노를 표출하는 분도 있고. 또는 아주 중증우울증 상태로 표현되는, 그래서 자살을 시도한다든지 하는 분들이 울화병의 연장선상에서 화병이라고 보기도 합니다.

▷ 소 : 화병으로 찾아오신 분들도 직접 상대 하셨을 거 아니에요. 그런데 한의원에서 심리적인 상담을 해주시는 것은 아니잖아요.

▶ 이 : 심리적인 상담도 하죠. 어떻게 헤쳐 나가는 것이 좋은지. 사실 약물에 의해서 많이 개선되지만 약만 가지고 되는 건 아니고요. 대부분은 가족 중에 원인이 있거든요. 금전적인 문제, 혹은 범적인 문제일 수도 있지만... 그래서 가족이 옆에서 협조해 주고 환경을 만들어 주면서 취미 생활이 라든지 기타 여러 가지 즐거운 일을 찾거나 약물. 이렇게 세 가지를 합하면 웬만한 화병은 커버할 수 있습니다

▷ 소 : 상담을 해 주셨을 때 가족의 환경이 바뀌나요?

▶ 이 : 가족이 다같이 오게 만들죠. 주로 남편이 많기 때문에... 시어머니라도 남편이 커버를 좀 해 주는 게 좋겠고요.

▷ 소 : 남편이 많다고 하는 건 남편에 의해서 생긴 화병이 많다는 건가요?

▶ 이 : 그렇죠. 지금 세대는 많이 안 그렇지만 가부장적인 문화 때문에 여성들이 참고 살면서 시집살이 하는 경우가 많이 있잖아요. 그런 것들을 해소하려면 남편이 이해해주고 당사자가 풀어줘야만 되거든요. 그리고 화병인지 아닌지 금방 알 방법이 또 있어요. 꾀병 인지 아닌지 아는 방법도 있어요. 실제로는 남편이 더 스트레스 받고 여성은 화병이 아닌 경우도 간혹 있거든요.

▷ 소 : 그럼 그걸 어떻게 아나요?

▶ 이 : 듣고 계신 청취자 분들도 해보실 수 있다면 좋겠는데. 양 유두선의 정중앙에 혈자리는 전중혈인데.

▷ 소 : 명치보다 조금 더 위인 거죠?

▶ 이 : 예. 유두가 만나는 자리, 정 중앙선을 손으로 만져보면 되는데요. 가는 사람은 연필심 정도, 굵은 사람은 엄지손가락 정도의 5cm에서 10cm 정도 되는 굵은 지방 덩어리가 만져져요. 여기를 만지면 무척 아파요. 주로 여성이 많이 생기고요. 안 아프시다면 억울하진 않은 거예요. 억울하게 참을 정도는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사회적으로 남성의 문화적인 위치가 그런데. 여성은 진짜 할 수 없이 찾는 경우가 많거든요. 그런 분들은 눌렀을 때 통증도 굉장히 심한데. pd님, 한이라는 글자 아시죠? 그게 실제로 이 한이에요.

▷ 소 : 만져지는 게요?

▶ 이 : 예. 가슴에 한이 맺힌 거죠. 마음 심(心)에 뿌리 근(根)자를 써서 한문으로 쓰잖아요. 마음 심장에 생기는 뿌리인 거예요.

▷ 소 : 그걸 한이라고 하는구나. 저는 뭐가 올라온 게 없네요.

▶ 이 : 그 부분이 여성분들은 굉장히 크게 발달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지금 눌러보시고 ‘엄청 아픈데’ 하면 다른 분들이나 남편의 가슴에도 똑같은 위치를 눌러 보세요. 아프다는 소리 잘 안 할 겁니다. 그러면 화병일 확률이 대단히 높죠.

▷ 소 : 그럼 화병을 어떻게 치료를 해요?

▶ 이 : 아까 말씀드린 환경 조성 이라든지 본인이 스트레스를 풀 만한 것들. 운동을 한다든지. 그렇게 하면 가슴에 올라왔던 것도 점점 낮아져요. 물론 완전히 사라지진 않아요. 체질적인 요소도 좀 있거든요. 태음인들이 많고 여성이 많고 그렇긴 한데. 약을 쓰면 크기와 증세도 줄어들고요.

▷ 소 : 주위에서도 달라진 것 같다 느낄 정도로요?

▶ 이 : 특히 본인이 느껴요. 속으로 참는 유형들이기 때문에 화난 걸 나만 알거든요. 그런데 안 나죠. 물론 신경안정제가 들어서 그런 건 아니고. 충분히 그런 약효를 가진 약재들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시호’ 라고 해서 한의사 분들이 굉장히 많이 쓰는 약이고요. 특히 스트레스를 받는 현대인들한테 점점 많이 필요해지는 약이죠. 시호 외에도 황금, 황년, 청피, 진피 등도 주로 쓰입니다. 이때 진피는 귤껍질 이거든요. 지난번에 감기예방에도 쓴다고 했지만.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약으로도 응용 하고요.

▷ 소 : 귤껍질을 말려서 향을 맡아도 나아집니까?

▶ 이 : 좋죠. 그 연장선상에 아로마가 있는 거거든요. 조그만 로즈마리 하나 사서 놓고 스트레스 받고 일어난 아침에 화분을 쳐다보면 서 흔들어주면 확 향기가 올라오거든요. 그러면 머리도 맑아지면서 스트레스가 내려가는 같은 기분을 느끼죠. 왜냐하면 스트레스를 받을 때 아드레날린이나 노르아드레날린이 왕성하게 분비가 되기 때문에 이때 후각으로 안정화시켜줄 수 있는 향을 맡으면 신경전달물질이 안정 상태가 되거든요.

▷ 소 : 화분 놓는 거는 간단하네요. 사실 약은 내가 직접 구하기는 어렵잖아요.

▶ 이 : 구한다고 무조건 되는 게 아니고 그 분의 병증에 맞춰야 됩니다. 위장에 스트레스가 겹쳐 왔는지 수면으로 왔는지에 따라, 통증으로 오기도 하고, 불안증처럼 오기도 하고요. 그러면 약이 달라지니까요. 그 진단은 병원에서 알아서 할 일이고. 일상생활에서는 운동과 아로마 또는 취미생활, 가족의 협조 이런 것들이 동반되면 어렵지 않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특히 여성은 가정을 안정시키고자 하는 욕구가 높기 때문에 문제가 생겨도 스스로 참아 버리는 경우가 많아요.

▷ 소 : 드러내면 크게 번질까봐요?

▶ 이 : 그렇죠. 그래서 그런 것이 누적돼서 많이 참을수록 화병이 되죠. 참지 않는 것도 한 방법인데 분노로 표출하는 것이 아니니까. 그럴 때는 친구와 수다를 떨거나 음악을 듣는다든지 이런 것들을 통해서 속에 있는 것들을 풀어내주게 되는데.

▷ 소 : 말 많은 분들 보면 한이 많으시구나, 생각하면 되는 건가요?

▶ 이 : 그것으로 스트레스를 풀어도 좋다란 뜻입니다.

▷ 소 : 약 말고 화병에 좋은 음식은 따로 없어요?

▶ 이 : ‘한’은 단순히 스트레스로 똑같이 생각하시면 되구요. 화가 나면 얼굴이 빨개진다든지 혈압이 높아질 수가 있는데 그럴 때 녹차 같은 걸 먹음으로써 낮춰줄 수 있죠. 반대로 카페인이나 에너지 드링크들은 피해 주시는 게 좋고요. 커피도 일시적으로 안정 효과가 있기 때문에 블랙커피로 드시는 게 좋고요. 그것도 안 되면 잠시 생각해 보면 됩니다. ‘15초 룰’이라는 것도 있잖아요. 15초 지나면 화가 가라앉는다고 하는데. 과연 내가 지금 화난 정도가 이 상황에서 적절한가... 생각해 보면 됩니다. ‘내가 좀 세게 화를 내고 있나, 이게 적절한가’ 생각하다 보면 화가 가라앉죠. 그런 방법도 괜찮습니다.

▷ 소 : 그런 경우 있잖아요. 다른 사람들은 저만한 일로 화를 안내는데 별 것도 아닌 걸로 화를 분출하시는 분들 계시잖아요. 그것 때문에 주위 분위기도 안 좋아지는데. 그런 분들에게 뭔가 주위에서 해줄 수 있는 방법은 없습니까?

▶ 이 : 자기 안에 그만한 스트레스와 억울함을 가지고 있는 분이라면 해소해야 하는데. 그걸 남한테 풀어서 피해를 주는 분들은 결국 본인이 환자라는 걸 인지해야 합니다.

▷ 소 : 그런데 환자라고 이야기하면 또 화를 내시잖아요.

▶ 이 : 그렇죠. 그래서 병원에서 의사가 얘기하면 거부 못하기 때문에 본인이 병으로 인지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화병이 줄어듭니다. 그리고 화를 내는 분이 보통은 아랫사람에게 화를 내기 때문에 당하는 사람들은 얘기를 못 하니까 버릇이 더 나빠지죠.

▷ 소 : 그래서 그러면 아랫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되냐는 거죠.

▶ 이 : 그 해결이 안 되는 문화가 한국이나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동양권 나라들에 있어서 화병 환자가 많아진 거고요. 외국 사람들은 존댓말도 없잖아요. 큰 억눌림이나 위계질서 부분에서는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에 덜 쌓이고. 또 그런 일이 생기면 더 위에서 컨트롤 될 수 있는 상부조직이 존재해야 건강한 사회라고 볼 수가 있죠. 환자 분이 있다면 치료를 받아야 되기 때문에 투서로라도 진정을 넣어서 조직을 위해 수술을 할 필요가 있는 거죠.

▷ 소 : 쉽지는 않네요. 고양이 목에 방울 달기인 거 같기도 하고.

▶ 이 : 그렇죠. 문제는 제일 위에서 그런 문제를 발생시키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우리나라에서도 한 항공사에서 그런 일일 있었잖아요. 그런 경우가 화병이겠어요? 그건 억울함이 아닌 분노조절장애인 거죠. 밑에 사람이거나 여성이거나 핍박받거나 힘없는 사람들이 주로 억울함을 느끼고...그것이 화병이 되는 거죠.

▷ 소 : 오늘 시간이 다 돼서 여기까지 들어야 될 것 같습니다. 이만희 박사였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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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3.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