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폭력 가해 여성 10년새 1.4배 증가
남편의 폭력에 맞대응이 원인 지목
[앵커] 가정폭력의 피해자인 여성이 가해자가 되는 경우를 간혹 볼 수 있는데요.
이렇게 여성이 가정폭력의 가해자가 되는 경우가 점점 늘고 있습니다.
이상호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12일 밤, 40살 여성 A 씨는 수원 세류동의 자택에서 남편의 배와 종아리를 흉기로 찔렀습니다.
A 씨는 경찰 조사에서 “남편의 가정폭력을 참다 못해 흉기를 휘둘렀다”고 진술했습니다.
이처럼 여성이 가정폭력 가해자가 되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최근 한국가정법률상담소가 발표한 <2018년 가정폭력행위자 상담통계>에 따르면 가정폭력에서 여성 가해자의 비율이 10년 전보다 1.4배 늘어났습니다.
가정폭력 피해자였던 여성이 남편의 폭력에 맞대응하거나 반격하는 과정에서 공격적인 행동인 '폭력'을 선택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곽금 여성긴급전화1366 경기센터장입니다. (인터뷰)“지금까지는 가정폭력인지도 모르고 살았는데 여러 가지 홍보를 통해서 가정폭력은 범죄라는 것을 알고, 그리고 미투 등으로 내 목소리를 낼 수 있는 사회 분위기가 만들어지고 있잖아요. 그래서 여성 가해자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문제는 기존에 경찰서나 여성지원단체에서 진행하는 가정폭력 예방이 대부분 피해 여성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데 있습니다.
평소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 교육은 찾아보기 힘들고, 가해 남성에 대한 상담 프로그램도 강제성이 없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곽금 센터장입니다. (인터뷰)“모든 가족을 힘들게 하는 사람은 절대 문제의식을 느끼지 못하니까 상담을 하려고 하지도 않고 행동의 변화를 갖지도 않아요. 그런데 당하는 사람은 너무 힘드니까 이 방법 저 방법 다 찾아보는 거죠. 바뀌어야 할 곳이 안바뀌는거죠”
전문가들은 일반 남성을 대상으로 하는 가정폭력 예방 프로그램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말합니다.
또 초동조치에 나서는 경찰이 가해 남성에게 처벌 가능성을 분명히 고지하는 등의 적극적 조치도 중요하다고 덧붙였습니다.
KFM 경기방송 이상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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