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캔에 만원이었던 편의점 수입 맥주, 올해는 보기 힘들다?

  • 입력 : 2019-01-21 19:23
  • 수정 : 2019-01-22 00:33
오늘도 우리 생활 전반의 알쏭달쏭한 경제뉴스 알려드립니다. 대형유통업체가 온라인 쇼핑몰과 경쟁하면서 소비자에겐 어떤 이득이 있는지, 달라진 주택담보대출 규정은 어떻게 되는지. 또 저렴한 수입 맥주 4캔의 진실은 무엇인지 이인표 생활경제큐레이터에게 들어보겠습니다.

■방송일시: 2019년 1월 21일(월)
■방송시간: 2부 저녁 7:1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인표 생활경제 큐레이터

kfm999 mhz 경기방송 유쾌한 시사

◈온라인 쇼핑몰과의 전쟁 선포한 대기업 유통업체들. ‘바잉파워’ 앞세운 대규모 물량 공세 방침. 가격 경쟁으로 소비자 이익 기대.
◈주택담보대출 대출자, 개인회생 신청시 최장 5년 간 대출원금 갚지 않아도 돼... 연 금리도 4% 이하로 조정.
◈출고가 기준으로 세금 매겨 국내산, 수입산 가격 차 컸던 맥주. 올 상반기부터 종량세로 바꿔 공정성 강화.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유쾌한 시사는 나와 가까운 이야기를 전해드리고 있습니다. 거시경제 같이 무겁고 어려운 경제가 아닌 내 생활에 바로 도움이 되는 생활경제를 소개해드리는데요. 오늘도 이인표 생활경제큐레이터, 연결돼 있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인표 생활경제큐레이터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소 : 최근 생필품부터 식품까지 온라인 쇼핑몰에 오프라인이 고객을 잃고 있는 상황에 오프라인 대형 유통업체들이 온라인과의 경쟁을 선포했다고요?

▶이 : 네. 소위 ‘오프라인 패싱’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는데요. 그만큼 오프라인에서 판매하는 분들의 사정이 그만큼 어려워졌다는 이야기죠.

▷소 : 가끔 보면 오프라인보다 온라인이 더 쌀 때가 있잖아요. 그래서 그런 것 같은데요?

▶이 : 그렇죠. 또 요즘 아파트 보면 현관마다 각종 택배 박스가 놓인 것을 흔하게 볼 수 있잖아요. 그만큼 온라인이 쇼핑업을 장악하는 모양새다 보니 자영업자 뿐 아니라 국내 유통업계 1, 2위 롯데와 신세계 같은 대기업들도 올해 핵심 경영방침을 ‘온라인과의 경쟁’이라 선포했습니다.

현재 오프라인 매장은 온라인에 비해 비싸다’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깔려있어서 이를 바꾸기 위한 노력이 시도되고 있는데. 상품이 좋고 종류가 다양해도 가격에서 밀리면 소비자 선택을 받을 수 없다고 판단해 연초부터 매장 가격 경쟁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특히 이들 기업은 ‘바잉 파워’를 앞세워 대규모로 물량을 확보하고, 유통 구조를 개선해 원가를 낮춰 온라인에 쏠리는 소비자를 오프라인 매장으로 끌어내려 하고 있습니다.

▷소 : 보통 대형마트 와서 물건을 직접 본 뒤 검색해보잖아요. 그런 다음 온라인이 더 싸면 바로 주문을 하는. 그런 일도 있긴 한데.

▶이 : 저같은 경우도 장을 볼 때 1,2년 전만 해도 매장에서 직접 검색하긴 그래서 몰래 숨어 검색하는 분들도 많았어요. 요즘엔 아예 모든 분들이 그렇게 하시니까.

▷소 : 어떤 제품들을 얼마나 저렴하게 내놓고 있다는 건가요?

▶이 : 보도자료를 보면 유명 신발 브랜드를 파는 대형 유통매장을 경기도 이천에 만들겠다는 계획입니다. 결국 이곳은 재고를 최종적으로 털어내는 곳이 될 텐데요. 나온 지 3~4년 된 상품을 최소 40%, 최대 90%까지 ‘떨이 판매’하는 겁니다. ‘떨이 판매’는 온라인에서만 볼 수 있던 방식인데 이걸 오프라인으로 적용시키는 거죠. 평균 할인율은 65%. 웬만한 상품은 온라인보다 더 저렴하다고 하고요.

그리고 대형마트들도 역시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졌는데. 지난 달 17~23일 ‘반값 닭고기’를 판매해 기존 대비 40%가량 낮춰 상품을 팔았고요. 그다음 주부들을 유인하기 좋은 삼겹살, 목살, 계란 등을 초저가로 판매해서 통상 6주간 팔리는 물량을 1주일 만에 소화했다고 해요.

소비자 입장에서는 온·오프라인이 경쟁을 하면 선택지도 많아지고 저렴하게 물건을 살 수 있어 좋은 일이 아닐 수 없는데요. 올해 이러한 추세가 지속된다면 온라인이 무조건 더 싸 하는 인식이 무너질 수도 있을 것 같고. 소비자들도 제품을 더 싸게 구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소 : 매장에서 살 때의 장점은 물건을 사서 바로 집으로 가져갈 수 있다는 거잖아요.

▶이 : 그렇죠. 쇼핑 자체도 본인의 여가시간을 활용해 가는 것이기 때문에 즉석에서 물건을 보고 온라인보다 저렴해 바로 구매한다면 그 시간이 아깝지 않은 거죠.

▷소 : 소비자 입장에서는 가격 경쟁이 이뤄진다니 나쁘지 않지만. 한 가지 문제인 것은 대형마트에서 이렇게 가격을 낮추면 소매업 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더 힘들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들긴 합니다.

▶이 : 그렇죠.

▷소 : 그리고 집을 담보로 은행 대출을 받았다가 연체를 해도 집이 경매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고요?

▶이 : 내 집을 경매로 넘긴 경험을 하신 분들은, 아마 ‘자식을 잃은 슬픔’ 다음일 거예요. 이렇게 주택담보대출을 개인이 받았다가 법원에 개인회생을 신청하면 최장 5년까지는 대출 원금을 갚지 않아도 되는 제도가 생겼습니다. 이 제도를 만든 이유는 개인회생을 신청한다는 것 자체가 매우 어려운 상황이라는 건데. 이 절차를 진행하는 사이에 주택을 잃어버려 월세 등을 전전하며 더 높은 주거비용을 부담해야 해서 오히려 빚을 갚지 못하는 모순을 해결하자는 취지가 깔려 있습니다. 그래서 이런 분들을 위해 개인회생으로 재조정된 이자를 정기적으로 상환하면 주택은 그대로 보유할 수 있게 해주자는 서민 지원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소 : 기존 이자 내는 것보다 좀 더 올라가지만 집은 넘어가지 못하게 하는...

▶이 : 네 그렇습니다. 그리고 주택담보대출을 연기해서 개인회생 신청을 했다면 5년 간 집을 유지할 수 있는데. 이때 대출자가 갚아야 하는 대출금의 연 금리는 4%로 제한을 했습니다. 만약 연 4%가 넘는 대출을 받았다면 4% 이하로 이자를 조정해주고요. 그리고 채무 조정기간이 5년 정도인데. 그 기간 뒤에는 최장 35년 동안 나눠서 원금과 이자를 갚도록 하고 있습니다.

▷소 : 모든 대출자가 그런 혜택을 받을 수 있나요?

▶이 : 그러기는 좀 힘듭니다.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집값이 6억 원 이하여야 하고요. 실제로 거주했던 집이어야 합니다. 만약 부부가 다 소득이 있다고 하면 연간 합산소득 7천만 원 이하인 경우에만 이 혜택이 적용됩니다.

▷소 : 그런데 이렇게까지 해주는 건 힘든 분들에게는 좋은 일입니다만. 은행 같은 금융권 입장에서는 손해가 발생할 수 있잖아요.

▶이 : 그렇죠. 예전의 경우 내가 담보대출을 해서 상대가 돈을 안 갚으면 빨리 경매로 처분해 원금회수를 해야 하는데. 이걸 못하게 하면 당연히 금융권에서는 손실이 생길 수밖에 없죠.

그래서 금융권의 경우 재무건전성 평가에 있어서 대출 원금을 갚지 않는 기간이 긴 채무자들이 많으면 건전성이 나쁘다고 평가하기도 하고요. 이때 주택담보대출을 받았던 사람에게 5년 기한으로 상환기간을 유지해주는 경우 재무건전성 평가에서 제외를 해주게 된 거예요.

재무건전성이란 건 이런 분들이 과거에 있었다고 하면 은행이 대선충당금이라 해서 돈을 못 갚았을 때의 경우를 대비해 자금의 일부를 떼어 쌓아 두어야 됐었는데. 나라에서 이제는 그러지 않아도 된다고 하니까. 직접적인 은행의 손실을 메꿔 주진 않지만 정부가 재무·회계적으로는 도움을 준 것이죠.

▷소 : 국제 사회에서도 이런 게 통용이 되나요?

▶이 : 국제 사회는 나라마다 기준이 다른 것 같아요. 일률적으로 맞다, 틀리다를 이야기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소 : 지난 주 네덜란드 맥주 수입회사의 세금 탈루 보도가 있었는데요. 보통 수입품은 비슷한 품질일 경우 국내산보다 비싼 경우가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유독 맥주의 경우 수입맥주가 국산맥주보다 더 저렴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이 : 저도 처음에는 편의점에서 ‘4캔에 만원’이라는 광고를 봤을 때 일시적인 행사인가 보다 했어요. 그런데 나중에는 브랜드 상관 없이 골라 담아서 9900원이란 말이 붙어있어서 의아해 했었는데.

이게 가능한 이유는 소위 말하는 ‘기울여진 운동장 세금’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현재 국산맥주 세금이 수입맥주 세금의 2배 정도 비쌉니다. 쉽게 말하면 수입 맥주는 국산보다 가격을 50% 정도 싸게 해서 판매할 여력이 되는 건데.

그럼 왜 이렇게 세금 차이가 나느냐... 국산맥주는 출고가라는 것에 의해 세금을 매기는데. 우리나라 맥주의 출고가는 시설투자비용, 판매관리비, 마케팅비를 다 더한 금액기준이고, 수입맥주의 출고가는 수입사가 얼마에 수입했다하면 되는 건데 수입가를 매우 적게 신고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500원정도의 제조원가 맥주일 때 수입맥주는 천원 정도로 신고하고 국내맥주는 2천원이 넘습니다. 거의 2배 정도 차이가 나죠.

▷소 : 그런데 네덜란드 맥주업체가 국내 수입가를 실제보다 낮게 신고하는 방식으로 세금을 탈루한 혐의로 관세청 조사를 받고 있다면서요.

▶이 : 심지어 다른 수입맥주의 수입가보다도 25%정도로 적게 냈고요. 원인은 세금을 덜 내기 위해 일부러 수입 신고가를 낮춘 것으로 의심하고 있습니다.

그럼 세금을 덜 내면 뭐가 유리한가 하고 봤더니. 이 맥주 회사의 한국 지사는 본사가 지분을 100% 보유하고 있어요. 그래서 여기서 난 수익은 모두 네덜란드로 가는 거죠.

▷소 : 그렇다면 정부는 이런 기울여진 운동장을 바로 세우는 어떤 조치를 고안 중에 있나요?

▶이 : 기존의 출고가 방식으로 세금을 매기는 방식을 종가세라고 부르는데요. 1,2년 전부터 이것을 바꿔야 한다는 논의는 많이 있어왔습니다. 그런데 이것을 계속 미뤄왔다가 올해부터 주세 부과 방식을 술의 양에 따라 매기는 이른바 종량세로 바꾸는 방안을 올 상반기 중 결정할 계획입니다. 종량세란 수입이든 국산이든 양에 따라 똑같이 세금을 부과하겠다는 건데요. 그러면 어디에서 왔냐에 따라 차별을 받을 일이 없어지겠죠.

▷소 : 알겠습니다. 시간 관계상 여기까지 듣겠습니다.

▶이 : 고맙습니다.

▷소 : 지금까지 이인표 생활경제큐레이터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태그
2024.03.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