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면증으로 잠 못 이루는 밤, 내게 필요한 것은 무엇?

  • 입력 : 2019-01-16 19:03
  • 수정 : 2019-01-16 23:55
현대인의 스트레스 중 하나죠. '불면증'. 잠못 이루는 밤, 도대체 잠을 자려고 해도 잠들 수 없는 분들을 위해 이 시간 마련했습니다. 가톨릭대 성빈센트 병원 김태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결해 불면증 예방법과 치료법 알아봅니다.

■방송일시: 2019년 1월 16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7:1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가톨릭대 성빈센트 병원 김태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kfm999

◈10명 중 1명이 앓고 있다는 불면증. 코골이·무호흡, 수면유형, 통증 감각 등 원인 다양.
◈자기 전 누워서 스마트폰, 독서, TV시청도 방해... 침대는 오로지 자는 공간으로 분리해둬야.
◈만성불면, 혈당·혈관·심장 등에 무리 줄 수 있어...치매, 우울증의 요인 되기도.
◈불면증 예방하려면 자는 시간 달라도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규칙적이어야...더불어 햇볓 쬐기, 스트레스 조절, 근육 이완도 도움돼.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현대인을 괴롭히는 질병 중 하나 바로 불면증인데요. 잠을 자지 못하니 제대로 된 생활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해치게 됩니다. 이 불면증, 왜 생기고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원 교수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안녕하십니까.

▶김태원 가톨릭대 성빈센트 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이하 ‘김’) : 안녕하십니까. 김태원입니다.

▷소 : 교수님도 불면증을 겪을 때가 있습니까?

▶김 : 저도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거나 중요한 발표를 앞뒀을 때 오는 것 같습니다.

▷소 : 불면증 환자를 치료하고 상담해주셔야 하는데. 똑같이 불면증을 앓고 계신 환자분 오시면 어떤 말씀을 해주십니까?

▶김 : 누구나 올 수 있는 거고요. 그렇지만 잘 관리하고 인류가 개발한 여러 치료 방법들이 있지 않습니까. 그런 것들을 잘 적용하면 얼마든지 일상생활에 지장 없이 관리할 수 있다고 말씀드립니다.

▷소 : 열 명 중 한 사람이 만성적인 불면증에 시달린다는 통계도 있는데요. 맞습니까?

▶김 : 예. 연구에 따라 조금씩 다르긴 합니다만 평균적으로 그 정도가 보고되고 있고요. 저희 병원 외래에 처음 방문하는 분들 중 2,30%가 불면증을 호소하고 계십니다.

저희 병원에서 인공지능 방식을 적용해 수면역학연구를 한 적이 있습니다. 저희 병원의 교수님들께서 스태포드 연구시스템을 그대로 들여와 했던 연구인데요. 연령대에 따라 많으면 30% 이상 불면증이 보고되기도 했습니다.

▷소 : 불면증의 원인이 궁금한데요.

▶김 : 코골이나 무호흡이 원인이기도 하고요. 밤만 되면 다리가 간질거리거나 쥐가 나듯이 아파서 가만히 누워있을 수 없어 불면이 오는 경우도 있고요. 그리고 잠들기만 하면 온몸을 뒤척이고 다리를 움직여 깊은 잠을 못 자고 수십 번씩 깨는 불면도 있고. 또 흔히 올빼미형으로 부르는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수면유형이 타고난 분들이 계세요. 이런 분들은 학교나 사회 스케줄에 맞추기 힘들거든요. 그래서 불면이 오는 경우도 있고. 그 외에 온갖 통증들이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소 : 통증을 느끼는 분들은 치료가 끝나면 불면도 나아지지 않나요?

▶김 : 장기적인 통증으로 고생하시면서 불면증을 오래 겪게 되면 통증이 조절된 이후에도 불면증이 습관처럼 만성화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소 : 그 외 저희가 모르는 불면증 유형들이 더 있습니까?

▶김 : 수면의학자들이 보통 분류할 때 잠으로 들어가지 못하는 불면. 일단 잠에 들어가면 그런대로 자는데 들어가지 못하는. 또 잠으로 들어가지만 금방 깨버린다. 그리고 2,3시간 정도는 잘 수 있는데 깨고 나면 잠에 못 든다. 이런 것들이 복합적으로 나타납니다.

▷소 : 보통 성격적인 부분도 한 요인이 될 수 있을까요? 예민한 분들이 잠 잘 못 주무신다는 이야기도 있잖아요.

▶김 : 작은 것에도 걱정이 지나치게 많은 분들이 간혹 계세요. 그런 분들은 불면을 겪을 확률이 높아진다고 봅니다.

▷소 : 그런 분들에게는 어떨 말씀을 해주세요?

▶김 : 이런 분들은 대개 비극적인 결과까지 막 예측하시거든요. 작은 걱정에 대해서. 그러면 그런 비극적인 결과를 예측하는 것이 합리적인지 같이 이야기해봅니다. 그럼 좀 더 긍정적인 예측이 가능해지고 불안도 줄어들죠.

▷소 : 구체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김 : 예를 들면 아침에 신문을 읽는데 평소처럼 내용이 잘 안 들어오는 거예요. 그럼 ‘나 치매 걸린 거 아니냐’ 이런 식으로 걱정을 하는 분들이 간혹 계십니다.

▷소 : 그럼 뭐라고 말씀해주세요?

▶김 : 치매에 대해 정확한 설명을 드릴 수 있죠. ‘진짜 치매는 이런 거다...지금 겪는 것은 약간의 집중력 저하일 수 있다. 내일도 그러는지, 모레도 그러는지 같이 점검해보자.’ 이런 접근을 하기도 합니다.

▷소 : 그렇게 안심을 시켜드리면 불면이 해소되는 부분도 있나보죠?

▶김 : 불안이 줄어들면 불면은 조금씩 개선되죠.

▷소 : 잘못된 수면 습관이 불면증을 부르기도 한다는데, 어떤 것들이 그런가요?

▶김 : 말하자면 침대에서 잠자는 것 외의 행동을 하는 것이 장기화되면 불면에 영향을 미칩니다. 가장 흔한 것은 침대에 누워서 잠을 기다리는 행동인데요. 그런데 얌전히 기다리는 게 아니라 온갖 걱정을 하면서 기다려요. ‘잠 못자서 큰일났다, 내일 직장에서 잘리는 것 아니냐.’ 이런 고민들이요. 그리고 침대에 누워서 스마트폰, 독서, TV시청 등 다른 활동을 반복해서 하면. 우리 뇌가 침대를 잠자는 공간이 아니라 걱정과 활동을 하는 공간으로 기억을 해버리거든요. 그래서 자동으로 침대에 들어가면 잠으로 들어가는 과정에 쏙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것들이 방해를 받게 됩니다. 그런 습관이 장기화되면 그런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소 : 불면증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는 분들도 있죠?

▶김 : 견디는 분들이 많으시죠. 병원에 와서 상의를 하시면 좋을 텐데. 불면증이 장기화되면 여러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요. 일단 다음 날 생활 자체가 힘들어지는 거죠. 그렇게 해서 삶의 질이 떨어지는 게 가장 큰 문제고요. 또 신체적으로는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 심장병 위험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혈당조절이 떨어져 당뇨 위험도 증가합니다. 혈관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쳐서 뇌출혈, 뇌경색 문제가 생길 수 있고요. 기억력, 집중력 문제가 생겨 직장에서 큰 실수를 한다든지. 또 어르신들의 경우 기억력 감소가 와서 치매 위험이 늘 수도 있고. 우울증, 불안증의 위험요인이기도 합니다.

▷소 : 지금 68XX님이 문자로 “잠은 양보다 질이라고 하는데. 쪽잠을 푹 자도 건강엔 도움이 되나요?” 하는 질문을 주셨어요.

▶김 : 잠에는 깊이라는 게 있는데요. 1단계~3단계까지 깊이를 잽니다. 3단계 잠이 깊은 잠이에요. 짧은 잠을 자더라도 3단계 잠을 충분히 자는 분들은 좋은 품질의 수면을 하는 것이고 그때 회복이 많이 일어나죠. 반면 열 시간을 자더라도 1,2단계 수면에서 왔다 갔다 하면 잠의 품질이 떨어지고 회복도 떨어지죠.

▷소 : 가끔 잠꼬대로 꿈을 중계하는 분들이 있잖아요. 그런 분들은 깊은 잠을 주무시는 건가요?

▶김 : 꿈을 꾸는 수면을 렘(REM) 수면이라고 하는데요. 렘 수면은 1단계~2단계 잠의 특성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1단계와 유사하다고 볼 수 있는 얕은 잠입니다 이때 뇌활동이 깨어있을 때보다도 굉장히 활발합니다. 그런데 불면증 문제가 없는 분들은 깊은 잠으로 다시 들어가요. 하지만 그러다 자칫 꿈을 행동으로 막 옮기는데. 잠꼬대, 허우적대기, 주먹질, 심한 경우 일어나 도망가기도 합니다. 얕은 잠이 되면 그런 경향이 많아지는 것 같습니다.

▷소 : 그러면 불면증 치료, 어떻게 해야 하나요?

▶김 : 비교적 가벼운 불면이나 오래되지 않은 불면은 인지행동 치료기법을 씁니다. 잠을 좀 더 잘 잘 수 있는 생활습관을 가르쳐드리고. 수면일기를 통해 어떤 식으로 잠에 들고 깨야 되는지 계획을 세워드리고. 잠을 잘 잘 수 있게 불안감 조절법을 같이 배워보고. 이완요법을 통해 몸의 지나친 긴장을 풀어주는 기법을 쓰고요. 오래된 불면은 여기에 약물치료를 추가해야죠. 그래서 보다 쉽게 잠들고 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드리는 게 중요합니다.

▷소 : 수면제 없이 잠에 못 든다는 분들도 있는데. 안 좋은 상황인 거죠?

▶김 : 불면이 만성화되었을 가능성이 있으신 거죠. 우리 뇌 안에서 잠을 잘 수 있게 해주는 힘 자체가 부족하다고 보는데요. 그런 부족한 부분을 약을 통해 뇌에 작용하는 약이니까요. 그것을 좀 더 보충해준다는 개념으로 이해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소 : 불면증을 예방하기 위해 지켜야 할 생활습관이 있다면요?

▶김 : 제일 중요한 생활습관은 수면학을 전공하는 전문의사와의 상담을 주저하면 안 됩니다. 그리고 매일 일정 시간에 일어나셔야 합니다. 그게 굉장히 중요합니다.

▷소 : 자는 시간은 달라도 일어나는 시간은 항상 규칙적이어야 한다?

▶김 : 예. 오전에 1,2시간 정도 햇빛을 쐬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외로 나가지 않아도 창가 쪽 밝은 곳에서 햇볕을 쬐는 게 많은 도움이 되고요. 그리고 지나치게 날카로운 감정이나 생각을 부드럽게 만들 수 있도록 스트레스 관리를 하셔야겠죠. 명상, 이완요법, 전문의와의 면담 등이 도움 됩니다. 그리고 불면증을 겪고 있으면 굉장히 힘들거든요. 이런 힘든 상황에서 열심히 헤쳐 나가는 자기 자신에 대해 믿음, 인정을 하고. 현재 가지고 있는 것들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

▷소 : 오늘은 여기까지 말씀 나누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가톨릭대학교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태원 교수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사진 - 김태원 가톨릭대 성빈센트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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