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색 새 여권 디자인, 북한 따라하기?

  • 입력 : 2018-10-19 01:22
  • 20181018(목) 4부 팩트체크 - 이고은 기자.mp3
정부의 기존의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 여권 표지 시안에 일부 누리꾼들은 북한과 같은 여권 색깔이라며 따라하기 아니냐며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과연 사실일까요? 4부 팩트체크에서 이고은 뉴스톱 기자에게 알아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10월 18일(목)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고은 뉴스톱 에디터

1018(팩트)

◈88년 도입후 32년만에 바뀌는 여권 디자인...정부, 시안 공개하고 여론 수렴
◈녹색 표지->남색, 폰트 등... 북한여권 따라하기 라는 일부 누리꾼들 지적
◈현 여권 디자인, 2007년 여권디자인 공모전 최우수상작 토대로 한 것... 당시도 표지색은 남색.
◈세계 78개국이 파란 여권 표지 사용... 북한 따라하기라는 주장은 부적절.
◈예산낭비라는 지적 vs 靑 “갱신/신규발급자에 한해서만 적용”
◈올 12월 말까지 국민 여론 수렴해 최종결정. 여론에 따라 색상 바뀔 수도...

▷소영선프로듀서(이하‘소’) : 정부가 2020년부터 발급하기로 한 차세대 전자여권의 디자인 시안을 공개하면서 인터넷상에서 때아닌 색깔논쟁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기존 여권 표지를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꾸면서 일부 누리꾼들이 ‘왜 북한 여권과 똑같은 색깔로 바꾸느냐’며 문제를 제기하고 나선 건데요. 정말 남색으로 여권 색을 바꾸는 게 북한 여권을 따라하는 걸까요? 이 부분, 이고은 뉴스톱 팩트체커와 확인해봅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고은 뉴스톱 기자 (이하 ‘이’) : 안녕하세요.

▷소 : 먼저 우리나라 여권 디자인이 새롭게 바뀐다고 하는데요. 몇 년 만에 바뀌는 건가요?

▶이 : 여권 디자인 및 색상이 바뀌는 것은 1988년에 현재 여권이 도입된 이래 32년만입니다. 일반여권 표지의 색상이 녹색에서 남색으로 바뀐 것이 가장 큰 특징인데요. 지난 15일,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는 2020년부터 발급되는 차세대 전자여권 디자인 시안을 공개하고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최종 디자인을 결정한다고 밝혔습니다. 그런데 일부 네티즌들이 바뀌는 차세대 여권 디자인의 표지색상과 글자 폰트 등이 북한 여권과 닮아있다고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소 : 남색을 사용하는 국가, 북한뿐입니까?

▶이 : 그렇지 않습니다. 물론 북한의 여권 표지 색깔은 남색 계열이긴 한데요. 그러나 남색을 포함해서 파란색 계열 여권 표지를 사용하는 국가가 북한만은 아니라는 것이 중요한 지점 같습니다. 이렇게 남색 등 파란색 계열의 여권 표지를 사용하는 국가는 미국, 캐나다, 브라질, 호주, 파나마 등 총 78개국에 달합니다. 각국 여권 정보를 모아놓은 ‘패스포트 인덱스(www.passportindex.org)’라는 사이트의 정보를 살펴보면요. 여권 표지 색상은 크게 톤 별로 빨간색, 초록색, 파란색, 검은색 등 총 4가지 색깔 계열로 나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이중 북한처럼 파란색 계열을 쓰는 국가가 78개국으로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고, 붉은색 68개국, 초록색 43개국, 검은색 10개국이었습니다. 북한만 남색이고 그래서 북한과 같게 하기 위해서라는 말은 조금 확대 해석한 부분이 있는 것 같습니다.

▷소 : 그렇다면 거꾸로 지금 우리나라 여권에서 사용하고 있는 녹색을 사용하는 국가는 어떤 나라들이 있는데, 그걸 따라했다는 이야기는 없나요? 초록색도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면서요?

▶이 : 초록색 역시 같은 색을 사용하는 국가들을 언급하면서 문제를 지적하는 이야기도 있거든요. 한국 여권과 같은 녹색을 사용하는 43개국 가운데 살펴보면, 인도네시아, 사우디아라비아, 파키스탄 등 이슬람 국가도 있고요. 또 가나, 코트디부아르, 모로코 등 아프리카 국가들이 많이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인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초록색 여권을 사용하는 나라는 이슬람 국가가 대다수’라며 여권 표지 색깔을 변경해 달라는 청원이 등장하기도 했습니다.

▷소 : ‘여권 중에 관용은 진회색이고 외교는 적색이고 일반은 남색이니까, 관용의 진회색에 남색을 태극문양으로 합시다.’라고 청취자 분이 의견 주셨고요. ‘여권 표지색은 중요하지 않은 것 같은데’라는 의견을 주신 분도 있습니다. 이 여권 디자인, 언제부터 시작된 건가요?

▶이 : 2020년을 변경 목표로 하고 있지만 처음 시작은 꽤 됐습니다. 새롭게 바뀌는 여권 디자인은 2007년부터 계획된 겁니다. 2007년 외교부와 문화체육관광부가 ‘여권 디자인 공모전’을 열었는데, 여기에 당선된 서울대 디자인학부 김수정 교수의 작품을 기초로 수정, 보완된 건데요. 김 교수는 “표지 이면은 한국의 상징적 이미지와 문양들을 다양한 크기의 점들로 패턴화해 전통미와 미래적인 느낌을 동시에 표현했다. 속지도 한국의 전통과 문화를 보여주는 다양한 이미지를 활용해 다채로운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래서 북한 따라하기라는 주장에는 어폐가 있는 것이고요. 외교부는 “당시 김 교수의 작품과 안상수 디자이너의 작품이 최우수상을 공동 수상했는데, 두 작품 모두 남색이었다”면서 “여권 발급기 교체 시점인 2020년에 맞추느라 디자인 교체 시기가 늦어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 : 다른 정부가 들어섰어도 이런 이야기가 나왔을까 싶긴 한데... 아직 이 여권 디자인이 확정된 것은 아니죠?

▶이 : 아직 여권 디자인이 확정된 것이 아니고요. 정부가 공개한 것은 말 그대로 시안입니다. 현재 정부가 제시한 것은 2가지인데요. 정부 문안이 금박으로 처리된 A안과 정부 문안이 엠보싱으로 들어간 B안이 있는데, 이 중 더 많은 국민들의 지지를 받은 안을 최종 디자인으로 결정한다는 방침입니다. 차세대 여권은 표지뿐만 아니라 속지 디자인도 대폭 개선하고 보안성을 강화했습니다. 신원정보면의 종이 재질을 내구성과 내충격성, 내열성이 강화된 플라스틱인 폴리카보네이트 재질로 변경하고, 사진과 기재사항을 레이저로 새겨 넣는 방식으로 보안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한다는 건데, 이 부분은 잘 알려지지 않은 것 같습니다.

▷소 : 여권 색깔, 변경될 가능성이 있습니까?

▶이 : 새 여권의 색상은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온라인 선호도 조사 결과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차세대 여권 디자인을 e북 형식의 파일로 제작해 외교부, 문체부의 홈페이지와 SNS를 통해 홍보할 예정이라고 하고요. 또 “온라인으로 설문조사를 하고 ‘서울 중구 회현동문화역 284’에서 열리는 공공디자인 기획전에서 관람객들의 의견을 받는 등 국민 의견을 수렴해서 올해 12월 말 최종 디자인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정부는 선호도 조사를 거쳐 현재 진회색인 관용여권과 붉은색인 외교관 여권 등 종류별로 색깔을 차별화할지, 색상을 통일한다면 어떤 색 계열로 할지 등을 최종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소 : 이고은 기자님은 어떤 색깔 좋아하세요?

▶이 : 저는 파란색을 좋아합니다. 공교롭게도.

▷소 : 여권 색깔 안 한 것중에 노란색도 있는데 이걸로 하면 괜찮으려나요? 유아틱할까요?

▶이 : 네. 유치원생들에게 어울릴 것 같습니다.

▷소 : 북한 여권을 연상케 한다는 지적 말고도 여권 교체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는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정부는 어떻게 해명하고 있나요?

▶이 : 중요한 것은 색깔이 아니라 왜 바꾸는가에 대한 지적, 이것이 쓸데없는 세금 낭비라는 지적인데요. 여권의 위조, 변조 기술이 워낙 고도화되고 있고 이런 범죄가능성에 대응해 2020년까지 보안성을 강화하고 품질과 디자인을 개선하기 위해서 정부에서 국정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사안입니다. 또 이를 계기로 ‘온라인 여권신청 서비스 도입’ 등 국민 편의를 높이는 방안도 추진해갈 방침이거든요. 정부는 여권 교체가 예산 낭비라는 지적에 대해 “2020년 한꺼번에 모든 여권을 교체하는 것이 아니라 유효기간이 만료돼 재발급되거나 신규 발급되는 여권에 새로운 디자인을 적용하는 것”이라며 예산 낭비라는 것은 오해라고 설명했습니다.

▷소 : 주민등록증 새로 나왔으니 다 바꾸세요가 아니라 갱신할 때 새로 바꾸는 거다...그 말인 거죠?

▶이 : 네 그렇습니다.

▷소 :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뉴스톱 이고은 팩트체커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이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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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1.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