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방탄소년단은 21세기의 비틀스다"

  • 입력 : 2018-10-11 19:40
  • 수정 : 2018-10-11 19:52
  • 20181011(목) 2부 오늘이슈 - 하재근 문화평론가.mp3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지난달에는 유엔에서 연설을 한 것도 모자라 이번에는 한국 가수 최초로 미국 타임지 표지를 장식한다고 하는데요. 방탄소년단의 유례없는 성과, 어떤 의미가 있는 건지 2부에서 하재근 문화평론가와 짚어보겠습니다.

■방송일시: 2018년 10월 11일(목)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하재근 문화평론가

1011(오늘)

◈타임지 글로벌판 표지 장식한 방탄소년단, 한국 가수로는 최초.
◈美언론, 세계적인 아이콘으로 방탄소년단 꼽아...英언론은 비틀스로 표현하기도.
◈전세계 아이돌 아이콘 없는 상황에서 주목...힙합 등 서구적인 음악 코드로 접근한 점도 강점.
◈한국어 공부하는 세계 팬 늘어... 영국 콘서트에선 떼창과 함께 ‘괜찮아’ 함성도.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수상... 방탄은 일정 바빠 참석 못해.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그룹 방탄소년단이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지의 표지를 장식한다고 합니다. 타임은 방탄소년단을 차세대 리더로 소개했는데요. 세계를 접수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그룹 방탄소년단, 현재 어떤 성과를 거두고 있는지 관련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입니다. 안녕하세요.

▶하재근 문화평론가 (이하 ‘하’) : 안녕하세요.

▷소 : 이번 방탄소년단의 타임지 지면 장식,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하 : 정말 놀라운 사건인데요. 우리나라 대통령 분들이 타임지 표지에 났다고 몇 번 알려졌었잖아요. 문재인 대통령, 박근혜 전 대통령, 노무현 전 대통령 등이 타임지에 났다고 알려졌었는데. 사실은 다 타임 아시아판이었거든요. 우리나라 매체들이 그걸 타임 표지라고 이야기했는데 사실은 지역판이었고. 이번 방탄소년단은 아시아판이 아니라 미국이 전세계를 상대로 발행하는 글로벌판 메인에 올라간 거거든요.

▷소 : 아시아가 아닌 전세계에 발행되는 타임지에...

▶하 : 네. 이건 우리나라 대통령도 하기 힘든 엄청난 위상을 인정받은 것이고요. 방탄소년단이 단군 이래 우리 한민족 문화예술을 전세계에 널리 알린 사람들인데. 그 국제적인 위상의 정도를 이번 타임지 장식으로 알 수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방탄소년단이 미국에 활동하러 갔을 때 미국 방송사가 뭐라고 했냐면. ‘방탄소년단이 현재 지구의 15~25세까지를 지배하고 있다’는 표현을 했었는데. 현재 지구상 청년들 사이에서 하나의 아이콘이다, 지구촌 대표라는 그런 위상을 타임지에서 확인해준 것 같습니다.

▷소 : 15~25세 사람들을 지배한다고 그랬어요?

▶하 : 미국의 방송사가 그런 표현을 했습니다.

▷소 : 14세는 아닌가요?

▶하 : 제가 만든 말이 아닙니다. (웃음)

▷소 : 어떻게 하면 이렇게 됩니까?

▶하 : 방탄소년단이 콘텐츠를 잘 만들었고. 워낙 팀 구성을 굉장히 매력적인 청년들로 했고. 또 좋은 노래를 좋은 뮤직비디오에 담아 메시지를 발신했기 때문에 그 결과 지구촌 청년들이 공명한 것 같습니다.

▷소 : 싸이 씨의 경우 빌보드 차트에도 올라가고 그랬는데. 싸이의 경우는 국내의 인기를 등에 업고 해외로 나간 케이스라고 한다면. 방탄소년단은 국내보다는 오히려 해외에서 인기가 많은 것 같아요.

▶하 : 싸이 씨의 경우도 국내에서 인기를 얻고 해외에 나간 게 아니라. 강남스타일이 해외에서 국내로 역수입된 거거든요. 강남스타일이 나왔을 때 우리나라에서 먼저 선풍적인 인기를 얻은 게 아니라 미국에서 먼저 터졌고. 방탄소년단도 미국에서 먼저 터졌는데. 그럴 정도로 콘텐츠 성격 자체가 글로벌했다는 거고요. 다만 싸이 씨와 다른 점은 싸이 씨가 ‘강남스타일’ 한 곡으로만 인기를 끌었는데. 방탄소년단은 앨범을 두 번 연속 빌보드 앨범 차트 1위에 올렸기 때문에 그 팬 덤의 튼튼함과 지속성에 있어 비교가 안 되고. 그리고 싸이 씨는 당시에 약간 희화화된 캐릭터였거든요. 우스꽝스런 이미지. 그런데 방탄소년단은 전세계 10대, 20대의 선망의 대상이 되고 있어 이미지 성격이 다른 거죠.

▷소 : 해외에서 들리는 소식이 어마어마합니다. 그러다보니 방탄소년단을 전설적인 록그룹 비틀스와 비교하기도 하는데요. 비틀스의 인기와 비교한다면 어느 정도 수준인가요?

▶하 : 누가 이런 이야기를 얼마 전에 했으면 언어도단이라는 말까지 나왔을 텐데요.

▷소 : ‘어디 비틀스에 비교해?’ 이런 말도 나왔을 수 있죠.

▶하 : 그런데 문제는 그 비교를 우리가 한 게 아니라 미국 매체들이 비틀스가 떠오른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또 이번에 방탄소년단이 비틀스 본고장 영국에 갔거든요. 영국 공영방송 BBC가 방탄소년단을 ‘21세기 비틀스’라고 표현을 했어요. 이게 무슨 일이냐... 우리가 이 문제를 엄밀히 볼 필요가 있는데. 그러면 진짜로 방탄소년단이 비틀스냐고 했을 때는 그렇게 보기 어렵고. 비틀스는 팝 음악 정점에 있는 가수인데. 방탄소년단을 거기까지 갔다고 보긴 어렵고. 다만 서양 사람들이 주목하는 게 뭐냐면. 비틀스가 처음 등장했을 때 젊은 여성들의 마음을 사로잡아 엄청나게 뜨거운 팬 덤이 발생했었는데. 현재 방탄소년단 팬 덤도 그 열광적인 팬 덤을 보는 것 같다는 거죠. 그래서 최소한 음악적인 성취는 모르겠지만 전세계적인 팬 덤의 열기는 비틀스를 방불케 한다는 거죠.

▷소 : 비틀스처럼 전설이 되는 궤도에 올라탔다는 이런 얘기겠죠.

▶하 : 궤도에 올라탔다고 보긴 뭐한데... ‘궤도에 올라탔다’고 표현하면 앞으로 비틀스처럼 된다는 이야기인데 아직은 먼 이야기이고. 지금 당장은 최소한 팬 덤의 열기만큼은 비틀스를 떠올리게 한다고 볼 수 있는 거죠.

▷소 : 냉정하시네요.

▶하 : 비틀스는 팝음악의 정점에 있는 그룹이었기 때문에... 먼 길이 아직 남아있는 것이죠.

▷소 : 알겠습니다. 그런데 더욱 놀라운 것은 영어가 아닌 한국어 노래로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얼마 전 한글날에서도 ‘방탄소년단에게 상을 줘야 한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고. ‘전세계 사람들이 한글로 노래를 부른다’, 이런 이야기가 나오고 있잖아요. 이렇게 한국어 노래가 세계적 인기를 끌 수 있는 것에는 어떤 조건이 있을까요?

▶하 : 추정해보면 요즘 인터넷 시대가 되면서 콘텐츠의 국적성이 점점 무의미해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네티즌은 이 콘텐츠가 어느 나라에서 왔고 어떤 언어로 만들어졌고 하는 걸 신경 쓰지 않고. 그저 좋으면 그만이다는 건데. 마침 전세계 젊은이들이 좋아할 만한 아이돌 댄스가수 스타의 맥이 끊긴 시점이었거든요. 서양에서는 더 이상 그런 가수들이 나오지 않는 상황에서 방탄소년단이 그런 콘텐츠를 공급해주니 거기에 지구촌 사람들이 공명한 것 같고.
또 좋아하는 대상에 대해 자세히 알려고 하는 게 인지상정이니까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공부하기 시작하면서 한국어 떼창이 등장하고. 이번에 가장 놀랐던 것이 엊그제 방탄소년단이 영국에서 공연을 했는데. 멤버 한 명이 다리를 다쳐 앉아서 노래만 불렀거든요. 그래서 너무 아쉽다고 눈물을 흘렸는데. 갑자기 현장 관객들이 우리말로 ‘괜찮아, 괜찮아’ 라고 한 거예요. 다 서양 사람들인데. 그럴 정도로 방탄소년단 때문에 지구촌 젊은이들이 한국어를 공부한다는 게 놀랍습니다.

▷소 : 그 중 우리말 할 줄 아는 교포 한 분이 계셨던 거 아니에요? 그래서 ‘괜찮아’ 슬쩍 외치니까 따라한 거 아닐까요?

▶하 : 교포도 물론 많았겠지만. 서양 사람들이 뭔지 모르는 말을 따라할 리는 없겠죠.

▷소 : 이런 질문하면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이런 이야기가 있었어요. ‘초딩들은 방탄, 중딩들은 엑소.’ 엑소도 물론 여전히 팬 덤이 있고 해외에서 활동을 하긴 합니다만. 두 팀 간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하 : 두 팀 간의 차이요?

▷소 : 예. 방탄소년단은 쭉쭉 뻗어 나가는데. 엑소는 왜 그만큼 되지 않은가... 어떤 특징 때문에 세계적 반열에 오른 것일까.

▶하 : 아마도 추정컨대 방탄소년단의 노래가 조금 더 서양하고 가까웠던 것 같습니다. 바로 그것 때문에 방탄소년단의 인기가 국내에서 먼저 터지지 않고 미국에서 먼저 터진 거죠.
반면 엑소의 경우 한국을 비롯해 아시아에서 엄청난 성공을 거뒀던, 동방신기의 맥을 잇는... 기획사가 SM이거든요. SM 특유의 스타일이 있는데 그 맥을 이은 측면이 있는 것 같고. 그러다보니 한국과 아시아에서는 극강의 인기를 끌었는데. 서구권에서는 방탄소년단이 처음에는 힙합을 표방하면서 나왔고 이러다보니 서구 사람들이 즐기는 음악 코드와 맞아 떨어져서 인정을 받은 것 같고. 서구에서 인정을 받으니 아시아 인기도 뒤따라온 것 같습니다.

▷소 : 음악 시장의 본토라고 하는 곳에 깃발을 꽂았기 때문에 엄청난 일임에 틀림없는 것 같고. 그럼 끝으로 짧게, 아메리칸 뮤직어워드 수상할 수 있을까요?

▶하 : 이미 수상했습니다. 이번에 팬들이 투표하는 ‘페이버릿 소셜 아티스트’ 부문에서 미국 최고의 뮤지션들과 경쟁해서 수상했고. 수상을 한 것도 놀랍고, 한국인으로서는 최초로 수상했는데. 그 자체로도 역사지만... 방탄소년단이 시상식에 참석을 안 했습니다. 워낙 바빠서... 원래 아메리칸 뮤직어워드에서 상 준다고 하면 만사를 제치고 가는 게 정상인데 참석을 못 할 정도로 스타성이 (있었던 거죠)

▷소 : 알겠습니다. 하재근 문화평론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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