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시간 빼고 붙어있던 남북 정상... 세계 유례없는 끈끈한 회담이었다

  • 입력 : 2018-09-20 19:42
  • 수정 : 2018-09-20 19:59
  • 20180920(목) 오늘이슈 -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원장.mp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백두산에 올랐습니다. 그동안 공개되지 않던 장군봉 백두산 천지의 모습에 감회가 새롭기도 했는데요. 오늘 2부에서는 두 정상이 오른 백두산 이야기와 함께 지난 2박3일 간 치러진 회담 내용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원장과 함께합니다

■방송일시: 2018년 9월 20일(목)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원장

0920(오늘)

◈백두산 동반 등반.. 김정숙 여사 한라산 물 준비 등 사전에 교감 있었던 듯...
◈10월 말, 11월 초 북미 정상회담 예상.. 장소는 미국이 될 가능성 높아.
◈2박3일 동안 끈끈한 관계 보여준 두 정상...김정은 위원장, 문대통령에 미국에 대한 요구사항 전달했을 수 있어.
◈야당의 ‘무장해제’ 비판... 북한의 핵 실험 중단과 구체적 약속... 진정성 믿어줘야...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지금 이 시각 문재인 대통령은 동대문 프레스 센터에서 대국민 보고를 하기 앞서 모두 발언을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국민 성원에 평양 잘 다녀왔다, 환송해준 평양 시민들에게 각별히 인사를 드린다, 비핵화/북미대화와 관련된 많은 대화를 했다’고 했는데. 이번에 백두산 천지도 방문했죠. 관련해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원장과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원장 (이하‘하’) : 안녕하세요. 하정열입니다.

▷소 : 오늘 남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에 올랐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천지의 물을 만져보기도 했는데요. 중국 쪽에서는 천지 아래로 내려가 볼 수 없다고 하죠?

▶하 : 그건 김정은 위원장이 잘못 파악한 것 같습니다. 중국 쪽에서도 장백 폭포 샛길로 천지 쪽으로 다녀올 수 있습니다. 제가 그렇게 두 번 다녀왔습니다.

▷소 : 그래요?

▶하 : 예. 발도 담그고.. 한국 관광객들이 중국 쪽에서 백두산을 방문하면 바로 그 루트를 통해 천지까지 이르게 됩니다.

▷소 : 경사가 더 가파르거나 그렇습니까? 북쪽으로 가면 더 완만하다든지..

▶하 : 예. 장백폭포로 가면 경사가 굉장히 가팔라서 계단을 만 계단 정도 올라가야 하는데. 최근에는 그쪽으로 가는 차량길이 뚫렸다고 해요.

▷소 : 북측의 제안으로 백두산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미 사전에 교감이 있었던 것 같아요. 김정숙 여사가 미리 한라산 물을 가져와서 백두산 천지에 섞기도 했고. 그렇게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하 : 지난번에도 판문점 정상회담을 할 때, 4.27선언 직전에 문 대통령이 백두산에 꼭 올라보고 싶다는 간절한 소망을 이야기하셨대요. 중국 쪽에서 올라가는 백두산은 있는데. 그건 산책을 안 하고 꼭 북한 쪽에서 백두산을 올라보고 싶다고 이야기하니까. 당시 김정은 위원장이 길이 불편해서 오시기 어려울 것 같다는 이야기를 했었거든요. 이번에 가시면서 케이블카와 곤돌라, 공항을 이용해 갔다 오신 건 굉장히 잘 한 것 같습니다.

▷소 : 트래킹을 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하 : 시간이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소 : 함께 백두산을 방문했던 송영무 국방부 장관, 한라산 정상에 1개 연대를 시켜서 헬기 패드를 만들겠다는 농담을 하기도 했는데요. 김정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을 두고 한 말이겠죠. 언제쯤으로 예상하십니까?

▶하 :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 답방하겠다고 이야기하고. 문재인 대통령께서 ‘가까운 시일’이라는 표현을 써서 금년 이내 답방하게 될 거라고 해석을 하셨거든요. 금년이라면 10월부터 12월 구간인데. 그 사이에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이 있지 않습니까? UN에 가서도 연설을 하시고. 또 10월10일에는 북한의 인민군 참전 기념일이어서 대대적인 행사가 있어요.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하고 김정은 위원장하고 제2차 북미 정상회담이 있을 수 있거든요. 연말이 되면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의 사망주기가 다가오고 해서. 이런 저런 행사가 겹치다보니 일정을 예측하기는 상당히 어려운데. 저는 (서울 답방이) 아마 11월경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소 : 타이밍이 중요하잖아요. 그래서 미국의 중간선거 전에 뭔가 이뤄지지 않겠느냐 하는 예측들이 나오고 있는데. 그렇게 따지면 10월 중순이나 10월 말 정도가 되지 않겠습니까?

▶하 : 그렇게도 예측할 수 있겠는데요. 아마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중간선거 이전에 이뤄질 가능성이 있거든요. 그렇다면 북미정상회담이 굉장히 핫이슈가 되고. 그걸 준비하는 과정들이 복잡해질 텐데. 거기에 아마 우선적인 방점이 찍힐 것 같고요. 만약 북미 정상회담이 없다면 방금 말씀하신대로 10월 말이나 11월 초에 충분히 이뤄질 수 있다고 봅니다.

▷소 : 북미 정상회담을 서울에서 하는 일은 없을까요? 동시에 두 가지를 충족시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하 :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회담 성과를 극대화시켜야 하기 때문에. 중간 선거를 생각한다면 미국 쪽에 (김정은 위원장을) 초청해서 워싱턴 등에서 할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 봅니다.

▷소 : 청와대에서는 관련국 모두의 지지를 받는 새로운 프로세스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는데요. 어떤 프로세스가 될 것이라 예상하십니까?

▶하 : 지금 우리와 북한이 가장 접점을 이뤄야 할 것이 하나는 비핵화고 두 번째는 종전선언 및 평화협정이거든요. 이 두 가지가 조화를 이루면서 북쪽의 비핵화도 끌어내고 거기 맞춰 미국이 주저하고 있는 종전선언도 끌어내고. 종전선언이 되면 평화협정까지 도출해야 하는데. 그 과정에서 우리가 운전자 역할을 잘 하면서... 우선 북한이 비핵화 의지는 밝혔잖아요. 트럼프 대통령 임기 말까지 비핵화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동창리 발사대와 핵 실험장.. 필요하면 영변 핵 시설까지 폐기하겠다고 밝혔거든요. 그런 것들을 조화롭게 하면서 종전선언, 남북 교류협력 이런 것들이 하나의 프로세스로 진행될 수 있도록 로드맵을 잘 짜겠다는 것으로 보이고요. 그것이 잘 짜여져야 미국도 설득할 수 있지만 주변국도 설득하면서 교류 협력을 끌어낼 수 있다고 봅니다.

▷소 : 평양 공동선언문에는 담겨있지 않지만 두 정상 간에 오간 이야기들이 있을 것이고. 그것이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된 것이 아닌가 하는 추측이 있는데요. 그런 게 있었다고 보십니까?

▶하 : 여러 가지 이야기가 있었을 거라 봅니다. 왜냐하면 2박3일 동안 두 정상이 잠자는 시간 외에는 거의 붙어 있었거든요. 정상회담을 해도 그렇게 끈끈하게 하는 경우는 세계 역사에 없을 거라 보고요. 두 정상 간 한반도 미래와 북핵 해결 문제에 대해, 그 다음 남북 교류협력/평화체제에 대해 충분히 교감이 있었으리라 보고요. 그 이야기를 전달하는 과정은 두 가지가 있을 거라 보는데. 회담하는 과정에서 미국 쪽에 전달했을 수도 있고. 말 못할 이야기는 아마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해 정상회담을 하면서 구체적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고 판단이 됩니다.

▷소 : 어떤 이야기일지는 예상이 불가능할까요?

▶하 : 상당히 깊이 있게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북한 쪽에서 아마 조건을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보고요. 핵 폐기를 하는데 이런 저런 조건들을 미국이 들어줬으면 좋겠다.. 그리고 자신들이 로드맵을 작성하는데 있어서. 북한은 단계적/동시적 폐기를 요구하잖아요. 미국은 일괄 폐기를 주장하고. 2021년 1월 트럼프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는 시점까지 미국이 북한에 이런 저런 일을 해줬으면 좋겠다는 이야기를 했을 거라 봅니다.

▷소 : 방금 전에 문재인 대통령이 비핵화의 구체적인 방안과 그에 따른 상응조치는 북미 간에 논의할 일이라고 이야기는 했습니다. (우리의) 중재는 여기까지고. 나머지는 북한과 미국이 할 일이다, 공을 좀 돌리는 모양새인데요.

▶하 : 그렇죠. 우리가 공식적으로 주역의 역할을 해서는 안 되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에게 공을 돌려야 하니까... 우리가 중간역할을 충실히 했으니. (회담에서의 이야기는) 아까 말씀드린 두 가지 루트로 미국에 전달을 할 거고. 그에 따른 주역의 역할은 트럼프 대통령이 할 수 있도록 여건을 마련할 거라 봅니다.

▷소 : 야당 일각에서는 북한의 핵은 그대로 있는데 우리만 무장해제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요. 한국 통일원장님이신데 이 점에 대해서 어떻게 보십니까?

▶하 : 야당도 공격을 하는 건 좋은데. 합리적인 공격을 해야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거든요. 북한 핵이 그대로 있는 건 아니죠. 왜냐하면 작년만 해도 북한이 핵 실험, 미사일 발사 실험을 많이 해서 전쟁위기가 고조됐었잖아요. 금년에는 그런 실험들을 하나도 안 하고 있고. 핵 실험장 폐기도 했고. 미사일 발사대도 폐기를 했잖아요. 거기까지는 북한이 진정성을 갖고 있다고 봐야 하고. 그럼 현재 가지고 있는 핵은 어떻게 할 거냐, 하는 건데. 그에 대해서는 이번에 두 정상끼리 충분한 이야기를 했을 거라 봅니다.

▷소 : 오늘은 여기까지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하정열 한국안보통일원장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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