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신고 중요하지 않아... '영구폐기' 언급이 더 확실한 진전

  • 입력 : 2018-09-19 18:04
  • 수정 : 2018-09-20 09:56
  • 20180919(수) 2부 오늘이슈 -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mp3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 평양 백화원 영빈관에서 평양공동선언문을 발표했습니다. 선언문에는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구체적인 약속도 들어있어 더욱 주목을 받고 있는데요. 그 자세한 내용 2부에서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과 짚어보겠습니다.

■방송일시: 2018년 9월 19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0919(오늘)

◈남북 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 처음으로 다뤄져...의미있는 성과
◈동계리 핵실험장 ‘영구폐기’ 언급... 트럼프 대통령 ‘very exciting’이라 답해
◈김정은 위원장 서울 방문 결정.. 남북미 한자리에 모일 수도..
◈트럼프, 11월 美중간선거 염두.. 10월에 남북미 종전선언 예상.. 비핵화와 종전선언 맞교환할 것
◈핵 신고 리스트 필수적 아냐... '영구폐기' 언급이 중요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선언 두고 일각에선 ‘무장해제’ 비난.. 오히려 한반도 항구적 평화정착의 출발점 될 것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오늘 남북 두 정상이 정상회담 종료 후 평양선언을 발표했습니다. 어떤 내용들이 담겼고, 앞으로 한반도 상황, 어떻게 변화될지 짚어보도록 하겠습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입니다. 안녕하십니까.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이하‘조’) : 안녕하십니까.

▷소 : 오늘 공동선언이 있었는데요.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조 : 여러 다른 평가도 있고 이견도 있습니다만. 제가 보기에는 어려운 상황에서 매우 의미 있는 합의가 나왔다고 보고요. 북미 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그 정도 성과는 달성한 것 같습니다.

▷소 : 북미대화가 재개될 수 있는 합의안들이 나왔습니까?

▶조 : 그렇게 볼 수 있죠. 일반인들이 보기에는 다소 모호한 부분도 있지만.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을 보였다고 생각되는데요. 남북정상회담에서 비핵화 의제가 다뤄진 건 처음이고요. 합의문에서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에, 트럼프 대통령은 ‘사찰’이라는 표현을 썼습니다만. 그것을 북한이 에둘러 (‘참관 폐기’)라고 표현했다고 보여지고. 미래핵 부분은 확실하게 풍계리 핵실험장과 동창리 미사일 쪽 폐기를 약속했지만.
현재 핵을 생산해내는 것이 핵 물질과 ICBM 부분이거든요. 그런데 이 부분에서 핵물질 생산시설이 영변에 있습니다. 영변의 핵시설을 동결 불능화 그 다음 단계가 영구 폐기인데. ‘영구 폐기’라는 단어를 썼다는 건 상당한 진전으로 볼 수 있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낸 결과가 충분히 도출됐다 볼 수 있습니다.

▷소 : ‘very exciting.’이란 표현을 썼어요. 일단 구미가 당긴다는 건가요?

▶조 : 충분히 그런 상황이라 볼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종전 선언을 요구하는 북한의 입장과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이 충돌하고 있었는데. 김정은 위원장이 현재 핵 부분의 핵심적인... 동결과 불능화라는 단계를 뛰어넘어서 ‘영구 폐기’라는 표현을 썼거든요. 물론 앞부분에 미국이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면 이라는 단서를 달았지만. 제가 보기엔 그게 ‘종전선언’인데요. 그런데 미국이 선 종전선언을 해줄 가능성은 희박하고요. 결국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와 종전선언을 맞바꾸는 동시행동으로 가지 않을까 싶습니다.

▷소 : 어떤 곳에서는 ‘알맹이가 없다.’라는 말도 나오는데. 어쨌든 한 걸음 더 들어간 것 아닙니까?

▶조 : 당연합니다. 박하게 표현하면 알맹이가 없다고 하지만.. 일단 남북한 간에 핵에 대해 말도 못 꺼내게 했던 북한이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남북공동선언에 집어넣었거든요. 일각에선 핵신고가 없다고 하는데. 미국이 핵신고가 종전선언의 등가물이라고 말한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미국의 핵신고는 비핵화의 본격적인 출발점이라고 해서, 신고가 마치 만능이고 전부인 것처럼 언급을 했는데 그건 사실 잘못된 착시이고요. 오히려 현재 핵을 영구폐기하겠다고 하는 부분이 상당한 진전입니다. 이것이 북미가 아닌 남북 합의문에 들어있지 않습니까. 청와대에서도 문자화할 수 없는 다른 많은 이야기들이 있다고 하는 이야기는 한미 정상회담, UN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에 전달이 되겠죠. 그렇기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의 반응에서 답을 찾으시면 됩니다. ‘very exciting’ 하다, ‘사찰을 받겠다고 했다’ 하는 부분들은. 조만간 한미 정상회담.. 아마 제가 보기에 폼페이오 방북이 결정될 것 같고. 그렇다면 남는 건 2차 북미정상회담이고. 한다면 종전선언과 북한의 추가적인 비핵화 조치가 등가물이 되겠죠.

▷소 : 일단 종전선언이 있든 없든 동창리 엔진시험장과 미사일 발사대는 사찰은 받겠다, 영구 폐기하겠다는 거죠?

▶조 : 트럼프 대통령이 사찰이란 표현을 썼지만. 북한은 전문가 참관 하에 하겠다고 표현을 했습니다. 풍계리에서의 이견이 많았던 걸 반영한 것 같고. 풍계리는 지하에 있는 시설이지만. 동창리 미사일 시험장은 모든 전문가들이 육안으로 확인 가능한 부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문가들이 참관한다는 것은 영구 폐기가 아니면 전문가들이 참가 동의를 안 하겠죠.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북한의 주민들에게도 공개되는 문서에 사찰을 받겠다는 표현을 쓰기는 부담스럽죠. 그러나 사실상 사찰은 맞습니다.

▷소 : 그럼 남은 건 다시 미국으로 넘어가는 것 같은데요. 미국이 어떤 조치를 하느냐에 따라 영변까지도 다 영구적으로 폐기하겠다는 이런 합의 내용이 들어갔습니다. 그런데 아까 위원님 말씀으로는 그것을 위해서 종전선언을 하지 않을 것 같다는 말씀을 하셨는데. 앞으로 어떻게 진행될까요?

▶조 : 선 종전선언은 미국이 안 할 겁니다. 그러나 종전선언은 북한의 입장 그대로 선언에 불과한 정치적 행위이기 때문에. 막무가내로 안 할 이유가 없어요. 다만 북한이 확실하게 영변에 있는 핵시설을 영구 폐기한다고 한다면 종전선언을 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미국이 먼저 하지 않겠지만 영변 핵시설이 폐기되면 그럴 수 있다는 거죠.

▷소 : 영변까지는 북한 스스로 알아서 폐기해라, 그런 의지를 보여달라, 그래야 종전선언 들어간다, 이런 내용입니까?

▶조 : 그렇죠. 그 의지는 보였죠. 그런데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미국으로부터 아무것도 못 받은 상태에서 우리가 먼저 영변 시설을 영구 폐기하겠다는 말은 못 하죠. 그렇기 때문에 ‘상응하는 조치를 하면’ 이라고 하면서 미국의 조치를 요구한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상 동시행동이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영구 폐기를 약속하고, 트럼프도 종전선언을 약속하는 거죠. 그러면 실제로 종전선언을 하는 건 영변의 영구폐기가 진행될 때 하겠죠.

▷소 : 앞서서 이후의 과정도 말씀을 해주셨어요.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들어가고...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올해 안에 서울에 온 답니다?

▶조 : 당연하죠. 어떻게 보시면 되냐면.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두 번 판문점에서 회담을 했고. 또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평양을 문재인 대통령이 가셨기 때문에 김정은 위원장 입장에서는 반드시 서울을 와야 하는 거죠. 또 다시 판문점에 갈 수도 없는 거고.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을 또 갈 순 없으니까요. 그렇기 때문에 서울은 당연히 올 것 같고요.
다만 추가적인 정상회담을 한다고 하면 남북한 간의 상황이 진전된 게 없기 때문에. 비핵화 부분의 진전이 있어야 하거든요. 북미 종전선언 이후나 종전선언에 상응하는 (비핵화) 진전이 있어야 한다는 거거든요. 제가 보기에는 김정은 위원장이 서울을 온다고 하면. 그때 아마 트럼프 대통령도 서울에 올 개연성이 있다, 다시 말해서 서울에서 종전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인 거죠.

▷소 : 그러면 올해 안에 종전 선언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것 아닙니까?

▶조 : 제가 보기에는 트럼프 대통령 입장에서는 중간 선거가 급하기 때문에 11월 안에 와야죠. 그럼 제일 좋은 시점은 10월 중순입니다. 왜냐하면 종전선언을 도출을 한다고 하면 11월에 선거니까... 10월 말에 성과가 나온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활용하기 쉽지 않죠. 제일 좋은 시간은 10월 중순까지겠죠. 제가 보기엔 낙관적인 시나리오를 그린다면 10월 중순에 서울에서 남북미 종전선언, 북미종전선언이 서울에서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죠.

▷소 : 첫 인사는 이렇게 되겠네요. ‘추석 잘 쇠셨습니까?’

▶조 : 그럴 가능성이 있죠. 빡빡한 평가도 있지만. 사찰과 구체적인 비핵화 행동을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한 거거든요. 트럼프 대통령이 상당히 긍정적이고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을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면 나머지 과정은 스피디하게 진행될 수 있거든요. 종전선언이 어마어마하게 현상 변경을 하는 선언은 아니고, 다만 미국의 입장은 이번에 확실하게 비핵화를 해야 하는 거고. 그러려면 종전선언부터 확실한 도장을 받고 하겠다는 거기 때문에 강경한 입장을 보여왔거든요. 그런데 이 정도 김정은 위원장이 약속을 지킨다고 한다면 종전선언은 가능한 상황인 거죠.

▷소 : 이제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요. 비무장 지대를 포함해 한반도 전 지대에서 오늘 군사적 적대관계 종식을 이어가겠다고 했는데. 한편으로는 ‘무장해제’라는 말이 나옵니다. 어떻게 보십니까?

▶조 : 그렇지 않습니다. 이건 사실상 남북한 종전선언이고요. 남북한 군사력을 볼 때 우리가 절대적 우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의 출발점이라 볼 수 있습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조한범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원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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