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각장애인 이산가족의 恨 남았다... 시민 한 목소리 비판

  • 입력 : 2018-08-22 16:09
  • 수정 : 2018-08-22 18:25
569대 1 경쟁률... 대상자 선정 이후 못 간 이산가족 왜 못갔나?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성명서

[앵커] 오늘 2박 3일 간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모두 마무리 됐습니다.

이번 행사를 통해 모두 89명의 가족이 감격스러운 만남을 가졌습니다.

하지만 한 시각장애인은 대상자로 선정되고도 결국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취재기자 이 자리에 나와있습니다. 오인환 기자! (네 오인환입니다.)

지난 보도 이후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요. 결국 참여를 못 하신 건가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포천에 사는 시각장애인 79살 김모 할아버지는 결국 행사에 참여하지 못했습니다.

596대 1이라는 확율 속에 엄청난 기회를 얻고도 행사에 함께 하지 못한 건데요.

할아버지에게는 오히려 씻을 수 없는 아픔이 되버렸습니다.

(인터뷰)"하고 싶은 이야기 많습니다. 내가 눈만 밝으면 혼자도 갈 수 있습니다. 차없고 집사람도 어려움이 있고 힘드네요. 앞으로는 우리나라가 이런 일이 절대 없고... (적십자사)가 일을 잘하시지만은... 더욱 애써서 이산가족 만날 수 있도록 차라도 대서 만나게 해주세요."

대한적십자사 해명문

이에 대해 보도가 잇따르자 대한적십자사는 공식 해명을 내놨습니다.

대한적십자사는 가족이 상봉 포기 의사를 밝히는 등 상봉 의사를 수차례 번복했다고 해명했는데요.

아내가 건강 악화로 포기 의사를 전달했고 직계가족을 설득했으나 결국 포기했다는 내용입니다.

[앵커] 하지만 변명이 좀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는데요?

[기자] 네. 이번 이산가족 상봉 행사는 남북 당국간 합의에 의해 이뤄지는 공식 국가 행사이기 때문에 정부는 다각적인 지원을 검토했어야 합니다.

또 당사자인 김 모 할아버지가 상봉을 희망하는것을 적십자사는 알고 있었는데요.

동반할 가족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포기 각서를 받았다는 점에서 국민들의 공분을 사고 있습니다.

[앵커] 보다 세심하게 챙겼더라면 분명히 이번 행사에 참여할 수 있었을 것 같은데요?

[기자] 네. 우리 정부는 이번 행사를 포함해 모두 21차례의 경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적십자사가 밝힌대로 김 모 할아버지가 처음부터 상봉을 포기한 건 아닌데요.

행사 당일까지도 김 모 할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전해지면서 안타까움을 더했습니다.

만약 동행할 단 1명의 관계자만 있었다면 상황은 아마 바뀌었을 겁니다.

정부는 이산가족 상봉 대상자 500명을 선정한 다음 250명 그리고 100명으로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게 됩니다.

이 과정에서 북측 가족의 생사여부와 대상자의 건강, 그리고 참여 의사 등을 고려해서 최종 대상자를 선정하게 되는 것인데요.

정부가 대상자의 어려움을 사전에 인지했다는 점에서 이에 대한 대책을 마련했어야 하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입니다.

[앵커] 국민들의 비판도 만만치 않지만 관련 단체 역시 움직이기 시작했다구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관련 인터넷상의 댓글을 보면 비판의 목소리가 많았습니다.

국가 행사에 걸맞지 않은 대처라는 비판과 함께 이산 가족 정책을 재점검할 시기라는 지적이 주를 이뤘는데요.

이런 가운데 먼저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가 오늘 성명서를 발표했습니다.

연합회 측은 "행정 편의주의 적십자사를 규탄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내놨습니다.

무관심과 융통성 없는 행정 편의주의가 큰 몫을 하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시각장애인이기에 안내인이 필요했지만 배우자나 자녀들의 사정을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책임 미루기에 불과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연합회 측은 상봉을 포기하게 된 김 모 할아버지의 상봉 재추진과 장애인 이산 가족에 대한 세심한 지원, 대책 마련 등을 요구했습니다.

이연주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정책실장입니다. (인터뷰)"과정에 있어서 개인이 포기할 수 밖에 없는 환경이 만들어진 거기 때문에 적십자사가 다시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보구요. 고령화가 되면서 자연스럽게 신체적 장애를 가지게 되시는 어르신 분들도 많습니다. 이에 대한 대책을 미리 만들어서 재발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원혜영 의원실도 이번 사안에 대한 정확한 사실 파악을 위해서 통일부에 관련 자료를 요청한 상태입니다.

[앵커] 이번에 이산가족들을 많이 만나셨죠? 또 어떤 개선점이 필요한지 궁굼한데요.

[기자] 네. 저희는 상봉대상자를 포함해 지난달 부터 약 30가족을 만나 인터뷰 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다양한 고민과 개선 해야 할 점을 지적해 주셨는데요.

경기방송은 오늘과 같은 이러한 안타까운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다음달 13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산 가족 상봉과 관련한 정책 일부를 집중 점검합니다.

정부가 이후에도 상봉 정례화 등을 약속하고 있는 만큼 나머지 5만7천여명의 이산가족들의 상황을 정밀하게 진단하고 파악해 올바른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네. 이번 사안에 대해 정부가 정확한 문제 파악과 함께 개선책 을 내놓길 기대합니다. 오기자 수고하셨습니다.

태그
2018.09.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