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은산분리규제 완화 추진... 대기업의 은행소유 가능해질까?

  • 입력 : 2018-08-08 17:40
  • 수정 : 2018-08-09 06:24
  • 20180808(수) 2부 오늘이슈 -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mp3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은산분리 규제 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동안 대주주의 사금고화 우려로 막혀왔지만 신경제성장 동력을 위해서는 더이상 불가피하다는 주장인데요. 관련 내용 2부에서 참조은 경제연구소 이인철 소장 연결해 들어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8월 8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

0808(오늘)

◆문 대퉁령, ‘은산분리 대원칙 지키되 인터넷 전문은행 운신 넓히겠다’ ....
◆국회 계류 안.. 오너無, 자산이 10조원 미만 IT기업에 한해 규제 완화하는 내용.
◆반대측, 대기업 은행소유 인정하는 길 터주는 격.. 산업자본 위기 일반 예금자들에 전이될 가능성 커..
◆찬성측, 핀테크 신성장동력 가능성 커...일자리, 금융계 메기효과 클 것.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휴가에서 돌아온 문재인 대통령이 어제 은산 분리 완화 관련 발언을 하면서 한동안 잠잠했던 인터넷전문은행 시장에 다시 불이 붙고 있습니다. 자세한 이야기,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나눠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 소장(이하 ‘이’) : 안녕하세요.

▷소 : 먼저 어제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 들어보시겠습니다.

[문재인 / 대통령]

인터넷전문은행은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도 금융시장에 정착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규제가 발목을 잡았습니다. 은산분리는 우리 금융의 기본원칙입니다. 그러나 지금의 제도가 신산업의 성장을 억제한다면 새롭게 접근해야 합니다.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주어야 합니다.

▷소 : 일단 문재인 대통령이 ‘인터넷전문은행 활성화를 위해 은산분리라는 대원칙을 지키면서 인터넷 전문은행이 운신할 수 있는 폭을 넓혀줘야 한다’, 이런 뜻을 밝혔는데요. 먼저 '은산분리'의 개념부터 소개 부탁드립니다.

▶이 : 은산분리라는 게 재벌의 은행지배를 막겠다는 취지입니다. 대기업의 은행 지분 보유를 최대 10%로 제한한 것인데요. 물론 의결권이 있는 지분의 경우 4%까지만 보유가 가능합니다. 이런 규제를 두는 이유는 대기업이 은행을 소유할 경우 여러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인데요. 내부거래로 자회사에 특제 금리로 대출해줄 수 있고. 또 모든 계열회사의 매출과 현금흐름을 대기업 소유의 은행에 몰아줄 수 있고요. 무엇보다 저축은행 사태, 특히 동양그룹사태처럼 대기업의 자회사가 대출 상환을 못할 경우 결국 은행은 망합니다. 그러면 대기업의 사금고로 전용되다가 일반 은행의 예금자가 손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에 지금까지 은산 분리 규정이 존속돼 왔던 겁니다.

▷소 : 그러면 ‘은산분리 완화’라고 봐야 하는 겁니까?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서만 완화를 하겠다는 거라 인터넷 전문은행 육성 방안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요.

▶이 : 인터넷 전문은행은 이미 지난해 출범을 했죠. 문재인 대통령은 인터넷 전문은행에 한해 무척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은산분리 완화를 하자는 건데요. 그러면 은산분리 완화를 했을 때 어떤 효과가 있느냐. 우선 메기효과가 확산될 수 있다는 겁니다. 기존 은행권들은 예금 금리는 낮게 대출 금리는 높게... 이른바 금리장사로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습니다.
그런데 카카오 뱅크, 케이 뱅크 등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한 뒤 이런 은행업계에 돌풍이 생겼다는 거죠. 실제로 카카오뱅크의 경우 영업개시 100일 만에 400만이 넘는 계좌가 개설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습니다. 그런 메기 효과가 좀 더 커질 수 있다는 것이고. 두 번째는 인터넷전문은행이 영업을 활발하게 하면 과감하게 금리를 내리거나 수수료 경쟁으로 금융소비자들의 이익이 더 커질 수 있다는 겁니다. 그리고 세 번째는 기존 은행과는 달리 지금은 오프라인 지점을 방문하지 않고도 24시간, 365일 언제 어디선지 모바일뱅킹 하나로 금융거래가 가능하다는 점 때문에 이 인터넷 은행을 활성화해야 하는데 그동안 1년을 봤더니 자본이 떨어져서 대출해줄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든다든지 자본금 확충이 어렵더라, 그럼 왜 어렵느냐. 대주주들이 대부분 대기업 계열사다보니 증자하기 어려운 점을 문제로 꼽고 있는 것입니다.

▷소 : 그러다보니 찬성하는 쪽에서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는데. 말씀하신 이유 뿐 아니라 그밖에 또 다른 이유가 있을까요?

▶이 : 일단 대기업 사이에서도 양분돼 있는 것 같습니다. 대기업의 경우 인터넷 전문은행과 관련해 국회 계류돼 있는 은산분리 규제안이 다섯 개 정도 올라가 있는데. 지금 현재 오너가 없거나 자산이 10조원 미만인, IT기업에 한해 풀어주겠다는 건데요. 사실 일반대기업들이 이 은산분리 규제를 원해왔거든요. 삼성은 삼성은행, 현대는 현대은행을 만들고 싶어했죠. 그런데 이것이 은산분리 규정으로 할 수 없어왔던 것인데요. 특히나 의결권이 5%를 넘어가게 되면 은행 이사회를 장악할 수 있습니다. 이사회 선임부터 인수, 합병... 결국 은행이라는 것은 국가적인 측면에서 허가한 사업임에도 대기업 전유물로 이용될 수 있다는 이유 때문에 18년 정도 은산분리 규제가 존속해왔던 겁니다.

▷소 : 반대하는 쪽에서도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이 분들은 어떤 입장인가요?

▶이 : 현재 대통령까지 나서서 제한적으로 규제를 완화하자고 촉구하고 있지만. 여전히 진보정당, 언론들이 반대하고 있는데요. 이유는 두 가지 정도입니다. 가장 큰 이유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대기업의 은행 사금고화가 심각해질 수 있다는 건데요. 처음에는 인터넷 은행으로 제한적으로 시작하지만 결국 대기업들이 은행을 소유하는 길을 터주는 게 아니냐는 우려고요. 두 번째가 산업자본의 위기입니다. 예를 들어 대기업들이 산업자본이 은행을 소유하게 되면 산업자본이 흔들린다. 삼성 전자가 흔들린다, 하는 상황이 왔을 때 대기업이 소유하고 있는 은행으로 그 위기가 전이되는 시스템이라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금융전반 시스템 전반의 리스크로 엄청난 파장이 이어지는 건데요. 특히 우린 과거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2013년 동양그룹사태를 보면 개별 금융 계열사가 재벌의 사금고화로 전락하는 과정에서 보듯이 재벌계열사의 부실이 그대로 금융사로 전이된 경험이 있기 때문에. 일부 진보정당과 시민단체에서 반대하고 있는 겁니다.

▷소 : 반대하는 목소리에 근거와 논리.. 어떻게 평가하세요?

▶이 : 대통령이 휴가에서 복귀하고 난 뒤 첫 번째로 해결한 것이 전기요금 인하 문제였죠. 주문한 지 하루만에 대책이 발표됐고요. 두 번째 경제행보가 인터넷 전문은행의 발목을 잡고 있는 은산분리규제 완화입니다. 문대통령이 이 문제에 왜 사활을 걸고 있느냐, 바로 규제혁신의 첫 발을 인터넷전문은행의 ‘규제 칸막이’를 없애주자는 겁니다. 그러면서 영국의 사례를 들었죠. 과거 영국이 자국의 ‘마차산업’을 보호하기 위해 잘못된 규정을 계속 고수하다보니 자동차 산업을 미국과 독일에 빼앗겼던 것처럼. 은산분리의 기본 원칙은 그대로 고수하되 새로운 산업의 성장을 억제하는 규제는 풀어주자는 거거든요. 그래서 만에 하나 지분 제한을 풀어 IT투자가 확대된다면 핀테크라는 관련 산업이 성장할 수 있고.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는 겁니다. 저는 일정부분 동의하는데요. 이런 문대통령의 행보라는 게 최저임금 인상으로 대표되는 소득주도 성장과 함께 각종 규제를 철폐해 혁신성장의 동력을 확보하려는 것 아니냐는 의미로 분석됩니다.

▷소 : 지난번에도 말씀해주신 적 있는데. 인터넷 전문은행이 (비약적인 성과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이유가 대주주가 투자를 하려고 해도 규제에 막혀 할 수 없기 때문에 더 하고 싶은 게 있어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씀해주셨죠. 그래서 규제 완화를 한다는 것인데. 이 인터넷전문은행이라는 것이 정부는 4차 산업혁명의 첨병이라고 보고 있는 것이죠?

▶이 : 맞습니다. 일부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공약을 파기한 것 아니냐는 주장도 하고 있고. 반대가 많은 것도 사실입니다. 그런데 들여다보면 우리나라가 IT분야에서는 최강이지만 이것이 금융과 연관되는 분야에서는 너무나 뒤떨어져 있습니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이 4차 산업 활성화의 핀테크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는데. 인터넷 전문은행의 경우에도 고용유발효과도 꽤 크고요. 진입장벽 아래에서 안주하고 있는 기존 금융권에 대해 경각심을 주는 메기효과도 충분하다는 거죠.
그런데 제가 지난번에도 말씀드렸습니다만 케이뱅크와 카카오뱅크 대주주가 산업자본이다보니, 카카오뱅크의 경우 대주주가 40명 가까이 되고 케이뱅크는 20명 가까운 대주주가 있습니다. 똑같이 증자하지 않으면 자본 증액이 안 됩니다. 오히려 대주주가 나서서 증자를 하게 되면 돈이 떨어져서 대출해주지 못하는 게 없다는 것이죠. 그래서 금융소비자의 접근편의성을 위해서는 여러 가지 자본증액이 필요하야, 중금리대출, 기업대출, 전세대출 등 새로운 금융상품을 내보낼 수 잇는데 지금은 굉장히 제한적인 범위 내에서 은행업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러다보니 금리경쟁, 수수료 인하에서 잠깐 긴장했던 기존 은행권들이 지금은 긴장하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인터넷 은행이 덩치 면에서 제한을 받기 때문이죠. 그러다보니 문대통령의 의중은 우리가 IT기술이 뛰어난 만큼 금융과 결합한 핀테크 시장이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높이 평가한 것 같습니다.

▷소 : 그런데 또 반대하는 분들 입장에서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핀테크가 아니다,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라고 하고 있습니다.

▶이 : 맞습니다. 왜냐하면 사실 기존은행권도 오프라인을 줄이고 온라인 영업을 확대하고 있죠. 그러다보니 그런 주장들이 일부 맞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산업은 국가 허가 산업입니다. 그러면 10여 개의 은행이 독점하는 구조로 놔둘 것이냐.. 지금 메기 두 마리를 넣었더니 시장에 돌풍이 일어났습니다. 거기에 메기 하나를 더 넣을지의 여부는 국가 최고 권력자의 판단일 수도 있고. 산업의 성장성을 보게 되면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 잠재 성장 동력이 매우 떨어져 있습니다. 반도체 이외 산업이 거의 뒤처져 있는 상황이죠. 그러는 사이에 글로벌 환경은 급속도로 바뀌고 있습니다. 핀테크를 가장한, 공유경제를 가장한 새로운 산업이 자리를 잡고 있지만 우리는 기존산업의 벽에 막혀서 한 발짝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는 겁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구더기 무서워서 장을 못 담그겠지만 적어도 대기업들의 사금고화를 막는 제도에 대해 어떻게 할 것인가 했을 때 규제를 풀어주고 난 이후를 생각해야 하는데. 그것이 무서워 이 논란이 반복되고 있다는 겁니다.

▷소 : 알겠습니다.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인철 참조은경제연구소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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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