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책선거 실종된 지방선거, 그중 경기도는 최악

  • 입력 : 2018-06-14 01:53
  • 20180613(수) 2부 지역이슈 - 이광재 매니페스토 사무총장.mp3
6·13 지방선거 및 국회의원 재·보궐선거가 13일 간의 열전을 마무리했습니다. 항상 선거 때마다 이야기 나오는 것이 바로 '정책 선거'를 하자고 하는 건데요. 이번 지방선거에서는 '정책'이 제대로 펼쳐졌는지 살펴봅니다. 2부에서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연결합니다

■방송일시: 2018년 6월 13일(수)
■방송시간: 2부 저녁 6: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 실천본부 사무총장

0613(지역2)

◆선거과정과 선거이후의 공약 이행을 평가, 감시하는 ‘매니페스토 운동’.
◆네거티브가 아닌 ‘정책선거’에 중점. 아직 우리나라는 미흡하다는 평가. 경기지역은 최악.
◆유권자 알권리 우선한 토론회 열려야. 후보자의 상시적인 선거운동도 필요.
◆정치권 이슈 받아적기가 아닌 유권자 눈높이에 맞는 언론보도도 필요.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6·13지방선거가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선거 북미정상회담으로 화제성에서는 밀리지 않았나 싶은데요. 그나마 화제가 됐던 부분도 정책이 아닌 사생활 부분이었습니다. 이번 선거,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과 함께 ‘매니페스토 정책선거 기상도’를 살펴보겠습니다. 안녕하십니까?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 (이하‘이’) : 안녕하십니까. 수고하십니다.

▷소 : 우선 많은 분들이 ‘매니페스토’라는 개념에 대해 잘 모르실 것 같은데요.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이 : ‘매니페스토’는 정치개혁 운동으로 민주주의를 튼튼히 하자는 운동이고요. 선거에서는 서로 정책을 가지고 승부를 겨뤄야 하며 표를 얻기 위한 거짓말 등은 검증해야 한다는 운동입니다. 1834년 영국에서부터 시작돼 전세계적으로 확산된 운동이고. 우리가 선거에서 선출하는 사람들은 봉사자를 고용한다는 거고요. 선거 이후에는 공약을 잘 이행하는지 견제, 감시, 통제하는 운동입니다.

▷소 : 그럼 ‘매니페스토’를 정책검증/정책선거라고 봐도 되겠습니까?

▶이 : 그렇게 보셔도 상관은 없지만, 선거 이후에도 우리와의 약속을 잘 지키는지를 검증하는 운동이기 때문에 선거에만 국한된 운동이 아닌 선거 이후에도 통제를 하는 운동인 겁니다. 과거 선거 이후 약속을 나몰라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 이런 것들까지 바로 잡겠다고 하는 것이 ‘매니페스토 운동’입니다.

▷소 : 이 ‘매니페스토’가 중요한 이유는 뭘까요?

▶이 : 말씀드렸다시피 기록하고, 기억하고, 통제하기 때문에 정치인들이 국민인 유권자의 머리 위에 있는 것이 아니라 봉사자로서 우리를 위해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하는 통제장치고요. 고용하고, 평가하고, 결정하겠다고 하는 주권재민의 정신, 민주주의 제도를 가장 충실히 할 수 있는 기제기 때문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선거공약과 ‘매니페스토 공약’이 다른 점은 과거의 공약이 한 두 줄의 두루뭉술한 공약이었다면 ‘매니페스토 공약’은 왜/무엇을/어떻게 등 철학과 구체성, 비전을 갖춘 공약이기 때문에 선거 과정과 이후에도 실효성과 실현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고요. 선거 이후에도 잘 지켜지는지 평가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외국에서는 ‘매니페스토 선거’가 아니면 선거를 공연한 소동에 불과했다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소 : 그런 면에서 우리나라에서는 이 운동이 잘되고 있나요?

▶이 : 그간 조금씩 조금씩 잘 전진하고 있었는데 이번 선거에서는 좀 실망스러운 부분이 있었습니다. 정책과 해법으로 승부를 해야 하는데 대형 중앙 이슈에 숨어서 슬그머니 선거를 치르고자 하는 분들이 있는가 하면, 상호비방전과 폭로전으로 인해 정책으로 경쟁하는 ‘매니페스토 선거’가 이뤄지는데 장애가 되고 있습니다. 그 부분에서 실망스럽습니다.

▷소 : 지금까지 광역단체장 후보들을 대상으로 ‘매니페스토 정책 기상도’를 분석해오셨잖아요. 오늘 선거가 끝났는데 전체적으로 어떻습니까?

▶이 : 저희가 3차례 ‘매니페스토 기상도’를 발표했는데요. 안타깝게도 ‘재난수준’에 가까웠다고 평가하고 싶습니다. 저희가 ‘매니페스토 기상도’를 발표한 건 유권자 입장에서 후보자들의 정책과 능력을 검증하기 위해 꼭 필요한 부분들을 3차례 나눠서 발표한 건데요. 4월29일에는 첫 번째 발표가 있었죠. 후보자 등록 전까지의 기상도로 100점 만점에 70점. 저희가 평가한 방식으로는 ‘구름 많음’이었습니다. 그리고 선거 운동 시작 직후인 지난 4일에는 상호비방전이 선거운동을 혼탁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천둥·번개·소나기’ 였다는 평가를 내렸습니다. 또 사전투표 직후인 지난 11일에는 100점 만점에 60점인 ‘흐림’ 이었습니다.

▷소 : 그나마 조금 나아진 거네요.

▶이 : 조금 나아졌다고 볼 수는 있는데 전국적인 기상도이고요. 정책선거를 견인하기 위한 지표라 할 때 100점 만점으로 환산해서 90점 이상은 ‘맑음’, 80점 이상이면 ‘구름 조금’, 70점 이상이면 ‘구름 많음’, 60점 이상이면 ‘흐림’, 60점 미만이면 ‘비’. 그리고 그 중 ‘천둥·번개·소나기’라고 하는 것이 있는데 인격살인적인 네거티브나 상호비방이 일어났던 지역으로 분류를 합니다. 이때 경기 지역은 2,3번째 발표에서 전국에서 유일하게 두 번의 ‘천둥·번개·소나기’ 지역으로 분류가 됐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선거 결과에 상관없이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신뢰를 무너뜨렸다는 면에서 비판을 받아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소 : 다행히 ‘태풍’은 없네요.

▶이 : ‘천둥·번개·소나기’가 여기서 ‘태풍’에 해당이 되겠죠. 결국 이번 지방선거가 ‘태풍’ 수준이었다고 평가를 내릴 수 있겠습니다.

▷소 : 그럼 대한민국에서 잘 이뤄진 곳은 어딥니까? 경기도에서는요?

▶이 : 상대적으로 잘 이뤄졌다고 하기에는 민망한 선거를 치렀는데요. 그래도 대전은 거의 제시되지 않았던 예비후보자 정책공약, 이것을 도서로 냈던 것이 있어서 일부 다른 지역보다 높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리고 경기 지역 내에서 잘 된 부분은 찾을 수가 없는 게 상호 의혹 제기, 비방전이 전 지역으로 광범위하게 있었고.

▷소 : 이게 광역단체장만이 아닌 시·군·구를 다 포함한 평가인 거죠?

▶이 : 네. 저희가 경기지사 선거가 폭로전으로 거듭됐다는 평가에 안타까운 것이, 경기지역이 기대가 컸던 지역입니다. 초반에는 청년정책으로 경쟁을 했고 그래서 정책선거가 치러질 가능성이 높은 곳으로 꼽았었는데 후반으로 갈수록 무차별 폭로와 비방전으로 얼룩진 바람에 아까도 말씀드렸듯이 전국에서 유일하게 ‘천둥·번개·소나기’가 2번 나왔습니다. 그래서 어느 지역이 더 낫다라고 평가하기 어렵습니다.

▷소 : 그런데 후보를 검증하는 방법 중 토론회가 있지 않습니까? 이번 선거만큼 토론회가 없었던 적도 없는 것 같은데. 어떻게 보셨습니까?

▶이 : 국민의 알 권리가 철저히 무시당했다고 보고요. 후보자 간 형평성에 무게추가 많이 갔기 때문에 토론회가 진행됐더라도 유권자의 관심을 끄는 데는 실패했다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는 다양한 토론회가 진행되고 있고. 후보자의 형평성보다는 유권자의 알 권리에 중점을 더 두고 있습니다. 따라서 토론회가 열릴 때는 표심이 출렁거리기도 하는데요. 우린 그에 비해 너무 형식적인 토론회가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 후보자가 토론회에 안 나와도 선거 결과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는 잘못된 과거의 평가 때문에 유력 후보들이 토론회를 피함으로써 유권자의 알 권리를 무시했던 부분도 향후 바로잡아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소 : 도전할 때는 토론회하자고 외치던 후보도, 정작 여론조사에서 앞서 나갈 때는 이런 저런 이유를 대면서 피하잖아요.

▶이 : 정책 검증을 피해가려고 하는 부분이 유권자의 알 권리를 무시하는 부분인데요. 유력 후보들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을 때는 훨씬 더 큰 피해를 줄 수 있는 법적, 제도적 장치가 필요합니다. 미국의 경우 굉장히 다양한 후보 토론회가 열리기 때문에 후보자의 참석 여부 관계없이 토론회는 진행이 됩니다. 따라서 모든 후보가 참석해야 토론회를 연다기보다, 토론회에 참석하면 자기 홍보를 하는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근거를 여럿 만들어야 하는데, 한 후보가 참석을 안 하면 토론회가 무산되는 것처럼 획일화된 토론은 언론사나 신문사에서도 생각할 부분이 있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소 : 언론사에서 주최하는 토론회도 있지만 선관위에서 주최하는 토론도 있죠. 그 횟수가 너무 적지 않은가 하는 생각도 드는데.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서는 그 부분에서 운동을 하실 계획이 있나요?

▶이 : 저희가 선거와 관련된 토론회를 유심히 보고 있는데 선관위 토론회는 유력 후보들도 많이 참석하시죠. 다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주관하는 것이기 때문에 선거 방식이 크리에이티브한 형식으로 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선관이 토론회를 기본으로 하고, 그보다는 그 외 좀 더 다양한 형식의 토론회를 여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고요. 언론사나 신문사에서 하는 토론회 중 모든 후보자를 초청하는 것도 있겠지만 특정 후보를 순차적으로 불러서 하는 토론회나 외국의 사례를 좀 더 관심 있게 보면 후보토론회가 더 활성화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특히 토론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후보와 그렇지 않은 후보들을 유권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언론 매체들을 확보해야 한다 생각하고 있습니다.

▷소 : 예전 선거에서는 대중 유세도 있고 광장 지지 유세도 있고. 요새는 그런 것을 지양하잖아요. 그래서 이런 토론회로 밖에 후보자를 알 수 있는 방법이 없는데. 그런 만큼 좀 더 강제성을 둬야 하는 것 아닌가하는 생각이 들고요. 그리고 이번 지방선거 광역단체장, 교육감을 포함해 모두 7번 투표를 해야 합니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어떤 인물인지 모른 채 투표에 임한 경우도 많지 않았나 생각하는데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 : 한 가지 말씀드리면 외국에서는 우리보다 더 많은 투표를 합니다. 많이 하는 곳은 하루 5,60회 투표하는 곳도 있는데요. 우리와는 다른 이유가 있습니다. 외국의 유권자들은 우리보다 후보자가 많음에도 투표를 할 수 있는 게 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굉장히 많이 갖고 있습니다. 상시적인 선거운동이 가능하기 때문에 저 사람이 어떤 인물인지, 어떤 정책을 갖고 있는지 모른다는 말은 나오지 않습니다. 우리가 지방자치가 좀 더 성숙해지면 시·도지사를 뽑는 행정자치, 교육자치를 넘어 안전자치 쪽으로 확대가 될 텐데요. 지금과 같이 공직선거운동일을 규정하거나 상시적인 선거운동 기간을 보장해주지 않으면 유권자들이 제대로 선택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선관위에서도 이 부분을 많이 고민하고 있는데요. 법적으로 선거운동일을 정해 놓으면 현직에 굉장히 유리하기도 하고요. 깜깜이 선거가 되기도 하고요. 기성세대 남성이 청년이나 여성보다 유리하기 때문에 이제는 우리가 이 상시선거운동을 보장할 수 있을지 관심을 갖고 법·제도 개선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또 지방선거가 대선과 총선에 비해 덜 중요하다고 하는 인식을 바꿀 수 있는 사회적 노력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소 : 상시적인 선거운동이 필요하다는 부분에 공감이 많이 되는데요. 이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되려면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요?

▶이 : 지금까지는 언론들의 정치권의 어깨 높이에서 보도를 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이제는 유권자 높이에서 보도하고 취재하는 변화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의 선거 보도를 보면 선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 생각했던 중앙 이슈들이 유권자들의 생각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따라서 정치권이 제시하는 스캔들과 이슈에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유권자 입장에서 보도를 해줬으면 좋겠고요. 그런 면에서 정치권이 제시하는 이슈와 스캔들에 따라가지 않는 성숙한 시민의식도 필요한데요. 지금도 폭로전을 보면 ‘블랙 아웃’이라고 하죠. 더 이상은 여론조사를 공표할 수 없는 기간에 맞춰 선거를 혼탁하게 만드는 행태를 반복해왔습니다. 어느 한 곳만 그런 것이 아니라 여야가 공수가 바뀌어도 그런 행태를 계속하고 있거든요. 이런 것들은 시민들이 철저히 외면할 수 있는. 그 전에 검증을 맞춰보는 언론사와 시민의 성숙도가 필요하지 않나 보고 있습니다. 그렇게 ‘매니페스토 선거’가 정착될 수 있겠죠.

▷소 : 정책선거가 인물검증에 밀릴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이 : 미국의 언론을 예로 들어 인물검증에 대해 말씀드리면. 2년 전부터 아주 치밀하게 고등학교 때 한 일 등, 소소한 것까지 보도를 합니다. 반면 우리는 가만히 있다가 공식선거운동일이나 블랙아웃이 되어야 이런 내용을 터뜨리거든요. 이런 것은 인물검증으로 적당하지 않다고 보고, 인물검증을 빙자한 폭로전으로 인해 정책선거가 희생된다고 봅니다. 인물검증과 정책검증을 모두 해야 하는 만큼 인물검증은 더 오래 전부터 치밀하고 오랫동안 하는 게 좋고. 정책선거는 선거운동 기간 동안 할 수 있다고 하는 거죠.

▷소 : 오늘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지금까지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총장과 이야기 나눴습니다.

첨부
태그
2018.08.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