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코리아] ‘미투 운동’, 우리 사회 각계 수많은 ‘미투’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해야

  • 입력 : 2018-03-12 13:47
  • 20180312_조희원 청년연대사무국장.mp3
■ 대학가 미투 운동, 학생회 등 성폭력 예방 활동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어
■ 조민기 씨 죽음 안타깝지만 미투 운동은 지속되어야
■ 수많은 ‘미투’들과 지속적으로 연대해야
■ ‘펜스룰’,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을 차별하고 소외시키는 것

조민기 씨의 죽음 그리고 ‘펜스룰’ 등장 등 미투 운동과 관련된 현 사안을 조희원 청년연대사무국장과 함께 분석한다.

■방송일시: 2018년 3월 12일(월)
■방송시간: 4부 오전 7:00 ~
■진 행: 주혜경 아나운서
■출 연: 조희원 청년연대사무국장

▷주혜경 아나운서 (이하‘주’): 지난 주말은 한반도 문제는 물론 미투와 관련해서도 정말 많은 뉴스들이 있었습니다.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검찰 출석, 그리고 청주대 교수로도 활동했던 조민기 씨가, 가족과 피해자들에게 용서를 구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까지 있었습니다. 조민기 씨의 죽음은 안타깝지만, 이로 인해 미투운동이 위축되면 안 된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는 마련되고 있는 거 같습니다. 청년 층 미투운동과 관련해 청년 참여연대 조희원 사무국장, 만나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조희원 청년연대사무국장(이하 ‘조’): 네, 안녕하세요.

▷주: 미투 운동이 각계에서 불고 있습니다. 대학가에서도 뜨거울 것 같습니다. 학기 초입니다만, 대학가의 미투 운동은 어떻습니까?

▶조: 대학도 여러 직책이나 관계가 얽혀 있는 곳이다 보니 지금까지 고발된 미투만 봐도 많은 관계들이 있는데요, 가장 많이 고발된 예술 대학 미투를 보면, 대부분 교수와 학생 관계였죠. 교수라는 권력에 대항할 수 없었던 학생들이 부당한 대우나 성희롱, 성폭력을 당해도 대응하지 못하고 학교생활을 계속 하거나 혼자 견디다 학교를 그만둘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던 거죠.

그런데 이러한 상황이 단순히 학부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라 서울대인권센터가 작년에 발표한 인권 실태 조사 보고서를 보면, 대학원생 중에 성희롱이나 성폭력을 당한 경험이 있다고 대답한 사람의 경우가 크게는 21.2%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거든요. 대학원생이 되면 학부생일 때보다 교수의 영향력이 더 커져서 그 권위에 대항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죠. 그래서 ‘찍히면 이 업계에서는 끝이다’라는 말이 돌 정도로 교수 권력이 큰 곳에서 가장 먼저 미투 운동이 터져 나오고 있는 것으로 보여요.

그래서 사실 교수와 학생 사이의 위계뿐만 아니라 예전 단톡방 성희롱 사건이나 동기, 친구, 선후배 사이에서도 쉽게 성희롱, 성폭력 사건이 일어나는데, 우리 사회가 그만큼 여성이 억압받고 폭력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대학에서도 마찬가지로 이런 일들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주: 그래서 대학 내 분위기도 많이 변한 것 같습니다. 학생회, 학교 자체 차원 성폭력 예방 활동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하더라고요.

▶조: 학생회에서 자체적으로 음주 문화를 만들어가며, ‘러브 샷을 하지 않기’ 등 이런 식의 문화가 긍정적으로 만들어지고 있지 않나, 그렇게 보고 있습니다.

▷주: 신입생 환영회 등도 예전보다 간소화되고 아이들이 예전까진 정말 고주망태가 될 정도로 술을 많이 권하는 문화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러진 않는다는 말씀, 잘 들었습니다. 조민기 씨의 자살이 청년 미투 운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십니까?

▶조: 조민기 씨의 죽음이 굉장히 안타깝지만 이번 일로 미투 운동이 잘못됐다는 것이 아니라고 이야기하는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어요. 한 달이 넘도록 미투 운동이 지속되고 있는 것을 보면 우리 사회에 오랫동안 이런 성폭력이 지속되어 온 것의 방증이 아닌가 싶고요.

보편적으로 성희롱, 성폭력 사건이 있었기 때문에 수많은 피해자들이 스스로 검열하고 그런 피해 사실을 본인의 수치로 여겨서 살아 왔는데, 그래서 2016년 여성가족부 통계만 봐도 성폭행 범죄 신고율이 2.2%밖에 되지 않잖아요.

청년이나 여성들 사이에서도 이런 피해와 미투가 존재할 것이라 생각해서 이렇게 어렵게 연대해서 이뤄진 미투 운동의 본질을 퇴색시키지 말고, 앞으로 우리 사회에 수많은 ‘미투’들과 연대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 아닌가, 이렇게 보고 있습니다.

▷주: 제가 최근에 어느 대학을 방문했는데, 대자보를 통해서 그런 운동을 이어가더라고요.

▶조: 맞습니다. 대학가에서도 요즘엔 페이스북으로 ‘대신 전해드립니다’, ‘대나무숲’ 이런 페이지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 페이지들을 통해서라도 이런 사실을 겪어봤다, 이렇게 피해 사실을 호소하는 여성 친구들도 있고 남성들도 ‘위드유’라고 해서 ‘나 자신이 이렇게까지 묵인하고 있었구나’, 반성하는 목소리도 많이 나오고 있어요.

▷주: 청년참여연대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의 '페미니스트'에 대한 정의가 잘못된 성 인식을 드러내고 있다, 그러니 국립국어원에 수정을 해 달라, 이런 요구를 했다고 하던데요? 어떤 얘깁니까?

▶조: 지금 국립국어원에서 표준국어대사전을 편찬 중이거든요, 이 사전에 ‘페미니스트’라는 단어의 정의가, 예전에 여자에게 친절한 남자를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나와 있어요. 그래서 청년참여연대는 이 정의가 페미니스트에 대한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성차별을 조장한다고 생각했습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가 지금 요구하는 성평등의 과제와 동떨어진다고 생각해서, 얼마 전에 3월 8일 여성의 날이었거든요, 그 날을 맞아서 국립국어원에 이 정의를 완전히 삭제하거나 전면 수정해달라는 항의 공문을 제출했어요. 그래서 한 달 동안 저희가 서명 운동을 진행했고요, 저희 요구에 공감한 시민들이 무려 2063명이나 되었어요.

▷주: 미투 운동 관련 성명서도 내셨다면서요?

▶조: 청년참여연대는 중요한 사회적 이슈에 대해서 성명을 발표하는 식으로 입장을 밝혀 왔습니다. 이번 미투 운동은 특히 청년에게 더 큰 분노와 아픔으로 다가오고 있어요. 그게 우리 사회가요구하고 개인이 가져야 한다고 청년들에게 몰아쳐 온 정의에 대한 회의 때문이 아닌가 싶습니다.

청년참여연대도 이번 사태를 결코 가볍게 보지 않고, 피해자들과 끝까지 연대하겠다는 성명을 냈습니다. 그 이유가 폭로의 중심에는 항상 약자인 청년 여성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사회 구조를 바꾸어 나가기 위해선 청년과 여성을 향한 폭력과 차별을 거두고 우리 사회 구성원이 함께 나서서 피해자들에게 공감하고 사회적으로 연대할 것을 요청하는 내용의 성명을 냈습니다.

▷주: 미투운동이 사회 전반적으로 확산되면서, “펜스론”이라는 말이 나오고 있습니다. 펜스룰은 '아내 외 다른 여자와 단둘이 식사하지 않는다'는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의 과거 발언에서 유래한 것이지요? 직장 등에서 다른 여성과 함께 활동하는 것을 자체를 꺼리는 행동을 의미인데... 미투운동의 지향점이 이런 건 아니지 않습니까?

▶조: 네, 아닙니다. 펜스룰이라는 게, 밥만 한 번 같이 먹으면 성희롱이라고 하는데, 아예 직장에 여성을 두지 않겠다, 이런 식인 거예요. 이런 대응이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을 차별하고 소외시키는 것일 수밖에 없거든요. 지금도 여성은 사실 사회적으로 엄청난 차별을 받고 있죠.

노동 시장에서의 차별을 먼저 보면, 2015년 통계로 30대 대기업과 공기업에 여성 신입 사원 비율이 20%밖에 되지 않고요, 2017년 여성가족부 통계를 보면, 여성 노동자의 월 평균 임금도 남성 노동자의 64%밖에 되지 않아요. 여성 국회의원 비중도 17%으로 OECD 30위에 그치고 있어요. 이런 보편적 차별에 대해선 완전히 눈을 감아버리고, ‘함께 사는 건데 왜 불편한 이야기를 하느냐’, 남자를 잠재적 가해자로 몬다고 비판하는 것은 사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시민의 책임을 저버리는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우리에게 이미 남성중심 사회 시스템이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상처 입은 사람들이 있으니까 그런 사람들의 편에 서서 어떻게 이 사회를 바꾸어 나갈 것인가, 그렇게 논의를 시작하는 게 가장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주: 지금까지 조희원 사무국장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조: 네, 감사합니다.

첨부
태그
2018.06.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