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999 팩트체크 뉴스를 부탁해 "BJ 자살 부추긴 시청자, 처벌 될까?"

  • 입력 : 2018-03-09 14:37
  • 20180308(목) 4부 팩트체크 - 이고은 기자.mp3
지난 5일 한 BJ, 그리니까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방송 도중 투신해 사망하는 충격적인 사건이 벌어졌습니다. 이때 몇몇 시청자는 자살하겠다는 BJ를 말리기보다 부추겼다고 하는데요. 이런 경우, 자살방조죄로 처벌 가능한 걸까요? 4부에서 이고은 뉴스톱 팩트체커와 알아보겠습니다

■방송일시: 2018년 3월 8일(목)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이고은 뉴스톱 에디터

0308(팩트)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 ‘소’) ‘; 지난 5일 충격적인 사건이 있었습니다. 인터넷방송 진행자가 방송을 하다가 투신해 숨진 사건입니다. 물론, 그 방송을 지켜보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인터넷방송 진행자의 그런 행동을 부추겼다고 합니다. 그래서 처벌을 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는데요. 무슨 내용인지, 그것이 사실이라면 처벌이 가능한지 이고은 팩트 체커와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이고은 기자(이하‘이’) :안녕하세요?

▷소: 먼저, 이게 어떤 사건인지 정리 부탁드립니다.

▶이: 지난 5일입니다. 부산에서 인터넷방송을 진행하는 한 30대 여성. Broadcasting Jockey의 약자로 BJ라고 하는데요. 이 여성이 인터넷방송을 하다가 8층에서 뛰어내려 숨진 겁니다.

▷소: 왜요?

▶이: 이혼 후 극심한 우울증에 시달리고 있었다고 하는데, 사건 당일에도 “송사에 휘말려 살기가 싫다. 이틀 뒤인 7일에 투신하겠다” 이런 식으로 자살을 예고했다고 합니다.

▷소: 그런데, 그걸 본 시청자가 왜 그런 극단적 행동을 부추겼다는 겁니까?

▶이: 그날 인터넷방송을 본 시청자들이 20명 정도 됐다는데요. 인터넷방송은 대화창을 통해서 바로 바로 의견을 나타낼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시청자들이 대화창에서 BJ의 발언을 반신반의하거나 조롱하는 반응을 보였다는 겁니다. 그리고 한 시청자는 ‘뛰어내리라’ 이렇게 말하기도 했고요. 그래서 이런 게 자살을 부추긴 한 측면이 아니냐는 거죠. 실제로 그 말을 듣고, 그 BJ가 애완견 2마리와 함께 투신을 했으니까요.

▷소: 학교 다닐 때도 친구들끼리 그런 비슷한 상황들이 있기도 하죠. 한 친구가 ‘아 나 죽고 싶다’ 이러면, 다른 친구들이 ‘웃기고 있네. 죽지도 못하는 게.. ******봐, ******봐! 죽지도 못하면서 그런 얘기 함부로 하는 거 아냠마..’ 뭐 이런 식으로요. 근데, 그 때는 그렇게 얘기하는 게 장난처럼 한 말이 더 많았는데, 요새는 그런 얘기가 나오면 진짜 뭔 일이 일어나는 징조가 되는 경우가 더 많단 말이죠.

▶이: 네. 그래서 이번 사건처럼 실제로 그렇게 돼 버린 경우, 자살을 부추긴 죄로 물을 수 있는 것이냐.. 오늘 따져보는 거죠.

▷소: 그래요. 처벌이 가능합니까?

▶이: 네. 우선 관련 법조문을 살펴보겠습니다. 형법 제252조 제2항을 보면, 사람을 교사하거나 방조하게 해 자살하게 한 경우, 촉탁 또는 승낙을 받아 살해한 살인죄로서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벌금형은 없고 징역형만 있는데요. 그만큼 형량이 무겁다는 이야기가 되겠습니다.

▷소: 그럼요 사람을 죽게 한 건데.. 그런데, 교사, 방조.. 좀 어려운 말이 나오는데 용어 정리가 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이: 네. 형법에서 ‘교사’란 자살을 실행할 결의를 생기게 하고, 그 결의에 의해 자살을 실행하도록 만드는 의미입니다. 그러니까 자살 의지가 없던 사람에게 자살하도록 의지를 갖게 하는 거죠.

▷소: 그럼 방조는요?

▶이: ‘방조’는 자살할 결의를 강화시키거나, 그 실행을 더 쉽게 도와주는 것을 말합니다. 즉, 원래 의지가 있던 사람을 더 도와주는 겁니다.

▷소: 아.. 그럼 이번 건은 BJ가 먼저 ‘죽고 싶다’고 한 부분이 있으니까 교사보다는 방조에 해당하겠네요?

▶이: 네. 혐의를 적용한다면 ‘자살 방조’에 해당 합니다.

▷소: 그럼 바로 처벌할 수 있는 건가요?

▶이: 일단, 자살방조죄를 입증하려면 필요한 증거가 있습니다.

▷소: 어떤 거요?

▶이: 법원의 지난 판례를 보면, 법원은 자살방조의 한 방법으로 자살도구를 빌려주거나 만들어주는 행위, 자살에 대한 조언이나 격려를 하는 등 물질적, 정신적 방법을 모두 포함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하지만, 자살방조죄 혐의가 성립하려면 2가지 요건에 해당해야 합니다. 첫째는 죽겠다는 사람한테 구체적인 자살을 실행하도록 원조하고 용이하게 만드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요. 둘째는 그 점에 대한 방조 행위자의 인식이 동시에 있어야 합니다.

▷소: 자살이 쉽도록 돕거나 부추기는 행위가 있어야 하고, 또, 이렇게 하면 이 사람이 진짜 죽겠구나.. 알고 있어야 한다.. 이런 건가요?

▶이: 네. 그렇습니다.

▷소: 그러면 이번 사건의 경우, 조롱하고, 직접 ‘******봐라’ 이렇게까지 말 한 사람을 처벌할 수 있나요?

▶이: 앞서 말씀드린 법조문과 판례를 종합해보면, 그렇게 조롱하거나 자살을 부추긴 표현은 자살방조 행위에 포함된다고는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자살방조의 두 번째 요건, 즉, BJ가 구체적으로 자살을 할 것이라는 가능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었느냐.. 이게 중요한 지점입니다. 그렇게 말한 시청자들이 BJ의 자살가능성을 충분히 예상하고 실제로 자살로 이어질 가능성을 충분히 알았다면 죄가 성립할 수 있지만, 인터넷방송 중에 채팅으로 몇 마디 한 걸 가지고 그걸 알고 있었다고 하기는 어려울 듯합니다. 따라서 한두 번 조롱하는 글을 남겼다고 처벌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소: 그렇겠네요. 본인이 ‘내가 그렇게 하면 죽을 줄 알고 있었다’ 이렇게 말할 것도 아니고요. 정말 만의 하나 실제로 알고도 그랬다고 하더라도, 그걸 입증하기가 쉽지 않잖아요. 그럼 이번 건에 대한 팩트 체크는 좀 된 것 같은데요. 말 나온 김에 인터넷 방송 좀 더 들여다볼까요? 요새 더 자극적이고, 더 극단적인 장면이 시청자들에게 노출된다는 문제점이 있지 않습니까?

▶이: 인터넷 1인 미디어가 폭증하면서 핸드폰 하나만 있으면 누구든지 개인 방송을 진행할 수가 있는데요. 더 많은 시청자를 끌어올수록 인기도 올라가고, 실제로 수익으로 이어지는 구조 때문에 자연스레 자극적이고 극단적인 내용이 많아지고 있습니다.

▷소: 특히 어린이와 청소년, 20대 젊은 층들이 자주 접하잖아요.

▶이: 네. 2016년 조사를 살펴보면 청소년 92% 이상이 인터넷방송을 알고 있다고 답했고, 청소년과 20대 4명 중 1명이 인터넷방송의 주요 시청자라고 합니다. 그러다보니 인터넷방송에 나오는 각종 혐오 표현이나 그릇된 성인식 등에 노출되어서 큰 사회적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소: 대책은 없나요?

▶이: 제대로 된 법적 규제가 없습니다. 언론은 법으로 규제를 받지만, 인터넷방송은 심의가 없습니다. 그저 인터넷방송을 유치하는 회사에서만 규정을 마련하고 자체적으로 규제를 하는데요. 그마저도 대처를 할 수가 없는 상황입니다. 개인 방송에서 나오는 돌발적 상황을 다 들여다보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또, 이번 경우처럼 시청자가 참여할 수 있기 때문에 공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는 점도 문제입니다.

▷소: 저희 경기방송도 청취자 분들이 참여를 하는데요.. 진행자에 대한 교육 같은 게 이뤄지지 않아서 그럴까요?

▶이: 인터넷방송의 주요 채널이죠. 유투브의 경우는 BJ에 대한 교육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강제성이 없고 교육을 받지 않아도 방송을 할 수 있어서 사실상 유명무실하다고 봐야 합니다.

▷소: 뭔가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좀 갖추거나 그럴 수는 없나요?

▶이: 인터넷방송 플랫폼이 문제가 될 수 있는 상황을 제지하거나 모니터링 하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거나, 기술적으로 이를 차단하는 해법도 갖추고 있지 못하는 실정입니다. 이용자도 너무 많고 모든 방송을 규제할 수도 없는 상황이어서 실질적인 해법을 당장 내놓기 어렵지 않을까 싶은데요. 미디어가 급속하게 발달하면서 생기는 전형적인 부작용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때문에 공공영역에서의 미디어 리터러시, 즉 미디어를 이해하고 분석 평가할 수 있는 능력에 대한 교육의 필요성이 어느 때보다 중시되고 있습니다.

▷소: 아까도 잠깐 말씀 드렸습니다만, 인터넷방송의 시청자 참여가 다른 방송사 청취자 참여와 다른 점이 바로 이런 거 아닐까 싶어요. 인터넷방송에서는 별풍선이라고 해서 진행자 마음에 들면 시청자가 바로 금전적 이익을 줄 수가 있잖아요. 뭔가를 요구하고 그걸 만족시켜주면 그 대가를 주고. 그래서 더 선정적인 방송이 나오기도 하는데.. 이런 부작용을 막기 위한 대책은 없나요?

▶이: 방송통신심의위원회를 중심으로 인터넷방송을 방송 콘텐츠 영역으로 아울러서 규제해야 한다는 움직임이 나오고 있습니다. 네이버TV캐스트, 아프리카TV, 유튜브 등 인터넷방송 동영상 콘텐츠를 하는 서비스도 ‘유사 방송’으로서 관리를 해야 한다는 건데요. 그러나 이게 현실적으로 가능할 것이냐는 점, 그리고 표현의 자유를 가로막는다는 점 등에서 규제에 반대하는 업계나 학계의 의견도 있습니다. 그러나 자살을 방송에서 중계하는 지경까지 이른 이번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할 때, 보다 진전된 대책이 필요해보입니다.

▷소: 네. 이번 사건의 시청자들이 이렇게 말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죽고 싶다는 진행자에게 진의든 아니든 ‘******봐라’ 이럴 게 아니라, “지금 당신의 방송을 보고 있는 우리가 있지 않느냐, 혼자라고 힘들어하지 말아라, 우리가 함께 하고 있지 않느냐.. 그런다고 힘든 일이 해결되는 건 아니겠지만, 당신은 우리에게 소중하다”.

▷소: 지금까지 이고은 뉴스톱 팩트체커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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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