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999 나눔아이캔두 -"모든 어린이는 사랑 받을 자격이 있다"

  • 입력 : 2018-02-20 12:11
  • 20180219(월) 4부 나눔아이캔두 - 김광일 따뜻한하루 대표.mp3
어린시절 부모님은 정말 큰 존재죠. 먹는것부터 입는것까지 모두 부모님의 영향 아래서 배우고 자라는데요. 하지만 홀로 지내는 아동들이 우리 주변에 참 많습니다. 4부 나눔 아이캔두에서 따뜻한 나눔 이야기 나눠봅니다.

■방송일시: 2018년 2월 19일(월)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0219(나눔아이캔두)

▷소영선 프로듀서 (이하‘소’) : 어렸을 때 다들 어떤 유년 시절 보내셨나요? 아마도 저처럼 말썽을 피운 덕분에 부모님의 속 깨나 썩인 그런 시간 보내기도 했는데요. 예전에는 부모님의 잔소리가 다소 귀찮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제가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큰 힘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그만큼 부모님의 존재는 자라나는 아이에게 가장 중요하죠. 하지만 국내에는 홀로 지내는 안타까운 아동들이 참 많은데요. 그 중 오늘 소개해드릴 우리 친구도 예외는 아닐 것 같습니다. 이 친구의 일기장을 보면 삐뚤빼뚤한 글씨로 외로움을 토로하는 내용이 가득 적혀있다고 합니다. 저희 경기방송에서도 캠페인 광고로 이런 내용이 나가고 있어요.

“모든 어린이는 가정 안에서 사랑과 존중을 받으며 자라야 하고,

조화로운 인격 발달을 위해 모든 어린이는

가족적인 환경과 행복, 사랑과 이해 속에서 자라야 합니다.”

아동의 권리를 얘기하는 것이죠. 그런데, 부모의 탓도 아니고, 그런 권리를 누리기 쉽지 않은 아이가 있습니다. 어떤 얘기인지 <나눔, 아이캔두!>오늘도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이하‘김’) : 네, 안녕하십니까.

▷소 : 김광일 대표님은 어렸을 때 어떤 어린이셨어요?

▶김 : 사실 저도 어려운 시기를 많이 겪었습니다. 초등학교 4학년 때 어머님이 돌아가시고 나서 한동안 학교에 도시락을 가지고 가지 못하고 수돗물로 배울 채웠던 적이 있었습니다. 지금 제가 40대 중반이었는데 그때가 88년도 올림픽이 개최된 시기였기도 했고요. 어떻게 보면 그런 시기가 있었기에 배고픔도 알고 가난한 것이 어떤 것이지 알기 때문에 내 잔을 비워 남의 잔을 채우는 사랑을 알게 되었습니다.

▷소 : 오히려 그런 시절이 나에게 있었기 때문에 비슷한 상황에 있는 아이들을 돕고 싶으신 것 같은데요. 그런데 오늘 소개할 홀로 방치되는 아이들.. 부모의 손이 무엇보다 필요한 나인데. 그런 아이들이 국내에 어느 정도일까요?

▶김 : 통계를 내기가 참 어려운데요. 여성가족부 가족실태 조사결과에 따르면 맞벌이 이혼 가정이 늘어나면서 ‘나 홀로 아동’ 37%가 방치되고 있으며 그중에 한부모 가족 아동의 경우 64%를 차지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 중에 가정 형편이 어려운 아이들 그리고 정부나 지자체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의 아이들이 너무도 많이 있습니다.

▷소 : 그 중 오늘 소개해주실 가족, 어떤 사연 갖고 있나요?

▶김 : 현서(가명)라는 아이고요. 지금 초등학교 6학년 여자아이입니다. 천장에서 뚝 떨어지는 바퀴벌레 때문에 놀라기도 하는 지하 월세방에 살고 있습니다. 하지만 넉넉하진 않아도 아빠, 엄마, 그리고 오빠와 행복하게 살았습니다. 3년 전 엄마가 대장암 4기 판정을 받고 큰 수술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1년 뒤 암세포가 다른 장기까지 전이되어 간암 4기 수술도 받았습니다. 수술은 잘 됐지만, 전이 여부 때문에 꾸준한 병원 검사가 필요한 상황입니다. 엄마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병원에서 보냅니다. 아빠 또한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밤에는 병원에서 간호를 하다 보니 현서와 오빠는 오랜 시간 혼자 있어야 했습니다.

▷소 : 현서가 6학년인데 3학년 때부터 그랬다는 거죠?

▶김 : 예. 맞습니다.

▷소 : 엄마 아빠와 함께 지내왔는데 지금은 그게 쉽지 않은 것 같아요. 남매의 삶에도 많은 고충이 있겠어요?

▶김 : 네. 오빠가 고등학생이라 한창 공부를 해야 하는 시기인데요. 그렇지만 동생 현서를 돌봐주며 식사도 준비해주고 공부도 봐 줍니다. 또한, 오빠가 지금 잘 먹지 못해 매우 마른 편인데 그런 시기에 이 남매에겐 부모님의 빈 자리가 매우 컸습니다.

▷소 : 특히 현서는 외로움이 많을 나이이고 여자아이라 예민한 시기일텐데. 현서, 하루를 어떻게 지내고 있나요?

▶김 : 네. 말씀드렸듯 부모님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특히 부모님이 없는 상황에서 현서는 조금씩 숙녀티가 나는 시기이지만 신경 써주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저희 따뜻한 하루 여직원들이 현서와 함께 필요한 속옷 등을 사주었고 현서가 좋아하는 식사를 함께하면서 외로움을 달래주었습니다. 그때 현서가 저희에게 이야기합니다.

“선생님 오늘 선물 사 주신 것 너무 고마운데요. 혹시 이거 남자 후드티로 가서 다시 바꿔도 되나요.“

현서는 학교 수업이 늦게 끝나 함께 저녁 식사를 못 하는 오빠가 생각났던 것입니다. 오빠를 생각하는 현서를 위해 저희는 멋진 남자 후드티를 추가로 해서 사 주었습니다. 오빠가 예쁘고 따뜻하게 입었으면 좋겠다며 현서가 직접 골랐고요.

▷소 : 어려운 환경에 있을수록 오히려 남을 생각하는 아이들이 많은 것 같아요.

▶김 : 남도 있지만 특히 가족을 생각하는 마음이 더 강한 것 같습니다.

▷소 : 그럼 현서의 경우 어머니가 계속 병원에 계신 건가요?

▶김 : 집에 계시긴 하지만 그 시간보다 병원에 있는 시간이 더 많은 상황입니다.

▷소 : 아버지는 어머님을 돌봐드려야 하니까 그쪽에 집중하실 수밖에 없겠네요.

▶김 : 네. 아버님이 건설현장에서 일하다보니 아침 일찍 나가시고. 저녁에 퇴근하시면 어머니 병간호할 분이 없어서 직접 가 계십니다.

▷소 : 형편 때문에 아이에게 많은 신경을 써주지 못하고 계신데.. 그런 현서를 도와주시는 분들이 있나요?

▶김 : 지역아동센터 선생님 등 도와주시는 분들도 계신데요. 무엇보다도 이 현서라는 아이는 다른 아이들보다 수줍음이 많고 좀처럼 자기표현을 잘하지 못하는 상황이에요. 그래서 저희가 현서의 심리 상태를 알기 위해서 부모님의 동의를 받고 현서의 일기장을 체크 하던 중 엄마에 관해 쓴 내용을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내용을 잠깐 읽어드리자면요.

‘오늘은 엄마가 병원에 갔다.

나는 엄마가 병원에 가는 게 너무나도 싫었다.

엄마는 병원에 가기 전에 날 꼭 안아주었다..

엄마가 가면 아무도 없는 방에 혼자 있어 정말 속상하다.

나는 밤이 되면 엄마 생각에 울 때가 많다.

그런데 내일 엄마가 병원에서 잠시 나와 집으로 온다고 한다.

엄마는 날 보면 주사를 맞아도 하나도 안 아프다고 한다.

엄마가 빨리 집으로 왔으면 좋겠다.

오늘은 엄마가 너무 보고 싶다.‘

현서의 이런 사연이 따뜻한 하루에 소개되면서 후원자님들이 후원금 외에 다양한 서적과 따뜻한 외투와 신발 등을 선물로 보내주신 분들이 많이 계셨습니다.

▷소 : 현서도 현서지만 오빠 입장에서도 동생 챙기랴, 공부하랴 힘들 것 같은데요. 가장인 아버지의 고충 역시 만만치 않을 것 같아요.

▶김 : 네. 아침 일찍 출근해서 밤늦게까지 일을 하고 밤에는 병간호하며 한 달 꼬박 일해도 수입은 너무나 적습니다. 그리고

그동안 현서 엄마의 치료를 위해 빚을 많이 진 상태이기도 하구요. 커가는 아이들의 옷과 신발이라도 제대로 사주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상황입니다. 저희가 현서를 처음 만났을 때 현서가 엄마 옷을 입고 있었어요. 그래서 그 모습을 보고 저희가 옷을 사주기도 했습니다.

▷소 : 앞으로 중학교에 들어가야 하는 현서. 현서네 가족을 도우려면 어떻게 해야할까요?

▶김 : 그동안 많이 도와주신 분들이 계셔서 현서는 지금 심리치료도 받고 있고 어머니 수술비도 지원을 어느 정도 받았습니다. 그런데 현서에게 가장 필요한 게 바로 교육이에요. 지금 따뜻한 하루 홈페이지에서 현서가족을 위해 모금을 하고 있는데요. 엄마의 끝도 없이 들어가는 병원비와 네 식구의 생활비가 필요합니다. 사실 누군가를 책임지고 후원한다는 게 쉽지 않은 결정입니다. 하지만 여러 사람이 십시일반 모인 금액은 큰 도움이 됩니다. 현서네 가정이 다시 웃을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세요.

▷소 : 오늘은 현서네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나누면서 오히려 내가 따뜻해지는 기분을 느껴보셨으면 좋겠는데요. 지금까지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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