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사999 나눔아이캔두 "자식 몰래 숨어서 밥 먹어요"

  • 입력 : 2018-02-13 11:59
  • 20180212(월) 4부 나눔아이캔두 - 김광일 따뜻한하루 대표.mp3
희귀난치병 ‘만성 가성 장 폐쇄증후군’을 앓고 있는 한 가정의 얘깁니다. 장기가 기능을 못해 물조차 마실 수 없는 병에 걸린 아이. 방법은 성공확률 10%의 모든 장기를 한 번에 이식하는 것뿐입니다. 4부 나눔 아이캔두에서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방송일시: 2018년 2월 12일(월)
■방송시간: 4부 저녁 7:40 ~ 50
■진 행: 소영선 프로듀서
■출 연: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

0212(나눔아이캔두)

▷소영선 프로듀서(이하 ‘소’) : 평창에서 남북이 하나가 돼 이 추운 겨울도 따뜻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어제 오후 열린 크로스컨트리 스키 남자 스키애슬론 경기가 있었는데요. 거기서 뒤쳐진 한국의 김은호 선수를 향해 훈련을 위해 경기장을 찾은 북한 코치진이 소리쳐 응원하는 사진이 오늘 화제가 되고 있는 것 같더라고요. 왠지 따뜻하다고.. 그런데 말입니다. 올림픽에서 따뜻함도 묻어나고 있지만, 우리도 따뜻함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바로 나눔을 통해서죠. 우리에게 보통의 일상이라고 하는 게 지루하고 때로는 슬럼프에 빠지게도 하지만, 어떤 분들은 그 보통의 일상을 살고 싶으신 분들도 많이 계십니다. 그냥 밥 먹고 일하고 자고 이런 게 기적이 되는 분들입니다. 나눔을 통해 우리의 체온을 높여보고 싶습니다. <나눔, 아이캔두!> 온기 메신저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 님 모셨습니다. 안녕하십니까?

▶김광일 ‘따뜻한 하루’ 대표(이하 ‘김’) : 안녕하십니까.

▷소 : 지난주엔 팀장님이 나오셨는데 오늘 대표님이 나오셨어요. 첫 출연이신데 간단하게 소개 부탁드릴게요.

▶김 : 안녕하세요. 사막이 아름다운 건 어딘가에 있을 우물이 숨어 있기 때문입니다. 세상에 중요한 건 눈에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것이 더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눈이 아닌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것이 따뜻한 하루의 생각입니다. 저는 그 생각에 동참하는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입니다.

▷소 : 오늘 소개하실 가족이 있다면서요? 어떤 가족인가요?

▶김 : 네. 따뜻한 하루와는 3년 전 알게 된 아이입니다. 자주 만나지는 못하지만, 가끔 문자와 전화로 안부를 전하는 아저씨라는 말보다는 저를 삼촌이라고 부르는 미소가 이쁜 아이입니다.

▷소 : 방송 전에도 문자를 주고 받으시더라고요.

▶김 : 예 맞습니다. 지금은 15살이 되었는데요. 그런 예지(가명)가 네 살이 되던 어느 날이었다고 합니다. 갑자기 잘 먹지도 못하고 틀만 나면 고통을 호소해서 엄마는 ‘체했겠지? 별일 아니겠지’라는 생각으로 병원에 갔습니다. 그런데 의사 선생님은 더 이상한 말을 했다고 합니다. 그 작은 몸속에 꼬물꼬물 자리 잡고 있는 장기들이 더는 움직이지 않는다며 아무것도 먹을 수 없는 무서운 병이라는 것입니다. 그렇게 예지네 가족에게는 행복했던 시간이 멈춰버린 순간이 되어버렸습니다.

▷소 : 정확히 어떤 병인가요?

▶김 : 저도 예지를 만나고 나서 알게 된 병인데요. 만성 가성 장 폐쇄 증후군이라고 합니다. 한마디로 입으로는 아무것도 먹지 못합니다. 심지어 누구나 쉽게 마시는 물조차도 몸속 장기들이 전혀 활동하지 않으니 마실 수 없었습니다.

▷소 : 몸속의 장기들이 아예 기능을 하지 않는다는 말씀인가요?

▶김 : 예. 이름이 생소한 만큼 국내나 세계적으로도 굉장히 드문 병이라고 말합니다. 해가 갈수록 새로운 병들이 예지의 몸속에 들어와 현재는 15가지의 병들이 더 있습니다. 간염, 난소종양 등 여러 가지 병이 있어서 병원에서 감행한 수술과 시술만 수십차례,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쳤지만 예지의 몸속에 하나 남은 짧은 소장마저 움직이지 않아 여전히 먹을 수 없는 상황에 있습니다.

▷소 : 대표님께서 직접 만나보셨다고 하셨는데. 24시간 수액에 의존해야 한다면 일상은 어떻게?

▶김 : 식사를 하듯이 수액을 맞고 나서는 일상으로 돌아올 수 있는데요. 그 많은 고통을 감당하면서도 한 번도 아프다고 투정하지 않는 아이입니다. 아프다는 말도 속으로 삭이고 병원에서 아픈 치료를 받을 때도 너무 잘 참습니다. 한번은 주사를 놓는데 아프면 아프다고 말하지 왜 참냐고 하는 질문에 예지는 “제가 아프다고 표현하면 간호사 선생님이 미안할까 봐 참는 거예요.” 라는 말하는 예지입니다.

▷소 : 아이가 생각이 깊네요. 좀 전에 머리와 관련된 이야기도 하시던데..

▶김 : 예. 제가 가끔씩 방문을 하는데요. 한 번은 예지가 병원에서 머리카락을 길게 기르고 있었습니다.

“예지는 긴 생머리를 하고 있어서 더욱 이쁜데”라고 물었더니 “삼촌 조금만 더 기르고 자르게요. 저희 병원에 있는 암으로 고생하는 친구들에게 선물로 주기 위해 기르고 있어요. 근데 제 약이 독해서 자꾸 머리카락이 빠져요. 정말 속상해요.”라고 말하는데 순간 너무도 착한 예지의 마음에 제 가슴이 먹먹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소 : 예지도 힘든 상황인데 본인 말고 다른 힘든 친구들을 위해 기증을 하겠다고 나선 거죠?

▶김 : 예. 제가 만났던 아이 중에 정말 천사같은 아이입니다.

▷소 : 학교는 어떻게 다니고 있나요?

▶김 : 다행히 학교 측에 배려로 몸이 잠시 좋아질 때마다 학교에 다니곤 합니다. 어느 날은 저희 사무실에 예지로부터 선물이 와서 풀어봤어요. “광일 삼촌, 학교에 가는 길에 뻥튀기를 튀겨 파는 가게를 지나가게 되는데 난 못 먹어봐서 맛은 모르지만 맛있게 생겼고 신기했어요. 삼촌이 맛있게 먹었으면 좋겠어요.” 라고 편지를 보내며 뻥튀기 3종류를 포장해서 보내왔습니다.

▷소 : 가만히 생각해보면 희귀 난치병을 앓고 있는 예지 때문에 부모님의 고충도 많을 것 같아요.

▶김 : 부모님은 먹지 못하는 예지를 위해 맛있는 음식을 제대로 먹어본 적이 없습니다. 그리고 좋은 음식점에 갈 생각도 하지 못하십니다. 하지만 그런 부모님에게 걱정하지 말라며 예지는 멋진 선행을 했습니다. 예지를 위해 마음 써준 어린이 병동 의료진분들에게 본인만의 샌드위치를 만들어 선물했었습니다. 그리고 저희 따뜻한 하루와는 봉사자들과 함께 300인분의 김밥을 만들어 노숙인들에게 나눠주기도 했습니다. 그런 예지의 착한 모습을 볼 때마다 부모님들은 고충보다 오히려 더 힘을 받고 있다고 합니다.

▷소 : 예지가 활동은 할 수 있지만 먹지는 못 하는 건가요?

▶김 : 예. 크게 아픈 경우는 응급실에서 치료를 받지만. 평소엔 건강이 좋아지면 활동은 할 수 있습니다.

▷소 : 그렇다면 예지의 병..가망이 아예 없는 것인지요?

▶김 : 병원에서 뇌사자의 장기를 한 번에 이식하는 다 장기이식 수술만이 유일한 방법이란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분명 희망이지만 수술 성공확률이 10%, 또한 수술비만 3-4억 이상이란 이야기에 쉽게 결정을 내지 못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치료제나 치료방법이 없는 희귀병은 보통 해외에서 조달한 희귀 약품을 사용하게 됩니다. 의료보험이 되지 않는다면 감당하기 힘든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소 : 10년 되었잖아요. 그동안 비용이 많이 들었을 것 같은데요.

▶김 : 그동안 저희 따뜻한 하루를 포함해 많은 분들이 십시일반 도와드렸던 것이 힘이 된 것 같습니다.

▷소 : 희귀난치병 환자의 경우 비용 부담을 덜어주려고 나라에서 만든 제도 같은 것들이 있잖아요.

▶김 : 예 있습니다. ‘산정특례 등록제도’라고 진료비 부담이 큰 암, 희귀난치성질환, 중증화상, 결핵환자 등 본인부담 경감을 목적으로 도입한 제도입니다. 정부에서 환자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산정 특례제도를 도입했고 산정특례코드가 부여된 희귀병은 80-90% 의료비 지원을 받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예지는 10년이 지난 지금까지 산정 특례코드를 부여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소 : 이유가 뭔가요?

▶김 : 워낙 희귀병 안에서도 더 희귀한 병이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의 사례가 많이 있고 혜택을 많이 볼 수 있는 아이들이 있다면 적용이 되지만, 제가 지금 알기로는 국내에 3명 밖에 없다고 알고 있습니다.

▷소 : 희귀한 병이라 보편화가 될 수 없는 건데.. 정부는 오히려 희귀해서 제도 지원이 안 된다는 얘기인거죠?

▶김 : 예. 그래서 아직까지 난치병 가운데서도 산정특례제도를 못 받고 있는 아이들이 많이 힘들어하고 있고요. 국회에서도 논의되고 있는 문제인걸로 알고 있습니다.

▷소 : 이 부분에 대해 논의를 많이 해야할 것 같아요.

▶김 : 저희 역시 하고 있고. 많은 분들이 도움을 주고 있지만 정책적으로는 쉽지 않은 문제인 것 같습니다.

▷소 : 마지막으로 병이 낫는다면 부모님과 예지가 가장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일까요?

▶김 : 예지가 지금까지 어른도 참지 못하는 큰 수술을 이겨내는데 가장 큰 힘은 바로 나눔이었습니다.

“유기견 강아지들을 위해 돕는 방법을 찾을 거예요.” “노숙자분들에게 힘이 될 수 있는 편지를 써 드릴 거예요“ 천사라는 단어가 가장 어울리는 예지... 예지를 위해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그리고 따뜻한 하루는 세상의 더 많은 아이들이 웃을수 있도록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소 : 예지네 가족을 돕고 싶은 분들이 있을 것 같아요. 어떻게 하면 됩니까?

▶김 : 얼마 전에도 큰 고비가 온 적이 있었습니다. 단 한 번도 엄마의 생일을 집에서 함께 하지 못한 예지의 작은 고집이 화가 되어 응급실에서 생사의 갈림길에 섰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런 예지가 정신이 들면 엄마에게 했던 말이 있다고 하네요. “엄마 나 더 살고 싶어. 아직 더 해야 할게 많아 머리카락도 잘라서 암 병동에 전달해줘야 되고 삼촌하고 좋은 일 많이 하기로 약속했는데...“ 그 이야기에 들고 엄마와 함께 울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제 예지가 월요일에도 수술 계획이 잡혀있거든요. 따뜻한 하루 홈페이지를 통해서 쉽게 후원하실 수 있고요. 후원 뿐 아니라 예지 가족들에게도 희망을 줄 수 있는 댓글 남겨주시면 큰 힘이 될 것 같습니다.

▷소 : 본인이 아프면서도 예지가 좋은 일을 많이 하고 있는데요. 경기방송 시사999 듣는 청취자분들 홈페이지 오시면 어떻게 후원하는지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직접 ‘따뜻한 하루’ 검색하셔도 좋고요. 이게 전액이 다 전달되는 건가요?

▶김 : 저희 홈페이지는 오픈되어 있고. 예지네 역시 저희 홈페이지에 모금된 금액을 다 보고 있기 때문에 믿고 후원해주시면 될 것 같습니다.

▷소 : 지금까지 '따뜻한 하루'의 김광일 대표였습니다. 고맙습니다.

▶김 :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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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12.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