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의정포커스> 오히려 더 헷갈리는 도로명 주소, 문제있다 -경기도의회 이재준 도의원

  • 입력 : 2017-05-25 21:01
  • 수정 : 2017-05-26 08:36
  • 20170525(목) 현장의정포커스 - 이재준의원.mp3
“아직 집 주소 모르신다고요?” ‘도로명주소’ 시행 4년 지나도 여전히 불편,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입니까?

도로명주소 제도개선의 필요성을 이야기하는 경기도의회 이재준 도의원

오히려 더 헷갈리는 도로명 주소, 문제있다

“아직 집 주소 모르신다고요?” ‘도로명주소’ 시행 4년 지나도 여전히 불편, 과연 누구를 위한 제도입니까?

  • 도로명주소 택배기사분들이 제일 많이 불편을 호소
  • 구까지 표기가 너무나 광범위해서 도로명이 사람들에게 혼선을 줄수 있어.
  • ‘동’까지 표기하면 혼선 막고 위치까지 대략적으로 예상할 수 있어.
  • 우리나라는 면 중심, 서양은 선 중심으로 주소생성
  • 서양적으로 맞추기 보다는 우리의 전통은 살리면서 보완해야.
  • 우리나라 지명은 땅의 풍수와 역사성을 가지고 있어 우리 고유의 풍습이나 전통성은 지키면서 새로은 것을 접목하는 것이 중요.
  • 도로명에 ‘동’까지 표기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는게 필요!

노광준 프로듀서(이하'노‘): 오늘은 도로명 주소에 대해 한번 전면적으로 재검토를 해봐야 할 것 같습니다. 혹시 지금 살고 계신 집의 도로명 주소 기억하고 계십니까? 저는 새로 생긴 도로명 주소는 영 잘 안 외워지더라구요. 도로명 주소가 시행된 지 올해로 무려 4년쨉니다.
근데 저보다 더 힘들어 하시는 분들이 계시다고 합니다. 택배하시는분들, 택시기사님들 도로명주소만 가지고는 오히려 더 헷갈린다는 호소를 여러분이 하십니다. 예를들어 ‘호국로’ 라는 도로명이 있는데요, 고양시, 양주시, 의정부 무려 경기북부 5개 시에 걸쳐있다고 합니다. 찾기 쉽게 하겠다는 본래 취지에도 어긋나고 각 지역의 풍수나 역사성을 무시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는데요. 도로명 주소,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외치는 분이 계십니다. 경기도의회 이재준 도의원인데요. 오늘 현장의정포커스, 이 문제를 문정진 기자와 함께 짚어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문정진기자(이하 ‘문’) 안녕하세요, 문정진입니다.

노: 2014년부터 시행된 도로명 주소, 하지만 여전히 정착하지 못하고 방황중이죠?

문: 그렇습니다. 예전 지번주소가 편한데 굳이 왜 외우기 어려운 도로명 주소를 써야하는지 모르겠다. 짜증나고 귀찮다 하는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시행 4년째를 맞고 있지만 여전히 시민들한테는 외면당하고 있는 겁니다.

노: 도로명 주소를 위해서 정부가 쓴 비용도 천문학적 금액이라면서요?

문: 그동안 4천억 원이 넘게 들었습니다.

노: 돈은 돈대로 들었지만, 막상 사용하는 국민들은 많지 않은 상황. 이 도로명 주소 꼭 했어야 하는 걸까요?

문: 도로명주소 체계를 만든 행정자치부는 일본을 제외한 대부분 선진국에서 도로명 주소를 쓰기 때문에 국제적 표준화에 맞추기 위해 필요한 부분이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노: 하지만 우리 국민들한테 도로명 주소가 불편한 이유, 얼마 전 한 조사 결과를 보니 “어느 동네인지 알기 어렵다”가 77% 정도로 가장 많이 나왔죠? 특히 하루 종일 주소를 보고 여기저기를 찾아 다녀야 하는 택배 기사들의 불만이 많다면서요.

문: 네, 도로명 주소만 보고는 어느 동네인지 위치를 알기 어렵기 때문에, 불편이 크다는 겁니다. 예를 들어 저희 경기방송의 주소를 구 주소로 하면 수원시 영통구 영통동 961-17이니까? 아~ 영통동 어디쯤이겠구나 대충 위치 파악이 되는데, 도로명 주소로 하면 수원시 영통구 매영로 345번길 111, 엇, 매영로? 그럼 어디쯤이라는 거지? 어디 동네지? 위치 파악이 어렵다는 겁니다. 한 택배 기사분의 얘기 들어보시죠.

컷1. 택배 기사 제 주변 사람들도 새 주소가 불편하다고 다들 말해요. 특히 제가 일하는 부분이 사람들을 찾 아 다니는 직업이다 보니까 주소를 입력할 때 구 주소로 입력하게 돼요. 제가 일 할 때 몇 번 지냐 이거를 따지게 되지 도로명으로 무슨 길이다 이런 걸로 외워지지 않더라구요.

노: 그래서 도로명 주소에 동 이름이나 리 이름을 같이 표기해서 사용하자고 제안 하는 도의원이 있죠?

문: 경기도의회 이재준 의원인데요. 도민들의 민원을 많이 접하면서 도로명 주소 제도 개선의 필요성을 느꼈다고 합니다.

컷2. 이재준 의원 민원을 많이 들었죠. 택배 기사분들이 제일 많이 불편을 호소하셨는데요. 그러다보니 지금 정 부에서는 주소에 첨부사항으로 동을 쓸 수 있게 가로 열고 해놨는데, 이런 민원을 받으면서도 제도 개선을 하지 않고 편법으로 가로 열고 부기 하는 형식으로 됐으니까 이게 과연 도로명 주소가 우리 현실에 맞느냐 이런 생각을 갖게 됐던 거죠. 또, 저희 지역에 보면 호국로라는 것이 있는데 이게 고양시에서 출발해서 의정부, 양주까지 가는 도로들이에요. 그리고 우리가 자의적으로 도로명을 택한거에요. 저희 고양시에 보면 중앙로가 있습니다. 그게 대화역에서부 터 수색까지 가는데 고양시에 있는 중앙로라는 것은 고양시 전역을 관통하는 도로가 돼서 중 앙로 몇 번지 하면 어디에 위치한 곳인지 모르는거죠. 이런 부분들이 극복이 돼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합니다.

노: 구체적으로 도로명 주소 제도 개선이 어떻게 이뤄지는 거죠?

문:현재 도로명 주소는 구까지만 표기하게 돼 있는데, 도로명이 너무 광범위한 거리에 걸쳐 있으니까 공간적인 위치 인식이 어렵다. 그러니 동 이름까지 같이 표기하자는 겁니다.

컷3. 이재준 의원 지금쓰는 도로명은 구까지만 표기가 돼있는데 구라는 것은 너무나 광범위해서 구 다음에 도로 명이 사람들에게 혼선을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동까지 표기하면 그런 혼선을 막을 수 있고 위치까지 대략적으로 우리가 예상할 수 있으니까 동 붙이는 것을 부기하는 것이 아니라 정식 명칭 속에 집어넣자 이런 얘기입니다. 저희가 이것을 심의해서 의결해서 정부로 보내면 정부 에서 이제 검토하게 되는데, 사실 이 문제는 새 정부에게 저희 당에서 당론으로 채택해서 검 토해 달라고 부탁도 할 생각입니다.

노: 우리는 대개 위치를 동네 이름, 즉 지명으로 파악하잖아요. 근데 동네 이름 빼고 구까지만 표기하는 도로명 주소는 어느 지역을 가리키는 건지 알기 어려울 수 밖에 없거요.

문: 맞습니다. 이재준 의원이 좀전에 예를 든 호국로 같은 경우도, 고양시, 양주, 의정부, 포 천을 거쳐 강원도 철원까지 이어진 도로입니다. 2개 도와 5개 시군을 거쳐 무려 112 킬로미터에 걸쳐있는 도로인데요. 도로명이 여러 시군 동에 걸쳐 있다보니 위치 파악이 전혀 안 된다는 거죠. 하지만 동 이름을 표기하면 고양시 덕양구 원당동 호국로~ 이런식으로 바뀌니까 아~ 원당동, 어느 동네구나 이렇게 위치 파악이 쉽게 되는 겁니다.

노: 사실 도로명 주소라는 게 계획도시처럼 바둑판식으로 길이 된 곳이면 찾기 편하지만, 우리나라처럼 길 하나에 사방팔방 샛길로 찢어진 곳은 도로명에 규칙성이 없어지니까 중구난방 더 찾기 힘들지 않나요?

문: 이재준 의원도 그런 부분을 지적했습니다. 미국이나 영국처럼 애초에 동이라는 개념이 없고 도로 중심으로 생활권이 형성된 곳은 도로명 주소가 편리하겠지만, 우리나라처럼 동네 중심으로 위치를 가늠해온 경우는 도로명 주소가 익숙치 않다는 거죠.

컷4. 이재준 의원 주소 생성이라는 것이 서양하고 우리나라하고 달라요. 우리는 부락을 만들면서 집단화 되어 있는거고, 외국 같은 경우는 땅이 넓으니까 도로를 먼저 만들고 그 주변에 집들이 들어와 있 는 거거든요. 그래서 생성 자체가 우리는 면 중심이고 서양은 선 중심인건데, 국제 표기법으 로 일원화 시킨다 하더라도 우리꺼의 전통은 살리서 보완해나가야 하는데 너무 서양적으로만 맞췄던 오류가 있지 않나 이런 생각이 들어요. 지금 우리 정부가 역사적인 전통 지명을 다 없 애버린거죠. 우리 지명이라는 것은 땅의 풍수와 역사성을 같이 가지고 있어요. 예를 들어 온 자가 들어가면 대부분 온천 같은 게 다 있거든요. 그런데 이런 걸 다 없애버리는 것이 과연 맞는거냐 새로운 것도 좋지만 우리 고유의 풍습이나 전통성은 지키면서 새로운 것을 접목하 는 것이 중요한데, 이번에 동까지 표기하는 게 이런 경우가 아닌가 싶어요.

노: 도로명 주소로 바뀌면서 기존의 동명이나 지명이 사라져서, 해당 지역의 정체성이나 지역의 역사성이 사라졌다는 비판도 나왔네요.

문: 그렇습니다. 기존의 우리 지명들은 모두 역사적 유래와 전통이 담겨져 있습니다. 그동안 도로명 주소 시행 때문에 우리 마을의 문화 전통이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는데, 도로명 주소에 동을 같이 표기하게 되면 우리 동네 지명의 전통성도 보존할 수 있는 겁니다.

노: 이래저래 국민들한테는 불편하기만 한 도로명 주소, 대체누굴 위한 제도냐? 다시 지번 주소로 바꿀 수 없다면 사용하기 편하게 보완책이라도 만들어라 국민들 요구가 끊이지 않았는 데, 동까지 표기하게 되면 조금이나마 도로명 주소가 국민들한테 익숙해지겠죠?

문: 이재준 의원도 그런 바람으로 도로명주소 제도 개선을 촉구하게 됐다고 밝혔습니다.

컷5. 이재준 의원 사실상 지금 이게 어거지로 강요하는 거거든요. 좋은 제도라고 하는 것은 국민이 다 공감하고 편하게 느끼는 게 좋은 제도인데, 그렇지 않은 것을 자꾸 옳다고 국민한테 강요했을 때 그것 이 과연 제대로 씌여질까 ..지금도 다 구 주소랑 같이 쓰잖아요. 저희도 마찬가지에요. 도로명 쓰는 사람 거의 없어요. 그런데 동까지 하면 아마 정착하는 데 쉬울 거 같습니다. 지금 구까 지만 쓰고 도로명을 쓰니까 이게 어딘지 구체성을 띄지 못해요. 사실상 이거는 보완이 돼서 조금 더 나은 방향으로 해결이 돼야 하지 않느냐 쓰이지 않거나 불편한 것을 계속 강요하는 것은 잘못된 거 아니냐, 보완해서 더 좋은 방법이 있다면 찾아가고 국제 기준에도 맞출 수 있 으니까 이번에 도로명에 동까지 표기하는 것을 신중하게 검토하는 게 필요한 거 같습니다.

노: 시행 시기가 꽤 지났는데도 여전히 우리한테는 낯설게 와 닿는 도로명 주소, 이재준 의원 말대로 동까지 표기하는 걸로 제도 개선이 돼서 국민들이 사용하는 데 불편함이 좀 줄어들었으면 좋겠네요. 오늘 현장의정포커스, 도로명주소 제도 개선의 필요성과 대안, 짚어봤습니다. 문정진 기자, 수고했습니다.

첨부
2024.03.29